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실험대 앞에 선 대한민국 청년의 미래
일자리 실험대 앞에 선 대한민국 청년의 미래
  • 최낙관
  • 승인 2016.05.04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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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연 우리는 지금 대한민국에 사는 국민으로서 얼마나 행복할까? 주관적인 행복감을 누리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러나 안타깝게도 각종 대한민국의 사회경제 지표는 행복보다는 불행에 무게감을 실어주고 있다. 안타깝지만 그렇다. 지금 우리가 체감하고 있는 삶의 무게는 우리 스스로 삶을 부정하고 있고 특히 이러한 현상은 고용절벽과 실업을 경험하고 있는 청년층에 더 집중되고 있다. 단적인 예로 기회만 되면 이 나라를 떠나고 싶다는 젊은이들이 가히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얼마 전 온라인 취업포털 ‘사람인’이 성인 남녀 1,65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8.6%가 이민을 고려하고 있다. 이와 유사한 헤럴드경제와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20~39세 성인 남녀 725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조사결과에서는 거의 10명 중 9명, 무려 86.8%가 이민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누가 과연 이들에게 돌을 던질 수 있단 말인가? 오죽하면 그런 답변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가히 짐작이 간다. 15세에서 29세 인구 4명 중 1명이 일자리가 없는 청년실업 120만 명의 시대에 구직을 갈망하는 청년들의 삶은 그 자체가 투쟁이다. 한마디로 대한민국에서 꿈을 키우는 젊은 청년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우리 모두는 공감하고 있다. 삶의 현실적인 목표인 취업을 위해 엄청난 등록금과 비용을 요구하는 대학교육은 물론 기업이 선호하는 다양한 ‘스팩’들을 채우기 위해 휴학도 불사하고 해외 어학연수는 물론 자원봉사까지 하면서도 결국 고용절벽 앞에서 고개를 떨어뜨리는 수많은 젊은이들이 우리 시대의 자화상이 아닌가. 그래서 지금 청년실업의 문제는 국가적 해결과제로 1순위로 떠오르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인식에도 불구하고 청년들의 삶과 여건이 오히려 나빠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청년들의 한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이미 2013년 10월 ‘중소기업 인력수급 불일치 해소대책’을 시작으로 지난 4월 27일 ‘청년·여성 취업연계 강화방안’에 이르기까지 9번에 걸쳐 청년고용관련 대책을 내놓고 있다. 특히 최근 청년고용관련 대책으로 제시한 방안은 중소기업에 취직한 청년이 300만원을 모으면 정부에서 600만원 그리고 기업에서 300만원을 지원해 총 1,200만원의 자산형성자금을 만들어주는 가칭 ‘청년취업내일공제’를 새로운 대안으로 제안하고 있다. 기존 청년취업인턴제 현금지원 방식으로는 장기근속 및 고용유지가 저조해 청년 경력형성 및 기업 생산성 향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근본적 문제인 양질의 일자리 부족 현상에 대한 해법과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 구조적 개선방안은 없어 국면전환용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다만, 정부가 이번 대책의 초점을 공급자인 기업중심에서 수요자인 청년 중심으로 옮기고 나아가 일자리 중개인 역할을 스스로 자처했다는 점이 새롭다면 새로울 뿐이다. 하지만 새로 도입되는 ‘청년취업내일공제’가 분명히 새로운 해법은 아니다. 고용노동부는 이미 작년 4월 고졸 구직자를 대상으로 이와 유사한 프로그램을 실행한 바 있었기 때문이다. 즉 고졸 구직자가 중소기업에 취업 시 그리고 1년 근속할 때마다 100만원씩, 최대 3년간 300만원을 지급한다는 것이 골자였다. 그러나 그해 연말까지 이용자가 적어 실적 부진으로 문을 내린 실패작이었다. 큰 틀에서 볼 때, 작금의 돈풀기식 일관성 없는 대안으로 구직난에 허덕이는 청년들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 이러한 상황에서 새로운 기대감으로 일자리 실험대 앞에선 대한민국 청년들의 미래가 걱정된다. 지금 중요한 것은 우리의 희망인 청년들이 천덕꾸러기로 전락하지 않고 그들의 꿈을 쏘아 올릴 수 있도록 정부와 정치권은 보여주기식이 아닌 진정성 있는 해법과 대안을 모색해야만 한다.

 최낙관<예원예술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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