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농철 반복되는 농기계 사고
영농철 반복되는 농기계 사고
  • 설정욱 기자
  • 승인 2016.06.14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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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 준비로 바쁜 영농철. 창고에 보관해 둔 경운기, 트랙터 등 각종 농기계의 사용 역시 빈번해지고 도로주행이 늘어난다. 사용량이 많을수록 사고 가능성도 커지는 건 당연한 일이다.

도심 속 주요도로를 관리하는 교통경찰의 지도와 단속에서 벗어나 있고 속도가 빠르지 않다는 이유로 긴장감 없이 운행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안전장치가 부실한 농기계의 경우 작은 교통사고에 의해서라도 운전자가 사망에까지 이르는 등 그 피해결과가 크기 때문에 반드시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

전북경찰청과 소방본부 등 관련 기관을 통해 농기계 사고 위험성과 예방법을 알아본다.

◆ 농기계 사고 현황

본격적인 영농철이 시작되면서 농기계 사고 위험도 커지고 있다. 전북소방본부와 전북경찰청 등에 따르면 농기계 안전사고로 2013년 250명, 2014년 205명, 2015년 240명으로 매년 200명이 넘는 환자가 이송됐다. 올해도 농기계 사고로 인한 구급출동 이송인원이 벌써 50명을 넘겼다. 4명이 숨지고 11명이 부상을 당했다.

환자 유형별로 보면 운전 부주의가 가장 많으며, 안전수칙 불이행, 전도(전복), 정비불량(수리) 순으로 발생했다. 연령대로는 농촌인구 고령화로 힘과 순발력이 부족하고 순간대처 능력이 떨어진 60~70대가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자료에서도 전체 농기계 사고 중 20%가 5월에 발생한 것으로 확인돼 봄철 사고가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최근 3년간 농기계 사고 사망률은 19.7%로 일반 교통사고 사망률 2.4%보다 8배나 높아 그 위험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 올해 사고 사례

김제에서는 70대 노파가 경운기 뒷바퀴에 깔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4월 23일 오후 5시25분께 김제시 서정동에서 A(76·여)씨가 경운기 뒷바퀴에 깔렸다. 이 사고로 A씨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평소에도 경운기를 직접 운전하는 A씨가 이날 핸들 미숙 조작으로 경운기에서 떨어져 넘어지면서 뒷바퀴에 깔려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앞서 22일 남원시 이백면 서곡리에서 트랙터가 길옆 밭으로 전복되면서 B(52) 씨가 엎드린 채로 얼굴이 눌려 숨졌고 2일 오후 5시께 전북 순창군 구림면 한 밭에서 C(68)씨가 경운기 바퀴와 몸체 사이에 끼어 있는 것을 부인이 발견해 119에 신고, 병원으로 옮겼지만 결국 사망했다.

또한, 3월 15일 무주에서도 D(68) 씨가 밭에서 농약살포기에 깔려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는 등 대부분 중상을 당하거나 사망하는 경우가 많았다.

◆ 예방활동

해마다 영농철 농기계 안전사고가 이어지자 관련 기관들은 예방활동에 나서고 있다. 정부는 지난 4월 제23차 안전정책조정위원회를 개최, 농림축산식품부·국민안전처·농촌진흥청·경찰청과 함께 마련한 ‘농기계 안전사고 예방대책’을 논의, 확정하고 즉시 추진키로 했다.

농기계 사고가 봄·가을철(5~10월)에 집중되고 있고, 본격적인 영농철에 접어들어 안전사고가 잇달아 발생함에 따라 농민 보호와 안전한 농촌 환경 조성을 위해 예방중심의 안전대책을 마련하게 된 것이다.

또한, 소방본부는 농민들을 상대로 안전수칙이행을 강조하고 농림축산식품부는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지난 4일을 ‘농업기계 안전사고 예방의 날’로 정하고 교육·홍보 등을 실시하기도 했다.

경찰 역시 해당 지역 주민들을 찾아 야광판 부착과 안전한 농기계 운행에 대한 교육과 홍보에 나서고 있다. 각 기관은 안전사고 예방교육, 운전 및 정비교육을 확대·실시하고 농업기계 사고 사진전시를 통해 사고위험에 대한 경각심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빈번하게 발생하는 농업기계 사고에 대비하여 정부에서 보험료의 50%를 지원하는 농기계종합보험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여 농업인의 피해를 최소화할 예정이다.

 

 임실경찰서 이철수 교통관리계장
 - 농촌지역의 필수품 농기계, 안전 운행만이 사고 예방

경운기 등 농기계 교통사고를 예방하려면 농기계 사용 요령을 숙지하고 음주운전은 절대로 하지 않는 등 운전자 자신이 안전수칙을 지키는 것이 사고예방의 지름길입니다.

저희 임실경찰서는 본격적인 영농철을 맞아 임실읍 장재리 마을회관 앞 공터에서 경운기 20여 대에 야광반사지 부착과 야광페인트 도색을 실시했습니다.

이는 영농철 경운기 등 농기계 운행이 빈번하고 특히 동이 트기 전 일을 나가 해가 질 무렵에 일을 마치고 운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야간에는 시인성 부족으로 사고 위험성이 높고 사고 발생 시 치사율도 높아 농기계를 식별할 수 있는 반사판 관리가 중요합니다.

아울러 농기계는 자동차가 아니기 때문에 도로에 나와도 운전자에 대해 음주단속을 할 수 없으므로 자동차보다 조작이 더욱 까다롭고 안전장치가 부족한 농기계를 음주상태로 운전은 절대 금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농기계 운행 시 운전자의 시야 또는 레버조작에 방해될 수 있는 장소인 운전석 또는 적재함에 탑승시키지 말아야 하고 도로교통법을 준수해 다른 차량 운전자들이 농기계의 주행을 예측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농업기계는 한순간이라도 방심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반드시 안전수칙을 준수해야 한다는 점을 꼭 기억하길 바랍니다.

설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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