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즐기는 전주국제사진축제로
모두가 즐기는 전주국제사진축제로
  • 박승환
  • 승인 2016.05.04 18: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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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죄송합니다…….

 이번 년도 지원공모에서 귀 단체는 명단에 없네요.

 청천벽력 같은 답변이었다. 바로 반응한다.

 왜요? 그럴 리가… 뭐가 부족하지요? 사업계획서가 문제가 있었나요? 작년에 중앙에서도 인정받아서 기금도 많이 받았고, 각 신문방송사에서 인터뷰와 뉴스에도 여러 번 방영되었는데? 충분히 인정도 받은 것 같은데, 뭐가 더 필요 하죠? <…죄송합니다. 뭐라 말씀드릴 것이 없네요.> 이미 게임은 끝났다.

 올해 준비하고 있는 사진축제(전주국제사진제)이야기다.

 필자가 굳이 이 이야기를 끄집어 낸 연유는 공모사업에는 탈락했지만, 나름 인정도 받는데 왜 알아주지 않을까?로 시작되는 넋두리는 아니다. 모든 것에 연유가 있으니 그것을 한번 짚어가 보자는 이야기다. 올해 벌써 9회째, 어른들 말씀에 아홉수라 그런지 악재도 겹친다. 이어서, 믿고 의지했던 지역예술단체 한곳도 협력을 포기하겠다는 전갈을 해왔다. 눈앞이 캄캄해진다. 그리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뭐가 문제일까? 어떻게 해야 지역 사회와 관련기관 모두에게 인정받은 수 있을까? 노동에 가까운 재능기부와 사재 등을 털어 참여해준 위원들에게 참으로 미안한 마음뿐이다.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며칠 전 만났던 지역기관 공무원 한 분의 한 말씀을 빌리면. “아예 쳐다볼 수 없는 단계로 가시면 아무도 뭐라지 못해요!” 맞다! “정답입니다” 가 절로 나온다. 더 노력해야 하고, 많은 사람들이 공감대를 이룰 수 있고, 함께 문화적 혜택도 누릴 수 있도록 철저하게 준비하고 시행해야 한다. 보태서, 자율적으로 집행하려면 기본적으로 자체적 예산확보도 중요하게 다가온다. 원래 문화행사라는 것이 항상 부족하기 마련이다. 문화예술의 선진국인 프랑스 같은 나라에서도 많은 기획자들의 인터뷰 말미엔 결국, 예산 부족문제를 토로한다. 아울러, 확보된 예산 마지막까지 있는 것 몽땅 쏟아 부을 정도로 욕심 많게 집행해야 한다. 남기는 것 자체가 최선을 다하지 않다는 증거다. 항상 부족한 예산은 문화예술인의 어쩔 수 없는 숙명이다.

 수일 전 아침뉴스에 중동의 한 국가와의 MOU체결로 천문학적 규모의 경제협력으로 대박이 날것이라고 한다. 수십 년 전 어느 날, 소주병에 담긴 석유를 들고 이젠 산유국이 된다고 기자회견 했던 그 시절, 거의 대다수가 믿었고, 희망의 노래를 불렀다. 그때 나온 노래가 ‘제7광구’이던가? 그 노래를 불렀던 가수의 이름은 기억 안 나지만 느낌도 좋고 나름 가창력도 훌륭했었던 것 같다. 필자가 관여하고 있는 사진축제도 여러 기관인, 정치인 등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기대감을 받은 건 사실이다. 지역에서 문화예술 활동을 하려다 보니…, 특히 순수작업만이 아닌 규모 있는 행사로 집행하니, 여러 사람들에게 부탁도 하고, 신뢰감도 쌓을 수밖에 없다. 그들의 약속과 언질대로 지원을 모두 받았다면 아마도 지금쯤은 역시 예산 대박이 나왔을 것이다. 전국의 사진 인들에게는 전주사진제와 한옥마을은 나름 전주포토라고 불리는 사진행사를 통해 잘 알려졌다. 물론 규모 면에서는 대구사진비엔날래(예산 20억 내외) 동강사진축제(예산 약 5억)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절대적으로 우월한 지역적 정체성은 탁월하다. 전주에 오면 즐거워진다. 좋은 작품을 관람하고, 오랜만에 반가운 사진인들을 만날 수 있고, 가족동반도 교육적 효과도 높다. 지역 식문화 체험과 전통공연을 보며, 피곤하고 신뢰가 부족해 보이는 쉽지 않은 이 시기에, 전주에서 한바탕 놀다 갈 수 있고, 묘한 기대감을 줄 수 있는 사진축제로 기억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박승환<전주대학교 시각디자인학과 교수(사진학)/전주국제사진제 운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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