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의회 의장단 선출이 배신과 무원칙, 해당 행위의 3박자를 모두 갖춘 최악의 ‘정치 난’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쓰게 됐다.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서 결정된 이상현 의장 후보가 본회의에서 낙마하고 제1부의장 선거 결과는 정치적 배신의혹이 강하게 흐르고 있다.
특히 이번 의장과 부의장 선출 모두 더민주가 주도했다는 점에서 정치적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더민주도 이번 의장단 선출이 지난 4·13 총선 참패 후 가까스로 회복세에 접어든 당 지지율 하락을 가져오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하고 있다.
정치권은 28일 교황 선출 방식으로 진행된 도의회 의장, 제1,2 부의장 선출 결과에 “한국 정당사에 전무후무한 초유의 사태”라며 “교황 선출의 특성을 활용해 잘 그려진 각본에 따라 이뤄진 정치적 쿠데타”라고 말했다.
이날 의장 선거에서 황 현 의원은 25표를 얻어 지난 21일 더민주 의원총회에서 의장 후보로 선출된 이상현 의원(12표)을 누르고 의장으로 당선됐다.
이 의원은 더민주 의장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17표를 얻어 10표에 그친 황 의원을 누르고 의장 후보 선출된 바 있다.
쉽게 말해 이번 도의회 의장 선거 결과는 더민주 국회의장으로 선출된 정세균 의원이 본회의에서 더민주 의원총회에서 2위를 한 문희상 후보에게 패배하는 한편의 ‘블랙 코미디’ 성격을 갖는 것이다.
정치권은 의원총회에서 결정된 사안이 본회의에서 뒤바뀌는 의장 선출 결과를 두고 정당정치의 실종과 더불어 해당 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더민주 중앙당 관계자는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의원총회를 할 필요가 없다.”라며 “해당 행위는 물론이고 정치권에 대한 불신의 늪이 더욱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제1부의장 선거 결과를 두고는 더민주의 국민의당 배신의 목소리가 크게 들리고 있다.
국민의당 이성일 의원은 당초 제2부의장 선거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제1부의장 선거에 나서 16표를 얻었지만 21표를 얻은 조병서의원에게 패했다.
정치권은 이 의원의 득표수와 의장 선거 결과를 토대로 더민주와 국민의당간 정치적 거래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의장으로 당선된 황 의원의 25표는 국민의당 의원들의 지지 없이는 불가능하고 국민의당이 8표를 갖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성일 의원이 얻은 16표 또한 더민주 지지 없이는 불가능하다.
결국, 의장단 선출을 앞두고 더민주와 국민의당은 정치적 흥정이 있었고 더민주는 제1부의장 선거에서 당초 약속과 달리 국민의당 이 의원을 제한적으로 지지했다는 의혹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전직 도의원은 이번 사태와 관련, “정당정치의 실종과 함께 동료의원을 두번 죽이는 비도덕적 정치행위”라고 말했다.
그는 “더민주의 주도의 의장 선출 쿠데타는 전북 도의회가 이상현 의원과 이성일 의원 등 동료의원의 등에 총을 쏘는 파렴치한 정치 행위”라고 분개했다.
서울=전형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