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칭찬을 먹고 자란다
아이는 칭찬을 먹고 자란다
  • 이길남
  • 승인 2016.06.23 18: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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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하는 방법은 알려주세요

장마철이다. 운전을 해야하는 사람은 비가 좀 안 왔으면 하고 농사짓는 분들은 비가 오기 전에 거두어들일 일 하느라 바쁘고 그동안 메말랐던 땅에 비가 어서 오기를 바란다. 자기가 어떤 일을 하느냐에 따라 비가 왔으면, 안 왔으면, 다 생각이 다르다. 이럴 때는 옛날이야기 ‘나막신 장사와 짚신 장사 아들을 둔 엄마 이야기’가 떠오른다.

어릴 때는 비가 오거나 눈이 오면 무조건 좋았던 것 같다. 비오는 날 장화를 신고 철벅철벅 웅덩이를 밟고 다니는 재미도 크고 웅덩이를 따라 이리 저리 흙을 파고 둑을 쌓으며 놓았던 기억이 있다. 파란 비닐 우산을 유난히 좋아했던 생각도 난다. 비 떨어지는 소리도 즐겁고 빙빙 돌려 빗물을 튀기는 놀이를 하던 것도 재미났었다.

초등교사 초임시절 운동장에서 유난히 축구하기를 즐겨하던 반을 맡은 적이 있었다. 그 아이들은 웬만큼 비가 와도 무조건 비를 맞으며 축구를 하던 아이들이었는데 어느 날 장대비가 내리는데도 축구를 하러 나가는 것이 아닌가. 아무리 점심시간이고 자유롭게 지내도 되는 시간이긴 해도 이건 아니다 싶어서 말렸더니 우산을 쓰고 축구를 하겠다고 해서 그건 위험한 일이라 한참동안 간신히 말렸던 기억이 있다. 결국 그 아이들은 그 해 축구대회에서 우승을 해냈었다.

아이나 어른이나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할 때에는 모두들 시키지 않아도 열심히 한다. 또 자신있어하는 일은 일이 생겼을 때 쉽게 받아들이고 쉽게 해결한다. 글쓰기를 잘 하는 아이를 보면 저학년일 때부터 ‘나는 글을 잘 쓴다’고 생각하며 지내왔던 것 같다. 아이가 맨 처음 뭔가 문장을 만들어 글을 써냈을 때 선생님이나 부모님들의 반응이 무척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먼저 아이가 뭔가 말을 할 때에는 잘 들어주고 함께 응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또 아이가 뭔가 글로 표현해 냈을 때에 그냥 받아두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잘 한 점에 대한 칭찬을 하고 함께 생각을 공유하며 대화로 이끌어내면 더욱 좋겠다.

아이들에 따라 성향이 다르지만 요즘 아이들은 대부분 말을 참 잘한다. 자신의 생각을 또렷이 말하는 아이들을 보면 부럽기도 하고 맹랑하기도 할 정도인 경우도 있지만 간혹 말이 없고 어쩌다 말을 해도 자신이 없이 말하는 아이를 찾아 관심을 갖고 함께 대화를 자주 하도록 해보자.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말로 잘 표현해내다보면 글 역시 잘 써낼 수 있다. 물론 말과 글의 특성은 다르기 때문에 글로 표현해낼 때에는 글쓰기의 방법을 알고 쓰는 것이 효과적이다.

주어진 주제를 주면서 숙제하듯이 무조건 글을 쓰라고 하는 것 보다는 글을 어떻게 쓰는 것이 좋은가에 대해서 먼저 잘 안내를 하고 쓰라고 하는 것이 순서이다.

국어수업시간에 물론 차시에 맞게 수업은 진행했겠지만 아이들 성향에 따라 어려워하는 아이는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에 맞게 조금씩 다시 알려주는 것이 필요하다.

어린 시절에 칠판에 가득 적힌 선생님의 판서를 보고 베껴가며 공책정리를 하고 공책검사를 받던 문화는 사라진지 오래이다. 분필가루를 먹어가며 쉬는 시간에 뿌연 칠판을 지우던 것도 이젠 추억이 되었다.

스마트폰 세대에 따라 손글씨 쓸 일은 점차 줄어드는 요즘 내 아이가 뭔가 열심히 글씨를 쓰고 글쓰기를 하고 있다면 칭찬도 많이 하고 뭔가 도움이 될 것을 찾아보며 관심있게 지켜보면 좋겠다.

 
이길남 격포초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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