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IFF] “즐길 줄 아는 여러분이 주인공입니다”
[JIFF] “즐길 줄 아는 여러분이 주인공입니다”
  • 김영호 기자
  • 승인 2016.05.04 17: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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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7회 전주국제영화제가 지난 28일 개막해 열흘 간의 일정에 돌입한 후, 어느덧 7일에 열릴 폐막식만을 앞두고 있다.

 더욱이 폐막식 하루 전날인 6일은 임시공휴일로 지정이 되면서, 어린이날인 5일부터 3일 간의 황금 연휴가 이어지며 축제의 분위기가 한껏 달아오를 전망이다.

 전주국제영화제의 폐막을 사흘 앞둔 4일 오후, 전주시 고사동 일대 영화의 거리는 다시 찾아온 봄날 속에 남은 축제 기간을 즐기려는 발길이 이어졌다.

 새벽까지 봄을 시샘하는 강풍과 빗줄기가 휩쓸고 지나갔지만, 전주 오거리 입구부터 야외상영장 및 이벤트 부스가 마련된 전주라운지는 외국인 등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관람객들을 흔히 볼 수 있었다.

 이 곳에서 전주국제영화제를 즐기려는 관람객들과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지프지기들을 직접 만나봤다.

▲ 소병선 할아버지

 “야야야~ 내 나이가 어때서, 영화 보기 딱 좋은 나인데~”

 이른 오전이지만 전주국제영화제 현장 매표소 앞에는 머리가 희끗희끗한 어르신이 단연 눈에 띄었다.

 자칭 타칭 영화매니아인 소병선(78·완주군 용진면) 할아버지.

 그는 전주국제영화제가 처음 시작할 때부터, 관객의 한 사람으로 꾸준히 참여해 왔다고 한다.

 게다가 지역 내에서 열리는 큰 행사이다 보니, 지난 3년 동안에는 개막식을 단 한 번도 빼놓지 않고 봐왔다고.

 그 중 올해 영화제의 개막식은 그 어느 개막식 보다 좋았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소병선 할아버지는 “개막식 날 가족들과 함께 참석했는데, 불꽃놀이가 웅장해서 실내보다 실외에서 보는 즐거움이 있었다”며, “주최 측에서 무릎담요를 제공해줬지만 비교적 야외가 쌀쌀한 날씨여서 다음 번에는 옷을 단단히 챙겨 입고 나와야 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요즘 부산국제영화제가 문제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전주국제영화제는 표현의 자유가 잘 유지됐으면 좋겠다”면서, “지역 경제의 보탬이 되는 영화제로, 문화를 전달하는 전령사로서 그 역할을 충분히 잘 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응원했다.

 소병선 할아버지처럼 영화의 거리에서 만나 본 관객 중 일부는 이번 영화제에서 개막식과 개막작 선정이 좋았다고 입을 모았다.

▲ 김선화 씨
 오랜만에 전주를 다시 찾았다는 지프지기 출신 김선화(29) 씨는 당시의 추억을 새삼 반추했다.

 김씨는 “작년 영화제 때는 지프지기 활동을 하느라 즐기기보다는 행사를 준비하느라 분주했던 기억이 더 많다”며, “그래도 지나고 보니 그 때 지프지기 활동을 한 시간이 참 재밌었다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직장인이라 시간의 제약이 있어서 영화제를 온전히 즐길 수 없는 게 아쉽다”면서, “개막식은 꼭 챙기지 않고 봤는데 뭔가 음악회 분위기도 나며 개막식과 개막작 모두 좋았다”고 덧붙였다.

 전주국제영화제는 세계 여러 나라의 영화들이 선을 보이는 만큼 영화의 거리에서는 외국인 관람객도 종종 찾아볼 수 있었다.

▲ 쥐네트 제베노인 씨
 터키에서 영화 제작자로 일한다는 쥐네트 제베노인(55) 씨도 “평소 다큐멘터리 장르를 좋아하는데, 이미 잘 알려져 있듯이 전주에서는 영화제 기간 동안 다양한 주제의 다큐멘터리 영상물을 관람할 수 있는 점이 큰 매력”이라고 전했다.

 그는 “전주국제영화제의 영화들이 매우 흥미로운 주제들로 만들어져서 골라 보는 재미가 있다”면서도 “영화관을 찾는 매 순간 마다 행복한 감정을 느낄 수가 있었다”고 엄지 손가락을 치켜 들었다. 

 전주국제영화제는 상영관을 찾게 될 관객과 더불어, 지프지기의 발걸음 또한 분주하다.

▲ 서하나 이벤트팀장
 지프지기의 조상 격인 서하나(37) 전주국제영화제 이벤트팀장은, 이미 17년 전인 1회 때부터 영화제를 경험했다.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목발을 짚어 가며 현장을 누볐다는 서하나 팀장은, 미술과 만화영상을 전공한 실력을 발휘해 영화제의 전반적인 이벤트 사항을 점검 중이었다.

 서 팀장은 “영화가 좋아서 자원봉사로 처음 참여한 전주국제영화제와의 인연이 이처럼 길어질 줄은 몰랐다”며, “정식으로 스태프가 된 지금은, 다양한 경험을 최대한 살려서 관람객들을 맞이할 준비를 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 차은혜 씨
 올해 처음으로 노란 점퍼를 입고 전주국제영화제 지프지기로 참여한 대학생 차은혜(21) 씨도, 영화제 끝까지 맡은 바 역할을 소화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차씨는 “영화제 프로그램팀의 팀원으로 활동하다 보니, 영화와 관련해 캠퍼스에서 접할 수 없는 생소한 것들도 많이 알게 되었다”면서, “봉사활동으로 대외적인 이력을 쌓는다는 차원을 넘어서, 관람객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선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김용진 씨
 홍보팀에서 활동하는 김용진(31) 씨는 “전주국제영화제에 참여하기 이전부터 국내에서 보기 어려운 영화들을 볼 수 있다는 장점때문에 꾸준히 관심을 갖고 있었다”며, “프로그램 면에서도 다른 국제영화제와 차별화를 둔 만큼, 전주만의 특색있는 국제영화제로 자리잡고 있음을 체감한다”고 밝혔다.

김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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