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오절의 세시풍속
단오절의 세시풍속
  • 고재흠
  • 승인 2016.06.06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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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력 5월 5일 단오절을 맞았다. 단오절은 조선 시대 때 중종 13년(1518년)에 우리나라 설·한식·추석과 더불어 4대 명절의 하나다. 일 년 중 가장 양기가 왕성한 날이라 해서 큰 명절로 여기며 여러 가지 세시 풍속행사가 이어져 왔다.

형초세시기에 따르면 중국 초(楚)나라 ‘회’ 왕 때 굴원이라는 충신이 있었다. 그는 충직하고 고결하며 문장이 높아 벼슬이 ‘삼려대부’ 까지 올랐다. 그런데 간신의 무리가 시기 질투하여 참소하니 왕이 그를 소홀하게 대했다. 그는 유명한 ‘이소경·어부사’ 등 여러 편의 글을 지어 그 심회를 풀고 5월 5일 멱라수라는 강에 몸을 던졌다. 그의 죽음을 슬퍼하던 사람들이 해마다 그 날 굴원의 제사를 지내고 영혼을 위로하는 풍속이 있었기 때문에 ‘수릿날’ 로 불렀다.

 단오의 단(端)자는 첫 번째를 뜻하고 오(午)자는 오(五) 즉 다섯을 나타냄으로, 단오는 초닷새를 뜻하는 말이다. 단오절을 천중절(天重節), 중오절(重五節), 단양(端陽), 오월절(五月節), 술의 날, 수릿날이라 고도 한다.

 단오를 명절로 삼은 뜻은 중국 한나라 때도 있었던 일이며, 중국에서 우리나라에 들어온 풍속이다. 그러므로 우리나라에서는 3월 3일(삼짇날), 5월 5일(단오), 7월 7일(칠석), 9월 9일(중양절)처럼 홀수가 겹치는 날은, 홀수를 양수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생기를 돕는다하여 명절로 삼았는데 5월 5일도 이러한 뜻에서 명절로 삼은 것이다. 특히 단오절은 1년 중 만물이 생장하는 기운이 가장 왕성한 때이므로, 단옷날을 ‘청중가절’이라고 불러 더욱 성대하게 지냈다.

  단오절은 신라 때부터 이날을 ‘수리·수뢰’ 라고 하여 큰 명절로 행사를 치렀다. 고려 시대 때는 9대 명절에 속했으며, 조선 시대에는 남자들은 공치기, 편싸움, 씨름대회, 탈춤, 윷놀이 등을 하였다. 이런 씩씩한 놀이를 하게 된 것은 북방 민족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평소 외출이 쉽지 않았던 여성들이 이 날 만큼은 마음놓고 바깥 나들이를 할 수 있는 기다림의 날이었다. 창포물에 머리를 감고, 그네 뛰기 등으로 즐거운 하루를 지냈다.

조정에서는 단옷날에 내각, 옥당(홍문관), 한원(예문관)의 여러 신하들이 단오 첩(貼)을 지어 올려 대궐의 기둥에 붙이기도 하였다. 공조에서는 부채를 만들어 임금에게 진상하였고, 나라에서는 이 부채를 재상과 여러 신하에게 나누어 주었다. 이 부채를 절선(節扇)이라고 하고, 그 외 승두선, 어두선, 합죽선, 반죽선 등 20여 가지 이름이 있다.

단옷날에는 관상감에서 붉은색 ‘천중부적’을 만들어 대궐에 바치면 대궐에서는, 그 부적을 문 위에 붙여 나쁜 귀신들을 물리친다. 민간이나 양반가에서도 부적을 붙였다. 내용은 “5월 5일 천중절에 복록을 얻고 많은 귀신과 404가지의 병을 소멸하라” 는 주문을 쓰거나 혹은 그림을 그려 붙이기도 하였다.

동국세시기에 따르면 농사를 위주로 살았던 우리선조들은 모내기가 끝나면 풍년을 기원하는 기풍제(祈豊祭)를 지냈다.

이날이 되면 모든 가정에서는 취떡과 쑥떡을 해 먹고 차례를 지내기도 하였는데,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 새 옷으로 갈아입고 즐겁게 노는 풍속이었다.

아침 이슬이 마르기 전 이른 아침이 가장 양기가 왕성한 시각이므로 약쑥과 익모초를 베어 말려 두었다가 약재로 쓰면 효력이 많다고 해서 이것들을 베느라고 모두 들로 나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었다.

동해는 강릉, 서해는 법성포, 내륙은 전주, 경북 사인의 단오제가 가장 유명했다. 특히 강릉단오제는 무형문화재 제13호로 지정된 뒤 200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명성이 높다.

 우리 고을 전주 단오제는 5월 9일~10일 덕진공원에서 “에헤야~ 전주 단오! 덕진 연못 물맞이 가세” 라는 주제를 걸고 큰 행사를 치른다니, 삭막한 사회의 정서를 뒤로하고 이날만큼은 덕진 연못 창포 향에 취해보면 어떨까 싶다.

 <수필가 고 재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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