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타기
자전거 타기
  • 김동근
  • 승인 2016.05.19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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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은 가정의 달이다. 5월 5일 어린이날, 5월 8일 어버이날, 5월 15일 스승의 날이 있다. 어린아이부터 부모, 스승까지 전 세대를 두루 살펴보게 한다. 날씨도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고 야외로 가족나들이 하기 좋은 계절이다. 우리는 아파트단지나 공원, 길거리에서 사람들이 세발자전거나 두발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자전거는 연령제한 없이 탈 수 있고 돈을 많이 들이지 않고도 자신의 체력을 키울 수 있는 유용한 도구이다. 어린 시절 처음 자전거를 탈 때는 세발자전거로 시작하지만, 곧 보조바퀴를 뺀 두발자전거에 도전을 하게 된다.

처음 두발자전거 타기에 도전하게 되면 혼자서는 몇 발자국도 갈 수 없어 누군가 뒤에서 잡아 주어야 한다. 아빠, 엄마를 비롯하여 자전거 타는 것을 도와주는 사람은 자전거 뒤에서 잡아줄 수는 있지만 직접 핸들을 붙잡아 줄 수는 없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스스로 자전거 타는 법을 배울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일정한 시점이 되면 뒤에서 잡아주는 것도 멈추어야 한다. 뒤에서 잡아주지 않아 몇 번씩 쓰러지더라도 다시 일어나서 타게 해야 한다. 자전거는 본인 스스로 노력하지 않으면 배울 수 없다. 세상 모든 일들이 자전거 타기와 별반 다르지 않다. 처음에는 도움이 필요하지만, 일정한 시점이 되면 지속적인 도움이 오히려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기회를 빼앗아 갈 수도 있다. 배워서 스스로 일어날 수 있도록 기다려 주어야 한다.

자전거를 배우면서 몇 번 쓰러져본 사람은 자전거를 누가 잡아주지 않고 혼자 탔을 때의 두려움은 있었지만, 그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계속 도전을 하게 되고 결국 혼자서 탈 수 있게 된다. 어느 정도 혼자 자전거를 탈 수 있는 실력이 되어도 넘어질 수 있다는 두려움을 갖고 있는 사람은 앞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발 디딜 곳을 찾기 위해 땅을 바라보는 경우가 있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자전거를 타게 되면 십중팔구 넘어지게 되어 있다. 앞을 보면서 힘차게 페달을 돌리는 데 집중하지 않고 넘어질 수도 있다는 부정적인 생각을 하고 자전거를 타게 되면 결국 넘어지게 된다는 것을 자전거 타기에서 배울 수 있다. 우리는 처음 접하게 되는 일에 대해서 막연한 두려움이 있다. 대학생들이 창업할 때, 다른 사람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가려 할 때 두려움 때문에 쉽게 포기하게 된다. 설령 시작하더라도 잘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보다는 잘 안 될 거라는 부정적인 생각을 하고 시작한다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창업이나 새로운 일에 도전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 긍정적인 생각을 하고 도전을 하게 되면 본인이 처음 계획한 것보다 훨씬 좋은 결과를 얻을 수도 있다.

자전거를 탈 때 넘어지지 않으려면 중심을 잘 잡아야 한다. 중심을 제대로 잡지 않았는데 페달을 돌리게 되면 앞으로 나갈 수는 있지만, 곧 쓰러지고 만다. 중심을 잡기에 도움이 되는 것은 페달을 계속 돌리기보다는 핸들을 좌우로 잘 조정하는 것이다. 자전거 타기에서는 똑바로 설 수 있는 균형감각을 익히는 것이 페달을 돌리는 것보다 더 우선적이다. 일에 순서가 있다는 의미이다. 우선 기초를 튼튼히 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 후에 초석을 놓고 집을 지으면 튼튼한 집이 완성된다. 아무리 급하다고 해서 일의 순서를 바꾸게 되면 일이 더 늦어지고 엉망이 된다. 자전거 타기에서도 이러한 삶의 이치를 배울 수 있다.

중심을 잘 잡았더라도 만약 페달 돌리는 것을 멈추게 되면 곧 쓰러지고 만다. 신이 난다고, 힘이 있다고 처음부터 힘껏 페달을 돌리게 되면 얼마 가지 못해 힘이 빠져버리게 되고 자전거는 멈춰버리게 된다. 반대로 처음부터 너무 느리게 페달을 돌리게 되면 역시 자전거가 넘어질 수 있다. 자전거가 넘어지지 않고 달리려면 일정한 속도가 있어야 한다. 자전거 타기에서는 힘 조절과 지속성이 무척 중요하다.

정치, 행정, 사업, 그리고 학생들의 공부 등을 비롯한 세상 삶의 이치가 자전거 타기와 별반 다르지 않다. 두려움을 떨치고 스스로 배워야 하고,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앞을 보고 달려야 하며, 지속성을 유지할 수 있는 성실성이 필요하다.

김동근<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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