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신뢰가 우선이다
삼성 신뢰가 우선이다
  • 고재찬
  • 승인 2016.06.26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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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의 안연편에서 자공(子貢)이 스승인 공자에게 국정의 요체가 무엇이냐고 묻자 공자의 대답은 ‘병(兵)’ ‘식(食)’ ‘신(信)’을 말하였다고 한다. 다시 말해서 국방과 양식 그리고 신뢰로 생각된다.

자공이 다시 불가피하게 셋 중에서 하나를 버린다면 무엇인지를 물었을 때 그는 먼저 군대를 꼽았다고 한다. 자공이 하나를 더 포기한다면 무엇이냐고 물을 때 그는 식량을 포기한다는 대답을 하였다고 하는데 결국 군대나 식량보다 신뢰를 더 중요시 한 것이다.

그는 “사람은 누구나 죽게 마련이다. 그러나 백성의 신뢰가 없으면 나라는 존립할 수 없다(自古皆有死 民無信不立·자고개유사 민무신불립).” 백성을 하나로 묶는 힘은 신뢰에서 나오며 백성의 신뢰를 받는 국가는 평소 군대가 없어도 위기 때 단결하고, 굶주림도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요즈음 우리 전라북도는 2011년 4월 정부에서는 장관급인 국무총리실장과 농식품부 제1차관, 지식경제부 에너지자원정책실장 등 이 참석하고 삼성그룹 부회장과 전북도지사가 함께 체결한바 있는 ‘새만금 사업 투자 및 협력을 위한 MOU’가 무산될 움직임에 대하여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당시 MOU는 2021~2040년까지 새만금 신재생에너지 350만평에 1단계(2021~2025년·150만평) 7조6,000 억 원을 포함해 총 20조원을 투자한다는 내용으로 풍력발전기, 태양전지, 에너지스토리지 시스템, 연료전지, 그린에너지 종합산업단지화 등의 투자분야를 언급하고 있다.

국무총리실에서는 “투자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정부도 법령 범위 내에서 행정적 지원을 하겠다”는 약속을 했고 전라북도 14개 시·군 거리마다 축하 플래카드가 물결을 이루었던 기억이 새롭다. 그만큼 도민들의 기대와 열망이 컸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최근 삼성에서는 해당 사업을 추진했던 신수종사업단을 해체하고 전라북도에 “투자할 여력이 없다”는 비공식적인 입장을 전해왔다고 한다. 그동안 투자에 대한 논란이 있을 때 “우리는 삼성이다. 삼성은 법률적 약속에 앞서 도덕적 약속을 우선시하는 기업이다”고 했던 것과는 입장이 바뀐 셈이다.

세계 초일류 글로벌 기업인 삼성이 명예와 약속을 소중히 생각 한다면 투자 약속 이행은 당연지사인 것이다.

사실 삼성이 우리나라의 대표 기업으로서 경제발전에 이바지한 공은 말로 표현 할 필요 없이 크다는 것은 누구나 부인 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삼성의 요즘의 행태는 국민이면 누구나 신뢰를 얼마나 줄 것인가 생각게 하는 대목이 이건희 회장의 병세에 대한 사항이다. 2014년 5월 자택에서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병원에서 2년째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이 회장은 작년 3월 병세가 상당 부분 호전돼 양호한 상태라는 보도가 나온 후 지금껏 감감 무소식이다.

이건희 회장의 정확한 재산은 알 수 없지만 약 12조 원대라고 하는데 이재용 부회장이 아버지의 재산을 상속받기 위해선 6조 원 이상의 현금이 필요하다고 한다. 최근 상속법의 개정으로 상속세를 오직 현금으로만 내야하고 삼성 그룹의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승계하려면 삼성전자에 대한 그룹 내부의 지분 비율 유지와, 삼성생명이나 삼성물산 등으로 얽힌 순환 출자 구조를 지켜 내야 하는 등 삼성의 그간 기업 이미지와는 다른 부정적인 이야기도 제법 구체적으로 언론지상에 떠돈다.

어쩌면 공공연한 비밀이 되어 버린 이러한 일은 국민들에게 신뢰를 무너뜨리는 큰 사건으로 다가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세계 초일류 글로벌기업 삼성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그야말로 세계인이 인정하고 신뢰할 만한 행동으로 믿음을 주는 것이 급선무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새만금의 투자도 이건희 회장의 건강 상태도 삼성으로서의 신뢰를 회복하고 지켜나가는 것이 더 큰 내일을 위한 투자가 아닐까 생각한다. 먼 훗날 삼성이 과연 초일류기업 이었구나 할 수 있도록 새만금 투자약속에 대한 속 시원한 소식을 기대해 본다.

 

고재찬 전북개발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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