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물 문제, 통합 물관리로 해결하자
전북 물 문제, 통합 물관리로 해결하자
  • 강병재
  • 승인 2016.07.03 16: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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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에는 우리하고는 동떨어진 것으로 생각했던 글로벌 기후변화로 인한 홍수, 가뭄 등 이상현상에 대해 지금은 언론 등을 통해서 일상적으로 접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시에라네바다 숲의 나무들이 5년째 이어져 온 메가가뭄과 폭염으로 작년 10월부터 지난달까지 전체 숲의 40%에 달하는 2,600만 그루의 나무가 말라죽었다. 이에 반해 중국 충칭시와 중남부 일부에서는 반나절 동안 210㎜의 집중폭우가 쏟아져 사상자와 실종자가 59명, 이재민이 768만 명 발생하였다고 한다.

 우리 전북지역도 최근 몇 년간 크고 작은 가뭄과 홍수가 반복되고 있다. 2011년 8월 9일, 섬진강댐 상류인 정읍지역에 태풍 무이파의 영향으로 420㎜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이로 인해 댐 하류지역 농지와 가옥이 침수 또는 유실되고, 임실, 남원, 순창 등 주민 4천여 명이 긴급 대피한 경험이 있다. 또한 작년에는 전국적으로 심각한 가뭄으로 전북지역 대부분의 생·공용수를 공급하는 용담댐이 가뭄 위기상황 두번째 단계인 ‘주의’단계까지 발령된 바 있다. 특히, 익산시의 경우 주요 식수원인 대아·경천 농업용저수지가 고갈되어 대체 수원에 의존해야 했던 극한 상황까지 겪었다.

 이처럼 해마다 반복되는 가뭄과 홍수 등의 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그동안 우리는 여러 노력을 해왔다. 먼저, 전국적으로 섬진강댐을 포함한 다목적댐에 비상여수로를 신설하여 극한 홍수에 대비하고 있다. 또한, 가뭄 위기상황에 맞춰 단계별로 용수 공급량을 감축하고, 수도시설 연계를 통한 대체공급 및 지자체 절수 지원제도 등을 적절하게 시행하여 가뭄을 이겨내기도 했다. 하지만, 갈수록 심해지는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강우 등의 영향으로 발생빈도와 피해가 커지는 홍수와 가뭄을 사전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

 이에 대한 주된 해결책은 ‘통합 물관리’이다. ‘통합물관리’란 상류에서 하류까지 하나의 유역 단위로 수자원(물)을 관리주체간 협업을 통해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것이다. 쉽게 설명하면, 공공재인 수자원을 효율적이고 공평하고 미래에도 지속 가능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것으로, 행정구역중심에서 벗어나 전체 유역과 국가적인 차원에서 수자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정부, 지자체, 학계와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여 협력적인 물관리 이용체계를 구축·운영하는 것이다.

 ‘통합 물관리’의 구체적인 실행방안으로 우선 지역별로 현재 남거나 부족한 물의 수급실태를 조사하여 관계기관 간 정보를 공유하여야 한다. 이후 관리주체에 관계없이 하나의 유역 안에 있는 수자원 시설을 연계운영하여 남는 물을 부족한 곳에 보내주는 등 한정된 수자원을 합리적이고 효율적으로 이용하여야 한다. 실제 작년 전국적인 가뭄상황에서 한강유역의 다목적댐과 수력발전댐의 연계운영을 통해 용수비축을 극대화시켜 수도권 제한급수를 예방하였고, 올해 초 충남 서부지역 가뭄시 금강에서 보령댐까지 도수로를 신설하여 하천수를 끌어다 생·공용수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최근 정부는 갈수록 심해지는 기후변화에 대비하여 홍수관리, 용수확보 등 효율적인 물관리가 강조됨에 따라 “수력발전댐 관리 일원화”를 결정한 바 있다. 이에 세부방안을 구체화하는 과정 중에 여러 기관 간 협의를 통해 쟁점을 원활히 해소하고, 시민사회의 이해 등 대승적 차원의 사회적 합의를 이루어내야 하는 중요한 과제가 남아있다. 우리 지역 내 섬진강 유역도 물 사용의 대부분을 유역 외로 전환·공급하고 있어 이해당사자 간 협의를 통한 합리적인 물 이용, 즉, ‘통합 물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가 미래를 바라보고 개발을 하고 있는 새만금 지역도 동진강과 만경강 하구에 위치하고 있으나, 적정한 수자원 활용 및 관리계획이 미흡한 상황에서 물 환경과 관련된 각종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다.

 이렇듯 부존 수자원이 현저하게 부족한 전북지역은 무엇보다도 발원지에서 하구까지 이르는 전 유역과 타 유역까지 아우르는 ‘통합 물관리’가 지역발전의 핵심요소이다.

강병재 K-Water 전북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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