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산업 10년, 미래를 품다
탄소산업 10년, 미래를 품다
  • 강현직
  • 승인 2016.06.27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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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탄소소재 융복합기술 개발 및 기반조성지원에 관한 법률’ 소위 ‘탄소법’이 국회를 통과 한지 한 달여, 창조경제혁신센터 등에는 창업과 기술 개발 등에 대한 기업들의 문의와 상담이 부쩍 늘었다 한다. 국회를 통과한 탄소법은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공포 후 6개월이 지나 시행되니 늦어도 내년 초부터 기업 지원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

 전북도가 추진하고 있는 대형 예타사업인 ‘메가 탄소밸리 조성사업’이나 초고강도 탄소섬유 개발 사업 등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 역시 탄소소재 개발 활성화와 기업의 개발투자 유도 확대, 보다 활발한 R&D 투자 등 종합 밑그림을 구상하고 추진해 나갈 수 있게 됐다.

 탄소소재는 철에 비해 무게는 20%에 불과하나 강도는 10배나 강하며 다양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 다른 물질과 조합력이 우수한 특성이 있다. 탄소 섬유는 유기섬유를 1천도이상 고온 처리해 탄소성분이 90% 이상인 섬유로 ‘20세기 산업의 쌀’로 각광받고 있다. 2020년 탄소산업 세계시장 규모는 30조원으로 예상되며 항공·우주산업, 군수산업, 방위산업, 전자산업, 자동차산업 등 활용분야가 무궁무진하다.

 탄소산업이 전주에 뿌리를 내리기까지는 많은 일화가 있다. 전북의 탄소산업은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0년 전만 해도 ‘탄소’라는 용어는 생소하고 당시 지식경제부에 탄소 관련 부서는 물론 담당자조차 없을 정도로 국내 기반은 취약했다. 다른 지자체는 물론이고 정부에서조차 관심을 갖지 않았다. 그러나 2006년 민선4기 전주시장으로 선출된 송하진 시장은 차별화된 신성장 동력산업으로 탄소산업을 선정한다. 한국탄소융합기술원의 전신인 전주기계산업리서치센터의 부품소재산업이 탄소산업으로 중심축을 이동하고 7월 중앙 정부의 지역산업기반구축사업인 ‘고기능복합섬유 원천소재 기반구축사업’에 선정돼 탄소섬유 생산시스템 기반 사업을 처음으로 추진했다. 2009년에는 자치단체 최초로 전주시에 탄소산업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전주시 투자유치 촉진 조례 개정을 통해 국내외 탄소기업에 대한 지원 조항을 만들었다. 그 해 12월 ‘정부도 하기 힘든 일’이라는 주위의 편견을 깨고 범용 탄소섬유(T-300급) 개발에 성공했다. 기초지자체가 기술 개발에 성공하고 대기업을 유치하고 국가사업으로 지정받는 희귀한 사례가 전주에서 벌어진 것이다. 그리고 2011년 3월 국내에서는 최초, 세계에서는 세 번째로 고강도(T-700급) 탄소섬유 ‘탄섬’을 당초 계획보다 3년 앞당겨 개발하고 전주시와 효성은 전주 탄소섬유 공장에 대한 투자 협약을 체결하게 된다. 2013년 5월 공장이 준공되면서 고강도 탄소섬유인 탄섬도 본격적으로 양산되고 그해 8월 GS칼텍스와도 MOU를 체결하면서 탄소산업 관련 국내 대기업 두 곳이 전주에 둥지를 틀게 됐다. 지차체장의 결단과 지자체의 노력으로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며 ‘탄소도시 전주’의 위상을 높여간다.

 “탄소제품의 연구·생산에서부터 교육·창업, 산학협력, 마케팅, 세계시장 개척에까지 탄소산업의 가치사슬 체계를 완전히 갖춘 대한민국 유일의 탄소 도시로서……. 무한한 시장 잠재력을 가진 인도시장 공략을 신호탄으로 중국과 터키를 거쳐 영국·독일·러시아 등 유럽까지 연결하는 ‘탄소 실크로드’ 꿈을 펼쳐 나가겠습니다” 2014년 초 전주시장이었던 송하진 지사가 기자회견에서 한 다짐대로 전북의 탄소산업은 한 걸음 한 걸음 진화를 하고 있다.

 내발적 발전으로 이끌어 온 탄소산업 10년, 육성지원법이 제정되고 다시 10년 뒤 매출 10조원, 고용유발 3만5천명, 기업 240개사 유치 등 장기적 로드맵으로 차분히 추진한다면 ‘미래 100년 먹거리’로서의 탄소는 지역산업과 경제 성장의 중추가 될 것이다.

 강현직<전북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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