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핍한 가정 형편으로 병원치료비조차 없었던 60대 여성이 34년 만에 그 빚을 갚았다.
서울에 사는 강모(63·여) 씨는 34년 전 남편의 치료비 710만 원을 30일 전주 예수병원 발전기금 계좌로 송금했다.
강 씨는 1982년 4월에 빚어진 그때 일이 지금도 사진처럼 선명하다.
남편이 몰던 승용차가 중앙선을 넘어 마주 오던 8t 트럭과 정면충돌 한 날벼락 같은 남편의 교통사고. 끔찍한 사고 현장에 도착한 사람들은 동승자들을 병원으로 싣고 갔지만, 강 씨 남편은 사망했다고 보고 그 자리에 그냥 두었다. 때마침 지나가던 한 군인이 남편의 손가락이 꼼지락거리는 것을 발견하고 곧바로 예수병원 응급실로 옮겼다.
남편은 수 차례의 수술로 죽음의 고비를 넘기고 중환자실과 병실을 오가며 투병했다. 당시 강 씨 부부는 전주 태평동에서 채소가게를 하다 실패해 좌절에 빠져 있을 때다.
투병생활도 이겨내기 힘든 이들 부부에겐 병원비 마련은 더 큰 짐이었다. 다행히, 이들의 딱한 사정을 전해 들은 당시 예수병원 설대위 병원장이 병원비 780만 원 중 70만 원만 받았다. 그리고 바느질부터 온갖 궂은일로 살림을 꾸려간 강 씨는 34년 만에 늘 가슴 한구석의 마음의 빚을 갚게 됐다.
강 씨는 “예수병원의 고마움을 잊을 수 없어 뒤늦게나마 감면받은 병원비를 내게 됐다”며 “이 돈은 저희 같은 사람들을 위해 써주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덧붙여 “당시 사고 현장에서 남편을 구해준 육군 제1697부대 정훈참모부 김우택 상사를 찾아 꼭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김 상사를 아는 분은 예수병원 홍보실(063-230-8771)로 연락하면 된다. 예수병원은 강 씨가 전달한 병원비를 어려운 환자를 돕는 데 사용하기로 했다.
임동진 기자
4대강 책임자도 저런 마음이고,
세월호 책임자도 저런 마음이면
더 좋은 나라 될 텐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