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과 비현실의 세계
현실과 비현실의 세계
  • 박승환
  • 승인 2016.06.01 18: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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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금만 더, 한발 앞에는 전혀 다른 세상이 기다리고 있다.

 아무도 함께 가지 않는, 오로지 나 혼자 만의 길. 한발만 더 내딛으면 끝없는 낭떠러지로 두려움이 엄습해온다. 반면, 그 뒤에는 가장 즐겁고 예기치 않는 신세계도 기다리고 있다.

  현실과 비현실의 세계… 요즘 트랜드인 가상현실 즉, VR(Virtual Rieality)이다. 서로 공존하고 있으며 무엇이 현실인지 비현실인지도 구별도 쉽지 않다. 필자가 약 20년 전쯤 디즈니랜드 출장 시 경험한 지구 속으로의 가상체험은 커다란 충격이었다. 하지만, 요즘 그 정도로는 명함도 못 내민다. 지금 당장에라도 누구든지 쉽게 새로운 체험을 느낄 수 있다. 요즘 뉴스에서 확인했듯이 이유도 없이 일어나는 ‘묻지 마’ 사건들의 볼 때 차라리 간단한 스마트폰 앱을 통해 나 혼자의 세상에서 살아가는 것도 이제 머지않은 듯하다. 재택근무를 하며, VR을 이용해 아름다운 자연을 벗 삼아 운동을 하고, 샤워실에서 마사지와 피부 관리를 받은 후 로봇이 준비해준 나의 건강에 가장 적합하고 이상적인 식단으로 아침을 먹는다. 그날 기후에 따라 취향에 맞는 의상을 골라주는 대로 입고, 전날 밤에 있었던 복잡한 업무를 인공지능이 잘 분류해준 내용을 보며 하루를 시작한다, 새로운 세상이 다가온다. 주인공인 VR(Virtual Rieality)을 이야기 하려면 요즘 가장 트랜디 한 SXSW(South by Southwest)를 넘어갈 수 없다. 포괄적 엔터테인먼트 및 미디어 산업을 포괄하는 행사로 올해에는 뮤직 페스티벌 부문에서는 제자의 자녀가 활동하는 ‘마마무’라는 걸 그룹도 참가했다고 해서 화제에 올랐다. IT부문에서는 당연 VR(Virtual Rieality)이 대세다. 그 외 또 하나는 지난번 칼럼에 인용한 인공지능이다. 이 두 가지가 요즘의 대세이며 모든 국가 및 기업은 여기에 매진하고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로봇은 이제 공장 안에서 나와 일반적 대중에게 적극적으로 다가와 실제로 교감을 나눌 수 있으며, 여러 가지 ‘결정증후군’을 앓고 있는 많은 현대인들의 고민을 덜어주었다. 불확실한 랜덤보다는 입체적으로 생각해서 ‘다층구조신경망’이라는 어려운 학문적 연구를 통해 탄생한 ‘딥러닝’이라는 모델이 정해주는 대로 추천을 받는다. 또한 IBM이 개발한 인공지능 ‘왓슨 톤 애널라이저’라는 프로그램을 활용한다면 누구나 훌륭한 글쓰기도 가능하다. 한두 문장만 넣으면 알아서 주인의 성격, 감정 등을 파악해 적절한 어휘를 찾아서 고급진 문장을 만들어 낸다. 인공지능은 많은 학습을 데이터를 통해 계속해서 진보한다. 다시 말해서 한 달여 남짓 된 이세돌의 상대인 ‘알파고’는 이미 지난 모델일 뿐이다. 인류가 로봇을 꺾은 단 한 번의 마지막 대국으로 영원히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인간, 로봇의 우위를 비교보다는 그 위에 인간과 로봇을 합한 새로운 부류가 생성되는 시대…. 영화 같은 시대가 도래될 수도 있다. 그 역시 가상현실일지도 모른다.

 요즘 예술을 한다는 사람들은 고민이 많다. 특히 이미 오래전에 고인이 된 대가들의 화풍을 그대로 그려낸다는 로봇…. 현장에서만 감동을 느낄 수 있다고 하지만 간단한 스마트 앱으로 구현된 VR을 통해 현장에 가지 않고도 훨씬 더 생동감 있는 작품의 감동을 느낄 수 있고, 유명작가들과도 대화까지 나눌 수 있다면? 우린 준비해야 할 것이 너무 많다.

 플랫 홈의 시대는 저물어간다. 결국, 콘텐츠가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지역은 어디든 상관없으며 매회 전 세계를 떠돌아다녀도 전혀 문제가 없다. 오히려 새로움에 대중들에게 기대치를 높여줄 수 있다, 올해는? 내년은? 어디서 어떤 콘텐츠로 진행될까? 결국, 콘텐츠에 탄탄한 가상현실이 아닌 직접적으로 체험이 가능한 하드웨어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발전시키며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지역은 이 사실을 직시하여야 하며, 먹고 마시고, 춤추고 노는 문화 외에도 인간의 본질적인 감성에 호소하는 새로운 콘텐츠에도 관심을 두고 적극적인 유치에 고민해야 한다. 전주국제사진제가 폐막했다. 시각예술과 전통문화의 하나인 전통시장과의 접목으로 새로운 도전으로 평가되었지만 갈 길은 험난하다. 하지만, 인간이 위대한 이유는 험난하고 고행길인 줄 알면서도 그 길만을 꾸준히 걸어간다. 절대 수치적 계산으로는 나올 수 없는 이상한 부류다. 이것이 인간이다.

 박승환<전주대 시각디자인학과 교수/전주국제사진제 운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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