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미앙 와인밸리
하미앙 와인밸리
  • 김경섭·김상기 기자
  • 승인 2016.05.31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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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과 이야기가 있는 지역문화 현장연수<2>

하미앙 와인밸리는 버스도 다니지 않는 지리산 자락 외진 곳에 위치해 있으나 지난해에만 7만여 명이 다녀갈 정도로 관광객들이 줄을 잇고 있다.

 “하미앙은 함양을 풀어서 고급스런 감각으로 만든 브랜드죠. 프랑스의 세계적인 포도재배지 보르도, 마고, 부르고냐 지역을 둘러 보았을 때 지역명을 딴 샤또 마고, 샤또 부르고냐가 있었어요. 함양을 브랜드로 만들려니 발음이 딱딱하고 어감이 안 맞아 고민을 하다가 문득 풀어보자는 생각을 했지요. 함양을 풀어보니 ‘하미+양=하미앙’이 되었어요.”

 하미앙 와인밸리는 경남 함양의 영농기업 ㈜두레마을(대표 이상인)의 머루와인 브랜드 ‘하미앙’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유럽풍 산머루테마농원이다. 버스도 다니지 않는 이 외진 곳을 찾아 지난해에만 7만여 명이 다녀갔고, 향후 관광객 10만 명 유치를 공공연히 장담할 정도다. 관광농업의 성공신화를 써내려가는 6차 산업 모범사례가 여기 있다.

 우리고장 무주군도 대표적 특산품으로 머루와인을 내세우고 있다. 무주는 전국 머루생산량의 32%를 점유하는 머루 주산지다. 덕유양조와 샤또무주, (주)붉은진주, 무주군산림조합, 산들벗 등 5개의 와인공장에서 구천동머루와인과 샤또무주, 붉은진주, 루시올뱅, 마지끄 등을 생산한다. 특히 무주양수발전소의 작업터널을 리모델링한 머루와인동굴은 전국적으로도 인기가 높다. 그럼에도 무주 머루와인은 인지도와 관광객 유치에 있어 ‘하미앙’을 넘지 못하고 있다. 6차 산업에 대한 근본적 고민이 필요한 때다.

 

▲ 이상인 대표가 하미앙 와인밸리의 성장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이 대표는 몇 번의 좌절에도 굴하지 않고 지금의 와인밸리를 구축한 장본인이다.

 ◆ 6차 산업

 농산물 생산이 1차 산업이라면, 제조 및 가공은 2차 산업, 생산된 제품이 체험 및 관광, 서비스 등과 연계되면 3차 산업이다. 농업 6차 산업은 1·2·3차 산업의 융복합을 통해 농촌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산업을 말한다. 1·2·3을 더해도, 곱해도 6이 나오기 때문에 6차 산업이라 부른다.

 하미앙 와인밸리는 6차 산업의 전형을 보여주는 곳이다. 2015년 한 해만 봐도 대통령 표창, 전국 6차 산업화 우수사례 경진대회 금상, 경상남도 주최 6차 산업 우수사례 경진대회 최우수상 등을 연이어 수상했다.

 이 외진 곳을 찾는 방문객은 계속 늘고 있다. 2012년 5천여 명이던 방문객은 2013년 1만 5천여 명으로 늘었고, 2014년 5만 명에 육박하더니, 지난해에는 7만 명을 넘어섰다. 방문객이 늘면서 유통과정을 생략한 직접판매비율도 2012년 15%에서 지난해 60% 정도로 높아졌고, 그에 따라 수익률도 15%에서 45%로 수직 상승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15억 원 가량이다.
 

▲ 시골길을 한참이나 달리면 언덕위에 뜬금없이 유럽풍 건물과 정원이 들어온다. 프랑스를 연상케 하는 ‘하미앙 와인밸리’에 들어서면 이국의 음악 ‘샹송’이 귀를 즐겁게 한다.

 < 1차 산업: 산머루 재배 > 하미앙 산머루는 서늘한 기후에서 잘 자라는 야생의 특성을 살려 해발 500m 고지의 지리산 자락에서 재배한다. 계약재배로 인근 50여 농가가 참여하는데, 연간 100~150톤의 산머루를 생산해 2001년부터 2014년까지 50억원 가량의 농가소득을 창출했다.
 

▲ 와인숙성실에는 와인 1만 5천여 병을 담을 수 있는 20여개의 숙성탱크가 있는데, 생산년도 표시해 정확도를 기한다.

 < 2차 산업: 산머루 제조·가공 > 생산된 산머루는 발효와 숙성을 거쳐 와인으로 태어난다. 와인숙성실에는 와인 1만 5천여 병을 담을 수 있는 20여개의 숙성탱크가 있는데, 생산년도 표시해 정확도를 기한다. 와인동굴로 이동하면 1통에 300병의 와인이 들어가는 오크통 100개와 와인 3만병이 빼곡하게 채워져 있다.
 

▲ 와인동굴에는 1통에 300병의 와인이 들어가는 오크통 100개와 와인 3만병이 빼곡하게 채워져 있다.

 < 3차 산업: 유통, 체험, 관광 > 하미앙은 주로 와인쇼핑몰을 통해 온라인으로 판매되지만, 농장을 찾아 시음 후 구매하는 비율이 더 높다. 유통비용이 줄어 소비자는 품질이 좋으면서도 저렴한 와인을 받아보게 된다. 와인밸리 내 카페에 들리면 와인을 맛볼 수 있으며, 돈가스나 비빔밥, 빵 등의 식사도 가능하다. 머루 따기, 와인 담기, 나만의 와인 만들기, 와인 족욕하기, 산머루 비누·쿠키·떡 만들기, 냅킨벽걸이시계 및 탁상거울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거리도 즐길 수 있다.

 ◆ 이상인 하미앙 와인밸리 대표

 외지생활을 하던 이상인 대표는 1985년 귀농, 농민 후계자로 선정돼 10년 간 벼와 채소 등의 농사를 지었지만 남은 건 수억 원의 빚이 전부였다. 파산과 다름없는 상황에서 이 대표 머리에 어릴 적 지리산 자락을 누비며 산머루 따 먹던 기억이 나더란다.

 생각보다 반응이 좋아 이때 생산된 산머루 즙과 주스는 불티나게 팔렸다. 점점 규모가 커지면서 생산량과 직원을 늘렸다. 하지만 ‘고비용 저마진’의 유통시장에 대한 인식부족으로 또다시 어려움을 겪었다. 생산을 늘릴수록 손에 잡히는 돈은 더 줄어드는 상황. 또 한번의 파산위기에 봉착했다.

 이때 “단순 제조업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는 걸 깨달은 이 대표의 선택이 바로 부가가치를 높인 와인이었다. 또한 일본, 미국, 유럽 등 선진농업 견학을 통해 현장에서 직접 판매하는 관광농업의 가능성을 확인하며 “사람들이 찾아오게 하자”는 발상의 전환을 이끌어낸다. 6차 산업 롤모델인 ‘하미앙 와인밸리’는 그렇게 탄생했다.
 

▲ 하미앙 와인은 관람객들이 농장을 찾아 시음 후 구매하는 비율이 더 높다. 유통비용이 줄어 소비자는 품질이 좋으면서도 저렴한 와인을 맛볼 수 있다.

 ◆ 와인밸리

 함양IC에서 나와 구불구불 시골길을 한참이나 달리면 언덕위에 뜬금없이 유럽풍 건물과 정원이 들어온다. 프랑스를 연상케 하는 이름 ‘하미앙 와인밸리’ 간판이 보이면 이국의 음악 ‘샹송’이 귀를 즐겁게 한다. 별천지가 따로 없다.

 와인밸리는 견학코스에 맞춰 누구나 자유롭게 농장을 둘러보면 된다. 보통은 홍보관→와인숙성실→와인동굴→갤러리→하미앙레스토랑(카페)→풍차→머루터널 순으로 진행된다. 관람객은 30-40대와 여성의 비율이 높다. 이들은 숙성실과 와인동굴을 견학하고 카페에서 시음한 뒤 머루터널에서 산책을 즐긴다.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산머루 와인 페스티벌’도 열어 단순 관광을 이상의 가치를 부여했다. 머물며 치유하는 힐링농원으로 만들어 와인 투어의 메카로 육성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하나씩 실현하는 것이다.

 

 함양=김경섭·김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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