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고기 못 먹어요. 비싸서!”
“소고기 못 먹어요. 비싸서!”
  • 황의영
  • 승인 2016.05.12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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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고기 못 먹어요. 비싸서!” “소고기는 못 먹고 돼지삼겹살이나 먹죠.” “꼭 소고기를 먹으려면 불고기나 먹든지, 아니면 수입소고기라도 먹어야지요!” 몇 일전 어느 모임에서 참석자들이 소고기 값이 너무 올라 먹을 수 없다며 제각각 한마디씩 하는 소리다. 요즘 고깃집에 가서 등심 1인분(150g)을 먹으려면 4만원은 줘야 한다. 서민들이 회식하면서 먹기에는 부담이 큰 가격이다. 소비자들이 식당에서 사먹는 소고기 값이 전에 더 많이 올랐다. 네 명이서 등심에 소주라도 한 잔씩 하며 식사를 하려면 족히 20만원은 들어야 한다. 이러니 소고기를 먹을 수 없다는 불평불만이 이곳저곳에서 흘러나온다.

 최근 농협중앙회의 ‘축산물가격동향’에 따르면 소고기 값이 많이 올랐다. 올해 4월 한우고기 kg당 평균도매가격이 18,970원이었다. 전년(2015) 4월 평균도매가격 14,758원 대비 28.5%가 올랐다. 한우등심 소매가격도 많이 올랐다. 지난해 4월 평균 한우등심 1등급 100g에 6,417원에서 올해 4월에는 23.3% 오른 7,910원이었다. 소 값이 많이 올랐기 때문에 소고기 값이 크게 올랐다. 2015년 4월 600kg 암소 한 마리 평균가격이 5,148천원 이었는데 올해 4월에는 25.1% 오른 5,858천원이었다. 소 값과 소고기 값 모두 전년 대비 20~30% 인상됐다. 이렇다 보니 고기식당에서 한우고기 값이 천정부지로 비싸질 수밖에 없다. 2014년 1년 동안 우리국민 1인당 10.8kg의 소고기를 먹었다. 국민 전체가 소고기 542.3천톤을 소비했는데 국내생산이 260.8천톤이고 281.5천톤을 수입했다. 2014년 소고기 자급률은 48.1%였다. 우리가 먹는 소고기의 절반 이상을 외국농민들이 생산한 것을 사다 먹었다는 얘기다. 2015년 수입액은 18억 1,566만 9000달러였다. 그런데 우리 국민 1인당 소고기 소비량이 매년 500~600g씩 늘어나고 있는데 어려움이 더 있다. 자본주의사회에서의 가격은 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에 의하여 결정된다. 수요가 많으면 가격이 오르고 공급이 많으면 가격은 내려간다. 통계에 의하면 우리 국민들의 소고기 소비성향은 앞으로도 계속 높아질 것으로 보여 소고기는 부족할 것으로 예상한다. 소고기 값이 오르지 않기 위해서는 소고기 생산량을 늘리거나 외국에서 수입을 늘리든지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한우 사육동향을 보면 2014년말 2,670천두에서 2015년말 2,561천두로 △4.1% 감소하였으며 2016년 3월말에는 2015년 12월말 대비 △3.25가 더 감소한 2,478천두가 됐다. 소 사육두수가 늘어나야 소고기 가격이 안정되는데 늘어나기는커녕 점점 더 줄어들고 있는 데 문제가 있다. 한우 사육두수가 줄어드는 원인은 2012년부터 한우 수급 조절의 일환으로 진행된 암소감축사업으로 인해 송아지 생산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또한, 소고기 수입가격도 점점 더 오르고 있다. 우리가 주로 소고기를 수입해오는 호주는 수출 증가로 현지가격이 상승했고 미국은 2012년과 2013년 축산밀집지역의 극심한 가뭄으로 번식우를 도태시켜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에 가격이 상승했다.

 소고기 값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우선 한우 사육두수를 늘려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한우 사육농가가 적정한 이윤이 보장돼야 한다. 한우 사육농가가 적정한 이익을 보장받으며 안정적으로 소를 키우기 위해서는 생산비가 절감돼야 한다. 생산비 절감을 위해서는 송아지 가격과 사료가격이 절감돼야 한다. 송아지 가격 절감은 한우 사육농가가 우량종축을 확보하여 송아지를 자가 생산하여 비육까지 함께하는 일관 사육하는 방향으로 경영방식을 변경하면 가능하다. 그리고 사료비 절감을 위해서는 양질의 조사료 급여 비율을 높여야 한다. 축산농가에서는 가을 추수 후에 볏짚뿐만 아니라 자체 사료포(飼料圃)를 경작하여 사료 자급비율을 높여야 한다. 청보리,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옥수수 등 조사료는 육성기 소의 체격을 잘 발달시키기 때문에 장기비육을 하여도 지속적으로 증체시켜 출하체중이 큰 비육우를 만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비싼 배합사료를 대체할 수 있다. 사료업체도 사료가격을 절감하는 방향으로 경영을 합리화하여 사료공급가격을 낮추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이렇게 어려운 때 관련분야의 사람들이 고통을 분담하면서 어려움을 극복해나가야 한다. 한우가 소비자들의 지속적인 사랑을 받아야 축산농가도 살고 사료업체도 사는 것이 아닌가? 소비자들이 부담 갖지 않고 우리 한우를 즐기며 행복해할 그날을 그려보자.

 황의영<경제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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