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항, 대 중국 농식품수출 교두보로 급부상
군산항, 대 중국 농식품수출 교두보로 급부상
  • 정준모 기자
  • 승인 2016.06.30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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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좌에서 시계방향으로 쌀 수출 선적, 군산농특산품 중국 진출, 대중국 삼계탕 수출, 중국 BGX그룹 새만금 투자 협약

인구 13억 중국은 거대한 무역 시장이다. 무역은 거래다. 거래는 부대비용 절감 등 상호 이익이 수반돼야 성사된다.

불과 얼마 전까지 값싼 상품이 중국을 통해 수입됐다면 이제는 경쟁력을 갖춘 고급 제품들이 중국으로 수출되고 있다. 그만큼 중국도 경제적으로 성장했고 덩달아 국민의 소비 수준도 높아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군산항을 통해 농수산 식품들이 중국에 진출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아울러 대 중국 농수산 기지로 급부상하는 군산항이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전북도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숙제를 남기고 있다.
 

 ●대 중국 교역 교두보 군산항

 군산항이 대 중국 농수산 식품 교역 창구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국내 최초로 지난달 국산 삼계탕이 군산항 6부두를 통해 중국 수출길에 올랐다.

 특히, 전북도가 명실상부한 양계 산업의 중심지라는 사실을 감안할 때 삼계탕의 중국 진출은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기에 충분하다. 이날 수출에 참여한 기업은 총 5개사로 이 가운데 ㈜하림과 ㈜참프레는 도내를 대표하는 닭고기 생산 전문업체란 점도 눈길을 끈다.

 실제로 도내 닭 사육 규모는 전국 닭 1억6천400만마리 대비 15%인 2천590만 마리에 달할 만큼 비중이 높다. 이번 수출이 도내 양계 산업 활성화로 이어져 농가소득 증가는 물론 지역 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하는 견인차가 될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이에 앞서 올 1월과 2월 군산시 대표 브랜드 쌀인 철새도래지쌀 30톤·35톤이 중국으로 수출됐다. 친환경 재배와 엄격한 가공공정을 거쳐 생산하는 군산쌀 품질의 우수성이 경제 대국으로 불리는 중국에서 입증된 셈이다.

 무엇보다도 군산쌀은 가격 경쟁과 고품질로 중국 중산층 입맛과 시장을 사로잡아 향후 대 중국 쌀 수출이 활기를 띨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또한, 우유나 고급 육류 등 신선도를 중시하는 식품들이 전북도 유일의 대 중국 바다 직항로 군산과 산둥성 석도 항로를 통해 중국 식탁에 오르고 있다.

 군산시 한 관계자는 “친환경적으로 생산되는 군산은 물론 전북도 농산물에 대한 중국 내 반응이 좋아 수출 물량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전망

 군산항은 대 중국 수출기지로 무한한 가능성을 갖고 있다. 우선 거리적으로 가깝다는 장점이 있다.

 군산항에서 대련·청도·상해간 거리는 360km지만 평택과 광양에서 중국 동부권까지는 각각 384km·498km다. 또한, 지금처럼 중국 대련을 위해 인천항을 이용하면 60여일이 걸리지만, 군산항으로 변경하면 20일로 단축된다는 장점이 있다.

 이와 함께 한창 커가는 산둥성 주변 도시 항만들과 군산항과는 최단거리다. 이런 저력은 한·중 FTA 타결과 중국 내 한류 영향으로 시너지 효과 창출로 이어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즉, 친환경적으로 생산되는 국내 신선한 식품에 대한 중국 내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결국 이 물량들이 군산항으로 몰릴 것이란 얘기다.

 군산항과 지척인 익산시에 조성중인 ‘국가식품클러스터’도 주목 대상이다. 대규모 간척지 새만금 등에서 조달되는 양질의 농산물이 식품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여 군산항 활성화에 기폭제가 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새만금산업단지에 조성될 콜드체인(저온 유통 체계)단지는 환상적인 청사진이다. 중국 장쑤룬형물류발전그룹(BGX그룹)은 오는 2018년까지 3천400억원을 투자해 새만금에 ‘콜드체인(저온 유통 체계)’ 단지를 개발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지난달 새만금개발청과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콜드체인’이란 저온 유통체계로 냉동냉장에 의한 신선한 식료품의 유통방식. 수산물, 육류, 청과물 등의 신선한 식료품을 주산지로부터 가정의 부엌에까지 저온으로 유지해 신선도를 떨어뜨리지 않고 보내는 방법을 말한다.

이번 투자협약이 한중FTA 체결로 대중국 수출관세가 인하되면서 한국 농산물의 대중국 수출 촉진으로 군산항 발전에도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군산항 한 관계자는 “국내 항만들간 물량 유치가 치열한 상황에서 대중국 농식품 수출은 군산항 활성화에 효과적인 틈새시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과제

군산항이 대 중국 농식품 수출항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 하려면 기반 시설 확충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당장 군산항은 말할 것도 없고 도내 냉장·냉동 창고 시설은 형편없이 초라한 실정이다.

전국 360만톤 대비 1.2% 수준인 총 3만여톤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런 열악한 상황 탓에 수출을 위해 냉동·냉장시설이 필요한 도내 관련 업체는 거액의 물류비를 감수하면서까지 군산항 대신 평택이나 광양항 등을 이용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속된 표현으로 입안에 들어간 음식을 삼키지 못하는 실상이다. 지난해 추진했다 무산된 ‘군산항 대 중국 농·수산 식품 수출 전략기지’가 절실하게 와 닿는다.

 또한, 군산과 중국 석도간 교역을 활발하게 펼칠 수 있도록 직항로 운항을 주 3항차에서 ‘매일 운항’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물류 전문가들은 “군산항 주변 여건과 중국 시장을 고려할 때 ‘대중국 농수산식품 수출전략기지’ 설치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군산=정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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