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환경을 위협하는 요소들
생활환경을 위협하는 요소들
  • 김진태
  • 승인 2016.05.23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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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이첼 카슨은 침묵의 봄이라는 저서에서 농경지 주변의 잡초를 제거하기 위해 도입된 DDT 과다사용으로 꿀벌이 죽고 꽃이 수분할 수 없어 꽃이 피지 않으며 새들은 곤충을 잡아먹을 수 없는 환경과 먹이사슬의 변화가 발생함으로써 결국 인간의 삶이나 생활양상이 변화될 것이라고 경고하였다.

 생태계는 먹이연쇄를 통한 에너지 전달이 끊임없이 이루어진다. 생산자로부터 최종소비자까지 전달되는 에너지는 항상 순환하는데 이 과정에 참여하는 구성원의 종류가 많을수록 에너지손실이 적고 효율적인 공급이 가능하기 때문에 건강한 생태계가 유지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과정 가운데 인위적인 오염물질이나 부산물이 발생하게 되면 점차로 생태계의 전달시스템을 통한 축적이 진행된다. 결국 최종소비자의 체내에 지속적으로 농축되어 전달된 오염물질은 유전을 통해 자손들에게 전달되는데 대표적인 공해병인 이타이이타이병이나 미나마타병을 들 수 있다. 경제성장이라는 근대화 과정을 거치면서 발생하는 대표적 공해병 이외에도 거대도시형성으로 발생하는 대기오염이나 환경오염때문에 생기는 스모그문제 역시 문명화를 표방하는 현대사회의 기술발달과정에서 피할 수 없는 요소들이다.

 한정된 공간에서 다양한 구성원들의 역할이 상호균형을 이루게 되면 각자는 매우 적은 에너지부담을 통해 상당히 효과적인 분배가 가능해지도록 적응한다. 설혹 환경요소의 변화가 발생하더라도 그 충격은 비교적 적고 천천히 전달될 수 있다. 아울러 생물종의 급격한 감소나 멸종까지 발생하는 경우는 매우 희박할 수 있다. 그러나 외부환경변화로 인해 먹이 감소나 서식환경 변화가 발생한다면 소수의 종에 편중되는 우점종이나 우점군중심의 생태계는 매우 심각한 손실을 입게 된다. 망망대해를 바라보는 불가사의한 석상으로 유명한 태평양의 이스터섬처럼 환경변화로 인한 생물다양성의 현격한 감소로 생태계 불균형이 발생하고 결국 인간 역시 생존할 수 없는 섬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최근들어 심각한 미세먼지 발생이 환경문제로 대두하였다. 대부분 환경문제는 어느 특정지역이나 국가에서 발생하더라도 그 영향은 광범위한 지역의 불특정 다수가 피해를 받게 된다는 점이다. 그런 이유로 중국에서 발생하는 황사나 미세먼지에 대한 효과적 대책마련은 쉽지 않다. 중국, 일본, 그리고 대한민국의 환경부장관이 만나 대책을 고민하더라도 논의이상의 가시적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발생현황에 대한 정보공유만으로는 실생활에서 겪고 있는 불편함이 대폭 감소하리라는 가능성은 낮은 것이다.

 현대인들이 생활의 간편함이나 과학적 방식이라고 믿으며 생활에 도입하거나 사용하는 제품으로 인한 심각한 피해사례가 사회문제로 대두하였다. 가습기살균제를 넣어 간편하게 이용코자 했던 많은 사람들이 심각한 후유증을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목숨을 잃거나 심각한 장애를 불러온 제품의 제조사를 상대로 유족들이 항의하고 철저한 원인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효과적이고 간편한 사용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치를 철저하게 악용한 사례인 것이다. 이로인해 겪고있는 고통은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전달되고 이해될 것이다.

 우리들의 생활에는 이처럼 일부러 인지하지 않는다면 그 피해를 입거나 고통을 야기하는 화학제품들이 매우 많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불가분으로 우리 생활과 밀접한 화학제품은 이미 의식주문제에 매우 깊숙하게 자리잡고 있다. 문제는 그 유해성을 철저하게 검증하고 되도록 감소시키는 방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생활환경에서 접하는 수많은 제품들의 유해성에 대해 전문적인 분석을 통해 제대로 알리는 일이 시급하다는 점에서 비록 시기는 지체되었지만, 이제라도 환경부에서 생활화학제품 안전관리에 관심을 쏟는 것은 다행이고 환영할 만 한 일이다. 전라북도 역시 도민을 위한 아름답고 청정한 환경을 위해 이런 문제에 좀 더 각별한 관심을 두고 볼 일이다.

 갈수록 다양해지는 환경문제들이나 질병에 대처하기 위한 관심과 더불어 안전하고 쾌적한 생활환경 조성을 위한 개인위생은 필수적이다. 만물이 생동하는 활기찬 봄 풍경 대신 모든 사물이 죽어가고 시들어가는 우울한 봄 풍경을 묘사했던 침묵의 봄을 반길 사람은 없다. 환경변화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김진태<전라북도 보건환경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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