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도시 군산의 어두운 그늘
미래도시 군산의 어두운 그늘
  • 정준모 기자
  • 승인 2016.07.03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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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 일 없이 빈둥거리던 백수건달인 A씨는 지인 B씨 권유로 식용개를 사육한다. 그러던 어느 날 B씨로부터 축산협동조합 조합원 가입을 제안받는다.

 자신이 생각해도 너무도 황당했던 A씨는 달랑 개 한 마리를 키우는데 어떻게 조합원이 될 수 있느냐고 반문하면서도 내심 싫지는 않다. 그러자 B씨는 너무도 태연히 ‘식용개’도 엄연히 축산의 한 분야라고 열변을 토한다.  B씨의 편법 덕분에 A씨는 일약 축산업자에다 협동조합 조합원으로 둔갑한다.

 여기에는 검은 술수가 있었다. 조합장에 뜻을 뒀던 B씨가 A씨를 끌어들인 것. B씨와 결탁한 A씨는 B씨의 당선을 돕는 데 맹활약했고 그 공을 인정받아 조합 내 실력자가 된다.

 A씨 눈에 조합장이 되는 것은 식은 죽 먹기보다 쉬웠다. 못된 송아지 엉덩이에 뿔난다고 했다. 지인의 그릇된 행태를 그대로 답습한 A씨는 훗날 모든 불법과 야비한 수법을 통해 조합장에 오른다. 물론 어느 풍자 소설(諷刺小說)의 줄거리다.

 그러나 이 소설이 현재 군산 상황과 동떨어진 픽션만은 아니다. 주위를 돌아보면 A씨처럼 소위 ‘셀프 전문가’가 많고 정치 냉소와 무관심 속에 태어나서는 안 될‘얼떨결 정치꾼’이 여럿 있다는 소리가 들린다.

 이들에게는 양심, 체면, 창피와는 거리가 먼 ‘철면피’라는 공통점이 있다. 속된말로 족보에도 없는 시민운동가, 청소년·복지·환경 전문가, 민주화 운동 출신 정치인으로 포장돼 여론 주도층 행세하며 활개를 친다.

 수수방관하는 가운데 이들의 위세는 감히 누구도 건들거나 침범할 수 없을 정도로 그들만의 ‘고유 영역’으로 뿌리를 깊게 내렸다.

  그렇다고 이런 파렴치한 인사들만을 탓할 수도 없다. 망나니 같은 행동을 해도 따끔하게 혼을 내는 어른 없는 안타까운 현실은 고사두고 대부분 그들과 적당한(?) 우호적 관계를 갖는 지역 풍토가 문제라는 데 많은 사람들이 공감한다.

 대부분 그들에게 찍히면 괜한 구설에 휘말려 피곤하고 사업에 지장을 받는다는 ‘해코지’ 핑계를 대지만 너무나 초라한 변명에 불과하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 식의 암세포가 시나브로 건강한 세포를 잡아먹는 형국을 자초한 꼴이다. 이러고도 군산의 미래를 논하고 희망가를 부를 수 있을까. 살이 될 수 없는 고름 제거를 위해 지각 있는 건전한 인사들의 자성과 분발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아울러 사회의 때가 덜 탄 인사들의 현실 정치 참여와 대 시민 의식개혁 운동을 기대해 본다.

 군산=정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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