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귀족이 된 타잔…'레전드 오브 타잔'
영국 귀족이 된 타잔…'레전드 오브 타잔'
  • 연합뉴스
  • 승인 2016.06.29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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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잔이 돌아왔다. 이번에는 가죽 팬티를 입고 괴성을 지르는 야만인이 아니다. 영국 귀족 신사로 변신했다.

영화 '레전드 오브 타잔'은 아프리카의 정글에서 태어난 타잔이 문명 세계로 돌아와 그의 연인 제인과 결혼한 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타잔은 미국의 소설가 에드거 라이스 버로스가 1912년에 쓴 '유인원 타잔'이란 소설에서 처음 등장한 캐릭터다.

영국 귀족 출신이나 조난 사고로 아프리카의 밀림에 불시착한 후 가공의 유인원종인 망가니의 손에서 자란다.

건장한 신체와 초인적인 운동 능력, 동물과의 교감을 바탕으로 아프리카 밀림의 수호자로 부상한다는 것이 원작 소설의 대략적인 내용이다.

소설이 크게 성공한 이후 영화와 TV 시리즈 등으로도 제작돼 전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았다.

타잔을 주인공으로 한 극장판 영화만 100여개이고 TV 시리즈와 비디오까지 포함하면 300여개가 넘는다.

영화의 소재로 닳고 닳은 타잔이라는 캐릭터를 새 영화는 어떻게 다뤘나. 영화는 '밀림의 타잔' 이후의 모습을 보여주는 전략을 취한다.

그의 본명은 존 클레이튼. 그레이스토크 5대 백작이라는 귀족이기도 하다. 영화에서 그는 영국 런던에서 제인과 결혼해 상원의원으로서 삶을 누리고 있다.

문명 세계에서 평온한 삶을 누리던 그에게 아프리카의 콩고로 돌아오라는 제안이 들어온다.

이 지역을 다스리던 벨기에의 레오폴드 왕이 자신의 자선사업이 잘 되고 있는지 확인해달라고 요청한 것.

어두운 과거가 있던 밀림으로 돌아가기를 꺼린 존은 아프리카에서 노예무역이 자행되고 있으니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미국인 조지 워싱턴 윌리엄스의 설득에 넘어가 제인과 함께 유년 시절을 보낸 콩고로 향한다.

하지만 이는 레오폴드 왕의 특사 레온 롬이 꾸민 계략이었다. 존의 숙적인 아프리카 부족의 부족장 음봉가에게 존을 넘기는 대가로 음봉가의 땅에서 나는 다이아몬드를 취하려고 했던 것.

'레전드 오브 타잔'은 21세기에 제작된 만큼 뛰어난 기술적 성취를 보여준다. '정글북'과 같이 CGI(컴퓨터를 통해 만들어낸 이미지)로 다양한 야생동물을 스크린에 사실감 있게 구현했다.

또 특수효과로 재현된 우거진 숲과 절벽, 강, 폭포 등 이국적이고 웅장한 아프리카 밀림도 장관이다.

타잔 역을 맡은 알렉산더 스카스가드의 몸은 실제 타잔이라고 할 만큼 손색이 없을 정도의 매끈한 근육을 갖췄다. 타잔으로서의 몸매를 만들기 위해 혹독한 트레이닝을 받았다고 한다.

제인의 캐릭터도 흥미롭다. 영화는 '위기에 빠진 제인, 그를 구하는 타잔'이라는 기존 구도를 깬다. 새 영화에서 제인은 진취적으로 사건 해결에 나서고 여느 남자 못지않은 신체적 능력을 지닌 것으로 그려진다.

영화가 새로움을 추구하다보니 '올드팬'의 향수를 달래주는 데에는 소홀한 측면이 없지 않다.

영화에서 '밀림의 타잔' 시절의 모습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과거 회상 장면은 타잔과 제인간의 만남과 사랑 이야기에 집중할 뿐이다.

본래 타잔은 동물과 의사소통하며 인간으로 대변되는 문명세계로부터 자연을 수호하는 존재이다.

하지만 새 영화에서 롬의 포로가 된 제인을 구하려는 인물로만 타잔이 그려진 점은 아쉽다.

29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109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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