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훈의 달 의미를 되새기자
보훈의 달 의미를 되새기자
  • 백경태
  • 승인 2016.06.02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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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만큼이나 어여쁜 연두빛 잎들이 꽃 진 자리를 물 들이며 나날이 초록으로 물들어가는 푸른 신록의 계절인 6월이다.

나라사랑의 상징인 6월은 ‘호국보훈의 달’로 나라를 위해 공헌한 국가유공자와 그 유족의 영예와 자긍심을 고취하고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의 나라사랑 정신을 되새기고자 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6월 한 달을 호국보훈의 달로 정한 것은 물론 현충일, 6.25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일 년 가운데 한 달 동안만이라도 바쁜 개인의 생활 속에서 국가에 공헌하고 희생하신 분들을 한 번쯤 깊이 생각하고 감사의 마음을 갖자는데 있다.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평화, 풍요는 자신의 목숨을 아끼지 않고 조국을 지킨 호국장병들의 고귀한 헌신과 희생 위에서 이뤄낸 역사의 산물인 것이다.

그러나 순국선열을 기리는 호국보훈의 날에 의미가 자라나는 젊은 세대에겐 그 의미가 퇴색해지고 잊혀 가는 것이 우리의 안타까운 현실이다. 미래를 이끌어 갈 청소년들의 대부분이 현충일이나 6.25에 대해서 그 상징적 의미는 물론 역사적 의의 등을 제대로 알지 못하며 그저 학원 안 가는 날, 쉬고 노는 날로만 인식하고 있다고 하니 실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먼 훗날 이 나라를 짊어질 청소년들의 이러한 충격적인 인식에는 기성세대의 호국보훈 의식 부재에서 비롯된다. 매년 현충일에 조기(弔旗)를 게양하지 않는 집이 늘어나고 국내외 여행객은 최고치를 경신하는 이 상황 속에서 그냥 공휴일쯤으로 생각하는 기성세대가 있는 한 청소년들에게 나라사랑 정신과 안보의식의 중요성을 고취시키기는 어려워 보인다.

결국, 우리사회 전반의 보훈의식 약화는 필연적으로 국가안보의식 해이로 직결되기 마련이며 또한 해이해진 국가 안보의식은 우리의 삶을 송두리째 빼앗아 가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몇 해 전 한국청소년개발원이 한·중·일 세 나라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의식조사를 한 결과에도 확연히 나타난다. `만약 다시 전쟁이 나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앞장서 싸우겠다는 응답이 일본은 41%, 중국은 14.4%, 우리 한국은 10.2%에 불과했다고 하니 장차 우리나라를 책임지고 이끌어갈 세대의 생각에 걱정과 함께 어른들의 책임이 크다고 할 수 있겠다.

제방의 작은 구멍에서 새어 나오는 물은 결국 커다란 균열을 일으켜 제방을 무너뜨린다. 이러한 개개인의 안보의식들은 결국 사회를 위협하고 국가를 위협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특히 다음 세대의 주인공인 청소년들의 안보의식은 곧 우리나라의 미래이자 희망이다. 그들의 마음속 한곳에 영원히 꺼지지 않을‘호국의 불꽃’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청소년들에게 나라를 위한 희생에 대해서는 끝까지 책임진다는 국가적 의지를 보여주고 더 큰 대한민국을 만드는 원동력이 나라 사랑하는 마음을 깨닫게 해주는 것이 이제 우리 세대의 큰 과제라 할 수 있겠다.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고 역사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는 국민들로 이루어진 국가의 내일은 없다. 이미 해외 여러 나라에서는 기억하고 되새기고자 하는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프랑스 파리의 개선문광장‘기억의 불꽃’과 미국 버지니아주 알링턴 국립묘지에는‘영원한 불꽃’이 불을 밝히고 있으며 러시아 모스크바 알렉사드로프 공원과 캐나다 오타와 국회의사당 과장에도‘꺼지지 않는 불’이 타오르고 있다.

국가와 국민, 가족을 위해 목숨 바쳐 싸우고 희생한 분들에 대한 존경과 감사의 표시 이러한 예우들은 국가와 국민이라면 모두 가져야 하는 최소한의 배려이며 국가로서는 당연히 해야 할 기본적인 의무일 것이다. 이분들을 추모하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이번 다가오는 현충일에는 자녀와 함께 조기를 게양하고 인근에 있는 충혼탑을 방문해 보자. 이보다 더 좋은 나라사랑 교육은 없을 것이다.

백경태<전라북도의회 운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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