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올 전세 임대세대고 반전세는 극소수에 불과한데 그 사람들의 불만이 뭐가 대단하다고 기자님까지 나서서 취재를 하는 겁니까? 비싸고 마음에 안 들면 나가면 될 것 아닙니까”
임대 아파트 입주 시 보증금이 부족해 월세로 보증금을 대체하는 보증금 월 임대료 전환이율이 저금리 시대에 맞지 않게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에 대한 회사입장을 듣기 위해 전화를 걸었지만 영무건설 한 간부는 이 같은 말로 답변을 마쳤다.
지난 2009년 하가지구 영무 임대아파트의 임대조건은 올 전세 보증금이 8천990만원이며 반전세 임대조건으로 입주할 경우 보증금 5천600~5천800만원에 월 임대료가 40만원으로 전환이율이 15%로 계산돼 당시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만 6년이 지난 현재.
초저금리가 계속되면서 전환이율이 입주당시보다 낮아졌는지 취재하기 위해 전화를 했지만 이 관계자는 현재 올 전세금액은 9730만원이라는 답변을 끝으로 반전세 임대조건에 대한 질문에 이 같이 불쾌한 심정을 여과 없이 드러내며 내동댕이치듯 전화를 끊은 것이다.
물론 하자지구 임대 아파트가 입주 초기부터 물이 새는 가하면 곰팡이가 잔뜩 끼는 일로 입주민들과 마찰을 빚었고 최근까지도 임대료 인상문제로 갈등이 깊어져 이 같은 사실을 보도했던 전북지역 언론에 안좋은 감정을 갖고 있는 것은 이해가 된다.
하지만 분양당시에는 온갖 미사어귀를 사용하며 아파트를 홍보해 놓고 이제와서 “마음에 안들면 나가면 될게 아니냐”는 말은 지나친 막말이며 기자 개인 뿐 아니라 이곳 입주민들과 나아가 전북도민 전체를 무시하는 의도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하지만 분명 입주민들이 낸 임대료로 회사수익을 내서 그 돈으로 월급을 받는 입장으로서 할말은 아닌 것 같다.
사실 영무건설이 전국 도급순위 170위 2군 중견기업으로 성장하기 까지는 전북도민들의 힘이 컸다.
지난 2006년 당시 이름조차 생소했던 영무건설이 전주 반월동에 영무 예다음 아파트를 분양했을 때 성공리에 분양을 마쳤고 익산 송학동과 부송동에 이어 전주 중화산동, 평화동에서 아파트 분양에 잇따라 성공하면서 오늘날 성공신화를 쓰게 됐다는 사실은 전북도민들에게 이미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앞서 신일과 동도, 광진같은 전북지역 주택건설업체들이 잇따라 부도사태로 쓰려지면서 당시 전북주택건설시장이 무주공산 상태였긴 했지만 도민들이 광주업체에 대한 반감만을 가졌다면 과연 오늘날의 영무건설이 있을수 있었을까.
가뜩이나 전북의 광주 예속화로 피해의식이 도민들의 밑바탕에 깔려 있는 상황에서 영무건설 한 간부의 오만함이 전주지역에 임대아파트를 공급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또 다른 광주지역 업체에게까지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되는 대목이다.
비록 10년 세월이 지났지만 전주에 첫 입성당시 영무건설 임직원 대부분이 창업자가 김제출신인 라인건설에서 일했기 때문에 전북에 무한한 애정을 갖고 있다고 말했던 태도와는 너무 달라진 것 같아 씁쓸함을 지울수 없다.
이종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