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의회, 초선들의 난에 양당 정면충돌
전북도의회, 초선들의 난에 양당 정면충돌
  • 박기홍 기자
  • 승인 2016.06.12 14: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북도의회가 초선들의 난(亂)에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후반기 원 구성을 놓고 정면충돌하는 사태로 치달을 전망이다. 초선들이 의장단과 6석의 상임위원장 자리를 놓고 국민의당과 협상을 거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 자칫 양당이 사사건건 충돌하는 공멸의 ‘치킨게임’까지 우려된다.

 ■ 더민주 의총, 초선의 반란: 지난 10일 전북도의회 2층 의원총회 실에서는 험악한 소리가 문밖으로 새 나왔다. 더민주 소속 도의원들이 원내대표 선출과 후반기 원 구성을 둘러싼 내부 조율을 위해 27명이 모인 자리였다. 국민의당 소속 도의원 8명을 겨냥, “당을 박차고 나간 사람들에게 무슨 부의장과 상임위원장 자리를 주느냐”는 강경론과 “더민주가 원 구성을 독식하면 ‘다수당의 횡포’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어느 정도는 배려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유화론이 격하게 싸웠다는 전언이다.

 오후 4시께 시작한 더민주 의총은 1시간가량 논쟁을 거듭했고, 오후 5시 20분께 정회했다. 의총장을 나온 의원들의 얼굴은 모두 일그러져 있었다. 일부에서는 “더민주 소속 의원 28명 중 19명이 초선이다. 이들의 고집을 꺾기 힘들다”며 난감한 표정을 짓는 모습도 연출됐다. 처음엔 ① 국민의당에 한 석도 줘선 안 된다 ② 부의장 1석 허용 ③ 상임위원장 1석 허용 ④ 부의장과 상임위원장 1석 등 2석 허용 등 4가지 안이 나왔다. 하지만 초선들이 반발했고, 정회 후 투표를 통해 국민의당과 협상 반대 14표, 협상 추진 11표 등으로 확정됐다. 협상 반대론이 우세한 것은 국민의당에 상임위원장을 한 석이라도 배분하지 말자는 뜻이어서 논란이 불가피해졌다.

 ■ 국민의당, 모든 협조 거부: 이날 더민주 원내대표로 선출된 박재만 의원(군산 1)은 “당초 원 구성 배분 문제를 놓고 국민의당과 협상하자는 분위기였는데, 막상 표를 까보니 협상반대로 나와 난감하다”며 “10분 정회 자리에서 의견이 확 달라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더민주는 이와 관련, 의장과 부의장 2석, 상임위원장 6석 등 모두 9석을 독식할 공산이 매우 커졌다. 현행 시·도의회 의장단 선출은 후보자 정견발표와 무기명 투표에 의한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수 득표자로 정하는 까닭에 수적 우위를 보이는 더민주가 마음만 먹으면 독식 가능하다. 38명의 도의원은 더민주 28명에 국민의당 8명, 새누리당 1명, 무소속 1명 등으로 구성돼 있다. 상임위원장 선출도 의장선거에 준하여 본회의에서 선거를 하도록 돼 있어, 상임위원장도 더민주의 독식이 가능하다.

 국민의당 의원들은 “더민주가 원 구성을 독식하겠다면 향후 의회 일정을 모두 보이콧할 것”이라며 “수적 우위를 보인다고 다수당이 마음대로 횡포를 부리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국민의당은 부의장 1석과 상임위원장 2석 등 3석을 희망하는 상황이어서 후반기 원 구성을 둘러싼 양당 간 갈등과 마찰이 불가피해졌다.

 국민의당이 모든 일정을 전면 거부 할 경우 이달 27일 원 구성을 마무리한다는 일정부터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된다. 더민주 박재만 원내대표는 “표결은 협상 반대가 나왔지만 원만한 의회 진행을 위해 다시 한번 토론을 해볼 생각”이라며 “국민의당도 3석을 고집하면 협상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기홍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