전북 식품산업 육성방안과 그 과제
전북 식품산업 육성방안과 그 과제
  • 박기홍 기자
  • 승인 2016.07.07 15: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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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혁신도시와 농생명 연계방안 <3>

 #1: 전북과 혁신도시의 연결고리는 ‘식품산업’이다. 국토 균형발전을 위한 공공기관 지방이전의 밑그림을 그릴 당시, 한국토지공사가 타지역으로 넘어간다면 농도 전북의 특성에 맞는 농촌진흥청과 산하 과학원을 이전해야 한다고 전북 정치권은 주장했다. 10년이 흐른 지금, 혁신도시엔 농진청이 한국의 농촌과 농업 발전을 위해 힘차게 가동하고 있고 내년엔 식품산업의 메카를 주도할 한국식품연구원이 전북에 들어온다.

 #2: 송하진 전북도지사는 “전북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사업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전북이 1등 할 수 있는 분야는 식품산업이다. 그래서 전북도는 혁신도시와 지역발전을 하나로 묶기 위해 용역을 발주했다. 제목은 ‘이전공공기관 연계 지역발전 기본계획 연구용역’인데, 오는 10월까지 4개월간 전북연구원 위탁으로 진행된다.

 용역의 방향성은 두 개로 압축될 수 있다. 농진청과 전북 비전을 연계해 식품산업을 활성화하는, 이른바 ‘전북의 식품메카 구상’이 하나이고,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를 중심으로 한 ‘제3의 금융허브 청사진’이 나머지다.

 #3: 지난 6월 말, 2년을 보낸 민선 6기 전북 도정이 내걸 슬로건이 전북 각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슬로건은 ‘전북 2020 도약’, 2020년을 전북 도약의 전환점으로 만든다는 게 주요 골자다. 전북은 최근 국가적 불황으로 저성장, 저고용, 저출산이라는 삼중고를 겪고 있다. 3% 경제에서 좀처럼 헤어나지 못하는 전북으로서는 내발적 발전을 위한 도전이 필요한 때이다. 도는 전북의 대약진, 퀀텀 점프(Quantum Jump)를 위해 5개 분야를 나눴고, 그 중의 하나로 농생명과 식품산업을 제시했다.

 위의 3가지 장면은 전북의 식품산업 육성 배경과 중요성을 말해준다. 전북도는 조직도에 ‘농축수산식품국’을 두고, 그 밑에 별도의 ‘농식품산업과’를 배치하고 있다. 과거엔 농업에 식품이 포함됐지만 세계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는 식품산업을 전북의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분리했다.

 전북도는 식품산업 육성을 위해 단기계획과 중장기 플랜을 세우고 있다. 새만금 지역 내 9천400만㎡ 규모의 농생명 용지를 식품산업 한류(韓流)를 주도할 ‘케이 푸드(K-Food) 허브’로 추진하는 사업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새만금 지역 내 동진강과 만경강으로 구분된 3개의 농생명 용지(94.3㎢)를 단순히 농산품 생산기지로 활용하기보다 고부가 수출농업과 친환경 첨단 농산업 생산, 외국인 선호의 한류 농식품을 창조하는 속칭 ‘K-Food 허브’로 육성해 나갈 방침이다.

 세분화된 지원책도 불을 뿜는다. 도내 향토자원의 기능성을 과학적으로 규명해 건강기능식품을 생산한다는 ‘향토 건강식품 명품화 사업’이 하나의 사례가 될 수 있다. 도는 식품산업의 새로운 판로 개척과 농가 소득증대를 위해 오는 2020년까지 총 18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미래 첨단 선도사업으로 주목받는 미생물 산업을 이끌 ‘농축산용 미생물산업육성지원센터’도 정읍 첨단과학산업단지에 구축하게 된다. 이 사업은 전북도가 농식품부 공모사업에 응해 유치한 것으로, 농식품부는 오는 2020년까지 국내 농축산 미생물산업 1조원 시대를 열어갈 센터를 구축하기 위해 국비 150억원을 우선 지원하게 된다.

 산업통상자원부가 공모한 ‘한국형 유용균주 산업화기반 구축사업’도 본격화한다. 도가 응모해 따온 사업인데, 향후 5년간 국비 100억원을 투입하게 된다. 수천 년 자원화 된 토종 미생물로 미국 FDA(식품의약국)의 균주 기준을 확보하여 국내관련 산업화에 적용하면 지역경제를 살찌우게 된다.

 전북도는 또 ‘농식품기업 맞춤형 지원사업’을 통해 지역농산물을 포함한 국내농산물을 가공하는 도내 중소 농식품기업에 26억원을 투자한다. 강승구 전북도 농축수산식품국장은 “지역농업 및 농가 소득과 연계한 농식품산업육성이 될 수 있도록 올 상반기 내 전문가와 함께 모니터링을 통해 문제점을 개선 보완해 지역농업과 식품기업이 상생 협력할 수 있는 사업으로 발전시켜 나아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과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전북의 식품산업을 혁신도시와 연계 발전하기 위해선 양 기관 간 조직과 예산 배려가 필요하다. 전북도는 지금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자체 예산을 세우고 국비를 따오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전북도의회 산업경제위의 한 관계자는 “예를 들어, 익산의 국가식품클러스터가 조기에 힘차게 가동될 수 있도록, 국내 식품 관련 대기업이 전북에서 새로운 비전과 희망을 창출할 수 있도록 국비를 따오고 기업을 끌어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촌진흥청과 산하 기관들은 전북 6차산업 발전을 위해 전북에 농산물종합가공센터(2개소), 지역농업 특성화(9개소), 농촌교육 농장(4개소) 등 23개소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농촌진흥청과 산하 과학원도 전북에 내려온 만큼 지역발전과 궤를 같이하는 청사진을 작성하고 별도의 예산을 마련하는 대응이 요청된다는 지적이다.

 농진청이 단순히 국가기관인 만큼 특정지역(전북)을 위한 사업비를 마련할 수 없다며 선을 긋는다면, 이것이야말로 거꾸로 가는 협치라 할 수 있다. 도내 식품업계의 한 관계자는 “농진청이 전북에 내려온 만큼 전북의 미래 비전을 창출하는 조력자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해선 전북의 식품 메카 밑그림 작업부터 함께 참여하고 관련 예산도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민수 기자

 

 김동규 전북도 농식품산업 과장 인터뷰

 “세계 식품시장은 지난 2014년 기준 시 5조3천억 달러 규모로 자동차 시장(1조7천억 달러)의 3.2배입니다. 최근 식품시장의 중심이 유럽에서 아시아 태평양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지요. 이런 추세에 적극 대응하고 국내 식품시장을 선도해 나가기 위해 식품산업 연구개발(R&D) 기반 확충, 지역 농식품 육성, 국가식품클러스터 조성, 한식산업발전 기반 구축 등 4대 핵심과제를 적극 추진하고 있습니다.”

 김동규 전북도청 농식품산업 과장은 꿈에서도 관련산업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몰두형인 김 과장은 “전북도의 강점을 살려 다양하게 산업화 시책을 발굴하고 국가사업에 반영해 국비를 확보하는 등 성과를 올리고 있다”며 “앞으로도 도내 대학과 혁신도시 내 식품관련 기관과 연계하고 지자체 출연연구소 등과 협력하여 발효, 미생물, 소스산업, 천연소재 등 다양한 사업을 지원하고, 이러한 사업을 통해 궁극적으로는 도내에서 농산물을 생산하는 농가소득 증가에 주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과장은 또 “미래선도형 식품산업 육성이 중요하다”며 “도의 특화자원의 수요확대를 위해 지역자원을 이용한 유용한 물질을 생산해 막대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식품에 포함되는 다양한 첨가물 등 농식품 소재 산업 육성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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