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의회, 빛과 그림자 뚜렷하게 교차
전북도의회, 빛과 그림자 뚜렷하게 교차
  • 박기홍 기자
  • 승인 2016.06.22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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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 6기 2년, 전북의 성과와 과제 <4>

 민선 6기 도정과 함께 출발한 10대 전북도의회의 지난 2년 활동엔 빛과 그림자가 뚜렷하게 교차한다. 조례 제정 등 입법적 기능만 놓고 보면 전국 최상위권의 ‘외화(外貨)’를 자랑하지만, 건수 채우기에 급급해 실속은 의문이라는 ‘내빈(內貧)’의 지적을 받고 있다.

 전북도의회에 따르면 2014년 7월 제10대 의회 출범 이후 지난달 말까지 처리한 의안은 750건을 훌쩍 뛰어넘어, 원 1인당 평균 20건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광역의원 중 상위권을 다투는 왕성한 의정 활동의 성적표라는 분석이다. 지난 21일 종을 친 제333회 정례회에서는 무려 22개의 안건을 처리했고, 이 중에서 서남대 의과대 폐과 계획 반려촉구 건의안과 항만 카보타지 시행계획안 철회 촉구 결의안 등 무려 4건이 건의·결의안이었다. 도의회의 한 관계자는 “회기당 건의·결의안은 통상 1~2건에 불과한 데 지난 회기엔 4건을 기록, 그만큼 10대 도의회의 열정과 의욕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지표”라고 말했다.

 반론도 만만치 않다. 입법 활동의 상당수는 기존 조례안의 일부 문구를 바꾸는, 속칭 ‘일부개정 조례안’이고 상위법의 변경에 따른 ‘자동 조례안’도 적잖다는 지적이다. 전직 지방의원 H씨는 “소속 정당 차원에서 지방의원의 차기 공천과 관련해 객관성 있는 지표를 잣대로 삼을 것이란 소문이 나돌았다”며 “혹시나 하는 심정에서 ‘너도나도 조례안’이 많았던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항간에는 “조례안 건수를 채우기 위해 무리하다 보니 인근 시·도 등 타지역 조례안 베끼기에 혈안이 돼 있다”는 소리도 나오고 있다.

 전북도민일보가 10대 도의회 출범 이후 올해 4월 말까지 도의회에 접수된 709건의 의안을 분석한 결과 도의원 발의는 334건으로, 전체의 47.1%를 차지했다. 도의원이 발의한 조례안을 다시 ‘제정’과 ‘개정’으로 양분할 때 개정 조례안이 95건을 기록해 전체의 4분의 1을 넘어섰다(28.4%).

 도민의 몫을 찾고 지역의 이익을 대변하는 의회상 구축도 음양이 겹쳐 있다. 도의회는 3~5세 무상보육인 누리 과정 예산 확보를 위해 도교육청과 뜨거운 관계를 자처했으며, 정부와 전북 국회의원 등에게 강력히 주장하는 등 혼신을 다했다. 하지만 올해 도교육청 추경 예산에도 관련 예산이 반영되지 않았고, 급기야 도민들에게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또 군산항을 몰락시키는 해수부의 항만 카보타지 시행계획안을 철회하라는 촉구 결의안을 채택, 대정부에 강력 항의하는 등 지역민의 목소리를 대변했다.

 반면에 20대 총선을 고비로 더민주와 국민의당으로 양분됐고, 서로 갈등과 마찰의 골을 걸어오다 급기야 후반기 원 구성을 둘러싸고 정면충돌하는 사태까지 비화했다. 더민주 소속의 도의원들은 이 과정에서 원대 교섭단체인 국민의당과 협상조차 하지 않겠다며 브레이크 없는 독주에 나서 지역민들로부터 오만한 다수당이란 눈총을 받기도 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후반기 출발부터 멱살을 잡고 싸움하는 형국이어서 우려되는 점이 많다”며 “지역발전과 도민 이익을 위해선 당과 계파를 떠나 하나로 똘똘 뭉치고 협상과 협력으로 난관을 극복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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