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 사회폭력의 그림자
가정폭력, 사회폭력의 그림자
  • 권나리
  • 승인 2016.05.30 15: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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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2신고시스템에 하루에도 몇 번씩 접수 되는 단골신고들이 있다. 그 중 하나인 가정폭력신고는 사소한 말다툼이나 가정환경에 따라 행해진 모욕부터 시작해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신체적 폭행으로까지 이어져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를 낳고 있다. 2014년 한국가정법률상담소의 가정폭력행위자 상담통계에 따르면 부부폭력이 대부분으로 남편이 아내를 폭행하는 경우가 69.9%, 자녀폭력을 동반하는 경우가 11.9%로 나타났으며, 폭력을 행사하는 주원인은 가부장적 성격차이, 음주와 부부간 불신으로 조사되었다. 사회적 여성의 지위와 인식 변화에 따른 사회생활과 남편의 말에 순종하지 않는 것이 갈등의 요인으로 작용하여 배우자를 통제하고자 힘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가정폭력이 부부간에 폭력을 행사하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아동학대, 아동방임 등도 가정폭력에 포함 된다. 가정폭력은 사회폭력의 또 다른 말로 단순히 가정 내 문제로 치부하기에는 사회적으로 미치는 영향력이 상당하다. 2010년 한국가정법률상담소에서 <폭력예방교육 실태 및 폭력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1%가 부모의 폭력을 목격하였고, 68%는 부모로부터 학대를 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가정폭력에 노출된 학생들이 교내 폭력에 가담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부모의 폭력을 목격한 학생들 중 학교 폭력 가해자는 응답자의 64%, 아동학대 경험자들 중 학교 폭력 가해자는 62.9%로 조사되어 이는 가정폭력이 또 다른 범죄인 학교폭력을 야기했다고 볼 수 있다. 

  가정폭력이 낳은 심각한 문제와 사회적 인식의 변화로 국가의 개입과 처벌이 강화되고 있다. 그러나 상담과 치료로 가해자가 개선되었다는 조사결과가 있는 만큼 처벌보다는 당사자를 위한 상담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관계기관의 연계뿐만 아니라 피해자와 가해자의 용기있는 행동이 절실하다. 자신을 위해서, 우리 가족을 위해서 한 번만 용기를 내주면 어떨까. ‘처음하기가 어렵지 다음은 별거 아니다.’라는 말이 있듯이 가정폭력도 마찬가지이다. 더 이상 망설이지 말고 112 또는 여성긴급전화 1366에 도움을 요청해보자. 본인의 용기있는 행동이 자신의 가정을 지키고 아이들의 행복을 만들어 낼 것이다. 

권나리 / 익산경찰서 평화지구대 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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