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현대사진미디어연구소가 주최하고 전주국제사진제 운영위원회(운영위원장 박승환)이 주관하는 ‘제9회 전주국제사진제’가 14일 전북예술회관에서 개막했다. 일주일이라는 짧은 기간 치러지는 ‘전주국제사진제’의 아쉬움을 달래고자 눈여겨 볼 인물과 섹션을 기록한다. <편집자주>
‘전주국제사진제’는 지난 8년 동안 매년 주제를 잡고, 그 주제에 합당한 작가 나름의 사진 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작가들을 섭외해 작품을 선보여 왔다. 그만큼 사진은 가볍지 않았고, 그 철학 또한 뿌리 깊었다. 올해의 주제도 의미심장하다. ‘FACT/FICTION(진실과 허구)’.
이 주제는 지난해부터 ‘전주국제사진제’와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에릭 윅스(Eric Weeks)가 고민 끝에 내놓은 결과물이다. 한국인 제자를 둔 덕에 한국, 그리고 ‘전주국제사진제’를 알게됐고 지난해 첫 방문에서 운영위원들의 따뜻하고도 사려깊은 모습에 꼭 함께 일을 하고 싶다고 소망했던 일이 이뤄지게 된 것이다.
13일 만난 에릭 윅스 전시감독은 “사실이라는 부분은 매체적인 특징으로 현실 그대로를 찍어내는 것을 의미하며, 보다 쉽게는 다큐멘터리 사진을 생각하면 된다”면서 “허구란 사람들이 사진을 볼 때 진실일 것이라는 착각, 작가의 의도가 들어간 진실이 아닐 수도 있는 무엇을 이야기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진이라는 매체가 진실에 가까운가 허구에 가까운가라는 이분법적인 선택보다는 그 사이에 있는 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이러한 주제를 잘 표현하기 위해 사진이라는 매체를 가장 잘 이해하고, 분명하게 드러내 보이는 동시에 스토리를 잘 이해하는 작가를 섭외하는데 공을 들였다”고 덧붙였다.
그렇게 만날 수 있게 된 작가는 뉴욕과 영국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8명이다. 이들 예술가는 감독의 설명대로 현실 세계의 섬세한 디테일들을 주목하는 사진의 기록능력에 전념하기도 하지만, 이 디테일한 작업들이 그들의 작업을 통해서 어떻게 변형될 수 있는가를 과감하게 펼쳐놓기도 한다.
에릭 윅스는 “사진 교육을 받지 않은 일반 대중이라 할지라도, 이번 전시를 예술을 즐기는, 아름다움을 알아가는 마음으로 관람하면 좋을 것 같다”면서 “색감이나 구성 등을 감상하면서 사진이 얼마나 아름다운가를 느끼고 나면 그 후엔 좀 더 디테일한 컨셉을 이해하는 폭도 넓어지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김미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