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언론, 또 하나의 세상
또 하나의 언론, 또 하나의 세상
  • 이해숙
  • 승인 2016.07.05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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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어준, 주진우를 무죄로 마무리 짓게 한 것은 언론인의 선거운동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시각이었다.

 “정치적 중립성이 요구되지 아니하고 정당 가입이 전면 허용되는 언론인에게 언론매체를 이용하지 아니하고 업무 외적으로 개인적인 판단에 따라 선거운동을 하는 것까지 금지할 필요가 없다”,“언론기관에 공정보도의무를 부과하고 언론인이 지위를 이용해 선거의 공정성을 해할 수 있는 행위에 대해 충분히 규제하고 있는데도 별도의 규정을 둬 언론인의 선거운동을 일체 금지하는 것은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도 반한다” 등의 이유를 들었다.

 우리의 삶 속에 언론(미디어)이 보다 포괄적이고 전면적으로 흡수되는 새로운 계기가 된 셈이다.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미디어가 참으로 다양하고 많다.

 올드 미디어라고 불리는 신문, 잡지, 라디오, 텔레비전과 뉴미디어라고 불리는 인터넷 미디어, ‘방송과 통신이 융합된’ 실시간 방송이 가능한 SNS까지 말이다.

 이렇게 보고 들을 수 있는 소식은 홍수처럼 넘쳐나지만, 우리는 소식의 풍요 속에서 ‘소통의 자유’를 누리고 있는 것일까?

 버튼만 누르면 지구 건너편 세계의 소식까지 쉽게 접할 수 있는 거대 미디어를 가지고 있지만, 옆집에 사는 이웃의 이야기는 전혀 알아채지 못하고 있진 않은가?

 그렇게 많은 미디어 속에서도 우리들의 진짜 이야기는 찾으려야 찾을 수 없는 상태가 되었고, 거대한 미디어의 소통 구조 속에서 ‘소외’와 ‘배제’는 오히려 더 심해진 것이다.

 이러한 제도권 미디어들이 지나치게 영리추구에 몰두하여 특정 계층의 목소리만을 대변하고, 미디어 관습에서 벗어나지 않은 데 대한 불만을 바탕으로,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대안 미디어들이 현실화되고 있고 이들의 사회적 영향력은 제도권 미디어를 압도하기도 하는 등 놀라운 힘을 발휘하고 있다.

 우리 지역에서도 이러한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다.

 평화동신문과 송천동신문을 비롯해 마을방송국 준비까지 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지역의 대안미디어가 꿈틀대고 있다.

 비영리이며 지역공동체에 복무하는 미디어로, 제작에 주민의 참여가 절대적으로 보장되며, 주민들에 의해 운영되는 미디어, 이웃들의 삶의 문제를 주민 스스로 노력으로 해결해가며, 이러한 과정을 통해 시민의 공동체를 이뤄갈 수 있게 하는 미디어, 미디어의 수동적인 소비자가 아니라 자신들의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능동적 주체가 될 수 있는, 평범한 이웃들의 ‘비범한 동네미디어’가 자라는 것이다.

 하지만, 지역의 대안 미디어들은 사회에서 단순히 가벼운 읽을거리로 혹은 일탈로 이해하는 시각도 있어, 그 영향력만큼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제도권 미디어에 대한 개선 운동에 버금가는 만큼의 대안 미디어에 대한 사회적 관심,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한 때다.

 전라북도의회에서 준비하는 ‘마을공동체미디어 지원조례’에 대한 움직임도 이러한 지역공동체 미디어가 지역주민들의 관심과 참여 속에서 성장하고, 지역공동체를 복원하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정책 뒷받침이 되어 줄 것으로 생각한다.

 이제 지역의 새로운 미디어로 성장해서 지역공동체를 복원하고 지역사회를 새롭게 하는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마을 미디어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관심이 필요할 때다.

 이해숙<전북도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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