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사회경제적 역량 강화에 힘써야
내부 사회경제적 역량 강화에 힘써야
  • 김현수
  • 승인 2016.05.03 18: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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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20대 국회의원 총선이 끝난 지도 벌써 4주가 지났다. 모든 이들이 알다시피 이번 선거는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여러 가지 변화를 초래한 선거였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그동안 호남의 거의 지역구를 석권해왔던 더불어 민주당 대신 국민의 당이 호남의 절대 다수당으로 부각된 것이라 할 수 있다. 국민의 당이 대부분 지역구를 석권하는 양상이 앞으로도 계속되리라는 보장도 없고, 각 당의 정치적 입장과 정책의 성격, 의원 개개인의 역량 등에 대해서 평가하고자 하는 마음 또한 없지만, 앞으로는 여야 3당이 호남, 특히 그중에서도 전북의 표심을 얻기 위해 지역발전에 좀 더 관심을 두고 노력할 수 있기에 장기적인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변화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선거가 끝난 지 거의 한 달이 지난 지금, 대부분의 전국 보도매체는 국회의원 선거 결과에 대한 보도에서 벗어나 새로 구성될 국회의 여러 보직을 누가 맡게 될 것인지, 향후 정국의 변화양상은 어떻게 될 것인지 등에 대한 분석에 관심을 집중하는 것 같다. 이와는 다르게, 전북지역 언론의 경우에는 선거가 끝난 지 꽤 시간이 흘렀음에도 이번 국회의원 선거의 결과와 전북의 지역발전 사이의 상관관계에 대한 보도에 여전히 집중된 것 같다. 이러한 보도 양상은 그동안 전북지역이 정치, 경제적으로 소외됐기에 전북도민의 지역발전에 대한 염원을 반영한 것이 아닐까 싶다.

 실제로 전북지역의 경제는 다른 지역에 비해 많이 낙후되어 있고, 이에 따라 도민들의 소득수준도 전국 평균이나 타지역과 비교하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2014년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의하면 전주시에서 월 소득이 100만원 미만이 가계의 비율이 28%라고 한다. 같은 기간 조산된 전국 취업자의 산업 및 직업별 특성 보고서에 의하면 월 임금이 100만원 미만인 임금근로자의 비율이 12.4%라고 하니, 우리 지역의 소득수준이 전국 평균에 비해서 얼마나 떨어지는지 쉽게 알 수 있다. 전주시 통계연보에 제시된 조사치도 전주시 지역 취약계층의 비율이 2008년 6.3%에서 2012년에는 7.4%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이렇듯 낙후된 지역의 경제수준과 중앙정부에 권한이 집중된 다소 기형적 형태의 지방자치제를 가지는 국내 실정에서 그나마 중앙정부를 움직이는 힘이 있는 국회의원들을 통해 지역의 발전을 꾀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국가가 전체적인 발전전략을 수도권을 포함한 다른 지역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회의원을 통한 외부적 지원의 확보는 그 나름대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우리지역을 대표하는 국회의원들은 항상 있었지만, 우리는 여전히 많은 것을 잃거나 포기해왔다. LH 공사는 결국 진주에 빼앗겼고, 프로야구 제10구단도 수도권 도시인 수원이 차지하였다. 삼성그룹은 2011년 새만금에 20조 투자를 발표했지만, 후속절차에 대한 기약이 없어 결국 청산절차를 밟는 듯하다. 이 외에도 군산항 서남해 해상 풍력 발전단지의 건설도 기약이 없는 상태이고, 타지역 기반으로 도내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대기업들의 지역 내 투자는 거의 무시할 수 있을 정도이다.

 새로 선출된 우리의 대표들을 독려하여 중앙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이끌어낼 수 있다면 더 바랄나위가 없겠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결과는 지역의 발전을 중앙정부 또는 외부에만 의지하는 것은 그리 바람직하지 못함을 보여준다. 중앙정부 지원 대규모 사업이나 대기업의 유치도 매우 중요하지만, 우리 내부적으로도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이를 실행에 옮길 필요가 있다. 도시개발이 있을 때마다 다른 지역으로 자본이 유출된다는 도민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정책적 수단의 마련, 도민의 주머니에서 지출된 돈이 도내에서 순환될 수 있도록 하는 지역산업의 구조 개선, 그리고 전통, 문화 또는 1차산업 산물의 유통방안 마련과 이를 통한 고용창출로 주민 소득수준을 증대시킬 수 있는 방안 마련 등은 우리가 생각해볼 수 있는 내부적 요소 중 극히 일부의 예이다.

 세계적으로 여러 선진국에는 규모는 크지 않지만, 자신이 가진 것들을 효율적으로 순환시키고 발전시켜 번영하고 있는 도시들이 많이 있다. 전라북도와 산하 자치단체의 기관장들도 외부로부터 대규모 사업을 유치하는 노력과 함께도 내부적인 물자와 자본의 건전한 순환구조를 건설하여 절대적 경제규모의 확대가 이루어지지 않아도 도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윤택하고 편안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하는 비전을 만들고 이를 수행하기를 기대해본다.

 김현수<전북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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