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도시계획 전문가들!
응답하라! 도시계획 전문가들!
  • 김남규
  • 승인 2016.05.17 18: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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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는 도시계획 전문가가 아니다. 다만, 전주에 살면서 보고 느낀 상식적인 측면에서 말하려고 한다. 전주시의 도시계획에 대해 전문가들의 솔직한 논쟁들이 필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민선 자치 이후 많은 변화가 있었다. 도시가 확장된 것이 대표적이다. 전주역과 아중지구, 중화산동 등에 아파트가 들어서고 상권이 형성되었다. 그리고 서부신시가지가 개발되었고 혁신도시가 들어섰다. 또한, 에코시티 개발이 한창이고 효천지구 등이 개발 중이다.

 도시가 확장됨으로써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것이 상권이다. 개발지역을 따라 상권이 이동되고 원도심의 공동화는 가속되었다. 말이 상권이지 전주역과 아중지구, 중화산동은 유흥주점이 아파트 옆에 즐비하게 들어섰다. 상업용지와 택지 중심의 개발로 개발 이익을 최대한 높여준 것이다. 원도심의 유명한 음식점들이 앞을 다투어 개발지역에 분점을 낸 것도 눈에 보이는 특징 중의 하나다. 상권의 확장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원도심의 작은 건물에서 장사하던 지역민들은 상가 임대료를 내고 영업을 하는 처지가 되었다. 자본시장의 논리에 의해 자연스레 형성된 결과라는 점을 부정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도시 개발과 확장이 가져다 준 결과에 대해서 아무도 평가하려 하지 않는다. 그리고 다시 끊임없는 개발과 도시 확장에 침묵하고 있다.

 전주의 아파트 분양가를 보고 외지인조차 놀란다. 인구도 늘지 않는데 얼마나 더 아파트를 지을지 의문이다. 택지가 개발되고 아파트와 상가가 들어서면 전주시는 취득세와 등록세라는 세수를 얻는다. 그러나 동시에 비용이 발생하는 것은 말하지 않는다. 관공서와 학교를 새로 지어야 하고 도로와 공원의 관리 비용이 발생한다. 생활쓰레기 등 수거 범위가 늘어나고 버스 노선도 늘어나야 한다. 공용주차장도 지어야 하고 상·하수도 관리 비용도 추가되어야 하는 등 행정비용이 동반하게 된다. 도시 확장에 따른 원도심의 공동화를 막기 위해 예산을 투여하고 재개발이 유행하다가 안 되니까 도시재생이라는 이름으로 각종 지원을 하고 있다. 원도심의 학교는 과소화되고 대형아파트단지의 학교는 과밀화되는 부작용이 발생한다. 신도시에 버스노선을 늘리기 위해 굴곡노선을 만드는 등 도시 확장은 시민들의 생활·경제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국민소득이 늘어나고 주거·교육·생활문화의 요구 역시 늘어남으로써 도시 확장의 필연성이 인정된다. 그러나 자본시장의 정글 게임에 도시를 맡겨서는 안 되기에 도시계획이 있는 것이다. 누가 서부신시가지를 ‘명품도시’라고 했는지 모르지만, 전혀 동의할 수 없다. 도청과 경찰청 등 관공서가 옮겨가고 대형 상권이 형성된 것을 제외하고 도시의 조화로운 발전에 어떤 계획과 개념이 반영된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 그리고 혁신 없는 혁신도시, 에코 없는 에코시티가 똑같은 모양으로 개발되고 있다. 적어도 이제 도시계획 전문가들은 이런 전주의 문제에 대해 더 늦기 전에 논쟁할 필요가 있다.

 민선자치 20년 동안 전주의 그림을 그려온 중심에는 김완주 전지사가 있다. 그리고 김 전지사와 도시계획을 함께했던 많은 전문가들이 있다. 도지사도 바뀌고 시장도 바뀌었지만, 정책적 측면에서 도시계획의 변화를 느낄 수 없다. 오랜 침묵을 누가 깰 것인가?

 김남규<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정책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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