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총선 한 달, 전북 정치권 재무장
20대 총선 한 달, 전북 정치권 재무장
  • 박기홍 기자
  • 승인 2016.05.11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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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3당 전열 정비

 폭풍처럼 휘몰아친 20대 총선이 끝난 지 13일로 정확히 한 달이다. 민심의 메가톤급 강풍은 기존의 전북 정치지형을 완전히 허물었고, 그 빈자리에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등 3당 체제의 새로운 삼국지를 그려 넣었다. 초유의 사태에 정치권은 아직도 희비의 엇갈림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다.

 전북 상륙작전에 성공한 새누리당은 “여세를 몰아쳐 힘있는 여당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겠다.”라며 칼을 갈고 있고, 안방의 8할을 내준 더민주는 당직자 회식조차 금하는 등 낮은 포복의 자성 모드를 한 달째 이어가고 있다. 새 바람을 일으키며 순식간에 전북 영토를 접수한 국민의당은 당원 확보 등 당세(黨勢)를 늘리는 전열 정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국지 판도는 각자의 생각보다 깊은 상처와 영광을 안겨줬다. 정당 지지율 7.5%를 기록한 새누리당 전북도당은 10개 선거구에 9명의 후보를 공천했고, 전희재(전주갑)와 정운천(전주을) 등 2명을 제외한 7명을 정치 신인으로 내세웠지만 정당 지지율 7.5%를 얻는 데 만족했다. 정 당선자가 파란을 일으켜 20여 년 만에 전북에 깃발을 꽂는 기회를 잡았지만 인사 홀대 등 정권심판론에 휘말려 지난 2008년 이후 최악의 성적표를 손에 쥐는 위기도 맛보았다.

 전북에서 32.3%를 획득한 더민주는 간신히 2석만 건져, 그야말로 민심의 폭탄을 제대로 맞았다. 14개 시·군 중 더민주가 국민의당을 제친 곳은 진안과 무주, 단 2곳에 불과할 정도였다. 전국 제1 야당으로 등극한 기회 이면에 전북은 텃밭을 빼앗긴 고토(苦土)로 전락하는 대위기에 직면해 있다. 7석을 확보한 국민의당은 정당 지지율에서도 42.8%를 획득, 호랑이가 날개를 다는 ‘여호첨익(如虎添翼)’의 개가를 올렸지만 호남당이란 고립의 벽에 부딪혀 있다.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맞은 전북의 3당 앞엔 적잖은 과제가 놓여 있다. 새누리당 전북도당은 당선자 배출에 따른 집권당으로서 전북발전에 일정한 역할을 해야 하는 큰 짐을 지게 됐다. 과거 일방적인 공격 포지션에서 공수(攻守)를 겸해야 하는 까닭에, 공약 이행을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도 짜고 실행 프로그램을 내놓아야 할 것이란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더민주 전북도당은 ‘잃어버린 민심’을 되찾기 위해 반성하는 자세로 도민에게 적극 다가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막상 투표일이 오면 그래도 찍어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투표소 민심’은 이제 완전히 사라졌다”며 “오만의 대가를 혹독히 치른 만큼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는 마음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도당도 민심을 가볍게 보면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 김남규 참여자치 전북시민연대 정책위원장은 “전북에서 정치적 위상이 급격히 높아졌지만 박빙(薄氷)의 승리가 적잖았다”며 “이는 더민주가 못했던 역할을 국민의당이 채우지 못하면 도민들의 선택이 다시 바뀔 수 있다는 경고”라고 강조했다. 전북 1당에 오른 정치권력에 취하지 않고 전북발전의 책무를 지게 됐다는 말이다. 임성진 전주대 교수(행정학과)는 “민생이 심각하다. 지난 총선에서 의외의 결과가 나온 것은 청년들의 저항과 분노가 폭발했기 때문”이라며 “전북 정치가 민심을 회복하려면 민생에 주안점을 둔 개혁 정치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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