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에 충성하는 길
국가에 충성하는 길
  • 이규수
  • 승인 2016.06.12 14: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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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 전 모 중학교 2학년 교실을 찾았다. 공직자로서 학생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기 위한 ‘멘토’의 임무를 부여받고 기대속에 교실에 들어섰다. 학생들과의 만남에 한껏 기대에 부풀어 수업을 시작하려고 하였으나, 학생들은 수업시작 시간이 되었는데도 삼삼오오 모여서 큰 소리로 떠들고 있었다. 모두 조용히 자리에 앉으라는 얘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떠들고 있는 것이 아닌가? 좀 더 큰소리로 간신히 자리에 앉히고 나서 학생들에게 장래에 하고 싶은 일이나 꿈에 대해 1분정도 앞으로 나와 발표하게 했다. 또 한 번 놀란 것은 대부분의 학생들이 꿈이 없다고 하면서 이름만 밝히고 그냥 들어가는 것이 아닌가.

  바로 중단시키고 학생들에게 다시 꿈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라고 했다. ‘꿈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은 삶의 목표와 방향이 다르고 그 사람의 모습과 가치관이 다르다.’ ‘꿈이 있는 사람은 생활에 희망과 열정이 더해져 학교생활도 즐거울 것이다.’라는 말과 함께 성공한 사람의 사례와 내 개인에 대한 성장과정도 잠깐 소개했다. 그리고 나서 ‘여러분들의 꿈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본 후 정성껏 발표하면 모두 기록해 소원 성취하도록 중보 기도해 주겠다.’며 다독여 주며 다시 말하도록 했다. 그래도 꿈이 없다고 말하는 학생이 있어 씁쓸한 마음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수업을 마치고 교실을 나오는데 뒤따라 나오면서까지 자기 꿈을 꼭 기록해 달라고 하는 학생도 있었다. 여기서 많은 것을 느꼈다. 우리 모두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믿음직한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그들이 건강한 꿈을 가지고 펼치도록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고.

  이와 관련, 일선 행정기관에서 근무하고 있는 본인은 청년기의 사회복무요원들을 매일 현장에서 접하고 있다. 그중에는 정말 성실하고 예의바른 모습으로 근무하는 사회복무요원이 있는 반면,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어 안타까운 마음이었다. 고민 끝에 불성실하고 일탈을 하는 사회복무요원들을 변화시킬 방법으로 가장 가까이에서 함께 부대끼며 생활하는 담당계장들을 대상으로 ‘마음의 울림’을 전할 수 있는 ‘정서·소통’ 교육을 하게 했다.

 각 팀에 소속된 사회복무요원들의 성향을 먼저 분석해 실태를 파악하여 내 가족 또는 내 아들이라고 생각하며 먼저 관심과 사랑을 주길 당부했다. 그것도 ‘진정성’이 담긴 사랑으로 보듬어 주라고 했다. 그리고 1:1 면담을 통해 그들의 고충과 애로사항을 ‘정성과 마음’을 다해 들어달라고 했다. 특히 면담하면서 사회복무요원의 역할과 임무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려주고 그 일을 못했을 때에는 그에 따른 책임과 의무가 있다는 내용과 함께 밀착대화를 통해서 ‘정서?소통’ 교육에 힘써 줄 것을 당부했다. 한편 칭찬과 격려를 통해 용기를 북돋워 주고 성실한 사회복무요원에게는 표창 및 특별휴가 등 보상도 함께 해달라고 했다.

 그랬더니 많은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대책이 없어 보였던 일부 사회복무요원들의 불성실한 행동이나 태도가 차츰 개선되는 것이 아닌가. 특히 복무부적응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회복무요원에게는 따뜻한 관심을 보이며 친근감 있게 ‘이름’을 불러주니 더 인사도 잘하고 예전보다 훨씬 더 밝아진 모습에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그렇다. 청소년들이 지식만을 강조하는 성적지상주의에서 벗어나 예절과 봉사, 그리고 나눔?희생을 배우는 교육이 진정 국가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척도가 될 것이다. 또 가장 혈기왕성하고 젊음이 넘치는 청년기의 사회복무요원들이 군 복무가 자기발전과 미래의 꿈을 키우고 기본 ‘틀’을 닦는 정신수양을 연마하는 복무기간이라는 사실을 심어주기 위해 우리사회는 함께 노력해야 한다.

 모쪼록 청년기의 군 복무가 삶의 좌표로 작용해 긍정적인 삶의 변화를 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보다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사실을 상기하며,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작은 나의 역할과 책임이 곧 나라의 앞날을 책임지는 밑거름이 될 수 있음을 감히 제언한다.

 이규수<전북지방병무청 정책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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