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유의 3당체제, 경쟁과 협력시대 열려
초유의 3당체제, 경쟁과 협력시대 열려
  • 박기홍 기자
  • 승인 2016.05.02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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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업과 협력이 전북의 길 <2>

 20대 총선은 전북 정치역사상 초유의 3당 체제라는 정치적 지형 변화를 낳았다. 정치적 스펙트럼이 넓어진 만큼 정치의 본색인 경쟁과 견제도 심화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3당 모두 겉으로는 “현안을 위해 화합과 협력의 시대를 열어갈 것”이라고 말하지만, 자칫 현안을 둘러싼 공적 다툼을 할 경우 심각한 분란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경제는 1 플러스 1을 3으로 만들 수 있는 시너지 효과가 있고, 서로 공생하며 커갈 수 있는 윈윈게임이 가능하다. 경제와 달리 정치는 승자독식의 방정식이 아직도 통용된다. 이긴 사람이 모든 것을 갖다보니 다음 선거를 의식해 상대방과 협력하기보다 경쟁 구도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 나아가 이번 기회에 정적의 싹을 아예 잘라야 한다며 와해 작전을 펼치기도 한다. 이런 3당 체제라면 전북에 약(藥)이 아니라 독(毒)이 될 것이란 우려가 적잖다.

 실제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전북유치, 새만금 특별법 제정 등을 둘러싼 여야 2당 체제의 치적다툼은 선거때마다 반복되는 볼썽사나운 민낯이란 지적이 적잖았다. 평소엔 갈등과 마찰이 잠복해 있다가도 선거때만 되면 “서로 공을 세웠다”며 삿대질하는 모습이 망령처럼 떠돌았다. 공과(功過) 싸움은 선거 이후 깊은 상처를 남기고 협력과 협업으로 회귀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해왔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이제 3당이란 새로운 정치 지형이 마련된 만큼 차제에 협력과 협업을 위한 구체적인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도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북에서 1당으로 우뚝 선 국민의당과 2당으로 밀려난 더민주가 경쟁과 갈등으로 정체성을 드러내기보다 지역현안과 관련한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이라도 정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새누리당도 이번 20대 총선을 통해 확고한 입지를 굳힌 만큼 정치적 협치에 적극 동참해야 할 것이란 주장이다.

 3당은 위기와 기회를 두 손에 동시에 쥐고 있다. 국민의당은 전북에서 승리한 기회와 수도권을 놓친 위기를 한꺼번에 맞닥뜨려 있고, 더민주는 전국적으로 제1당이 됐지만 전북에서 소수 야당으로 전락하는 최악의 위기에 처해 있다. 새누리당도 전북에서 20여 년 만에 황금의 1석을 건졌지만 아직도 여당 불모지라는 난제를 풀어갈 수밖에 없는 처지다.

 전북의 3당이 각자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유일한 지름길은 민심을 잡는 길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고달픈 지역민들의 삶을 돌보는 따뜻한 정치를 해야 3당 모두 전북에서 다음의 기회를 엿볼 수 있을 것”이라며 “결국 새만금 국제공항과 금융메카, 농생명 허브 등 현안을 위해서라도 초당적 협력을 아끼지 않는 길이 첩경”이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만약 과거와 같이 작은 치적이라도 독식하려 한다면 3당의 협력은 깨지고 전북 현안만 어려운 국면에 접할 것”이라며 “공적을 나눠가질 수 있는 정치 문화도 하루빨리 뿌리를 내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북도의 한 관계자는 2일 “더민주, 국민의당, 새누리당 예결위에 전북 국회의원이 모두 포함된다는 상상만 해도 즐겁다”라며 “3당이 나선다면 전북 예산 확보는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더민주는 전북 의원 배려 차원에서 국민의당은 전북몫으로 국회 예결위에 전북 의원을 포함시킬 예정이며, 새누리당도 정치적 차원에서 정운천 당선자를 예결위에 포진시킬 가능성이 높다. 정치의 협업, 협력이 기대되는 이유다.

서울=전형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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