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Brexit)와 제4차 산업혁명
브렉시트(Brexit)와 제4차 산업혁명
  • 임중식
  • 승인 2016.07.06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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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결정인 브렉시트 후 국제사회가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영국의 국민투표 결과가 발표된 직후, 전 세계의 증시가 폭락하여 하루 만에 시가총액 2조 5,464억 달러가 증발했고, 안전통화로 인식되는 달러화, 엔화, 금의 가치가 급등하는 등 세계경제가 흔들렸다. 브렉시트가 전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버금가는 충격을 몰고 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앞으로 다가올 후폭풍에 대한 전망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영국과의 교역 비중이 낮고 주된 무역대상이 중국, 미국, 신흥국가인 만큼 브렉시트가 국내의 실물경제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금융시장의 불안과 여타 EU 가입국들의 탈퇴 도미노 현상이 일어날 조짐 속에 향후 국내에서 일어날 파장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확실한 것은 선진국과 개도국 사이에 낀, 넛크래커(Nut Cracker) 현상으로 국제시장에서 고전하며, 저성장, 고실업률 등이 고착화되어 가고 있는 국내 경제에 악재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위기 뒤에 찬스’라 했던가? 이번 위기를 국내 경제 변혁을 위한 절호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예측 불가능한 경제상황과 저성장 속에서 국내 산업의 혁신과 경쟁력 강화만이 살아갈 길이다. 그 중심에는 신산업, 이른바 제4차 산업혁명에 있다고 생각한다.

 몇 달 전, 이세돌 9단과의 대국에서 알파고의 승리는 전 세계에 충격을 줌과 동시에 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신시대의 서막이 올랐음을 알렸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로봇공학, 생명공학 등 새롭게 부상하는 과학기술로 대표되는 제4차 산업혁명은 규모, 속도, 복잡성 등을 고려하여 볼 때, 과거 인류가 겪었던 그 무엇과도 다르다. 클라우스 슈밥 세계경제포럼회장은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를 알리며, “글로벌 금융위기 후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저성장을 극복할 성장엔진은 4차 산업혁명에 있다”고 하였다.

 성공적인 신산업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창업·벤처기업이 정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 연간 110조 원에 이르는 공공조달시장의 구매력을 활용한다면 어떨까? 신산업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기에 공공조달시장의 구매력은 최적의 수단이다.

 그래서 조달청이 발 벗고 나섰다. 공공기관의 요구에 대응하여 민간기업의 혁신적 솔루션·제품·서비스 개발을 유도하는 공공혁신조달(PPI, Public Procurement Innovation) 제도를 도입하기로 한 것이다. PPI는 영국의 선도약정조달이 대표적인 예로, 현재 존재하지 않지만, 만약 합의된 성능 표준과 비용으로 공급한다면, 특정 미래에 그러한 물자나 서비스를 구매하겠다는 약속이다. 공공부문에서 드론?클라우딩 등 미래 성장산업 제품을 선제적으로 구매한다면 민간기업이 신산업분야에서의 트랙 레코드(Track Record)를 쌓기가 용이해질 것이다.

 또한, 정부지원으로 개발된 R&D제품이나 구매조건부 신제품에 대해 우수조달물품 지정 등을 추진하고, 클라우드 스토어와 나라장터 연계를 통해 클라우드 서비스 분야의 기술 선도형 제품에 대한 시험무대를 마련하는 한편, 오는 10월 우수한 기술력을 가진 벤처·창업기업의 조달시장 진입을 지원하기 위해 전용 쇼핑몰을 구축할 예정이다.

 우리는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결을 통하여 제4차 산업혁명이 더 이상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님을 실감했다. 한층 가중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과 저성장의 뉴 노멀(New Normal)시대 속에, 경제 활성화를 위한 돌파구를 기존 산업에서 찾기에는 한계가 명확함이 자명하다. 앞으로 제4차 산업혁명이 몰고 올 가능성과 기회는 무한하다. 새로운 흐름의 주도권을 먼저 쟁취하기 위해 슬기롭게 대응해 나갈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 전례없는 패러다임의 전환을 맞아 혁신적인 변화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 위하여 구성원 모두가 지혜를 모을 때이다. 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물결에 직면한 지금, ‘미래를 어떻게 설계해 나아갈 것인가’에 대한 해법을 찾는 것이 오늘날 요구되는 시대정신이 아닐까.

 임중식<전북지방조달청장> 

 약력

 ▲쇼핑몰기획과 ▲쇼핑몰단가계약과장 ▲기획조정관실 창조행정담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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