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혁신도시 리포트] <50>지역소비 극대화
[전북혁신도시 리포트] <50>지역소비 극대화
  • 박기홍 기자
  • 승인 2016.04.29 17:15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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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균형발전을 위한 공공기관 지방이전이 애초 취지를 살리려면 직원들의 현지 소비가 활성화돼야 한다. 주중에 기관 내 구내식당에서 세끼를 해결하고 원룸에서 잠만 자는 ‘베드타운(bed-town)’으로 전락하면 혁신도시의 미래는 어둡다. 이런 측면에서 공공기관 직원들의 지역소비 극대화는 중요한 과제일 수밖에 없다. 과연 현실은 어떨까?

 #1: “주거비 부담이 전체 소비의 절반가량 됩니다. 전북 곳곳을 돌아보는 여행경비요? 한 달에 약 10만원 정도 될까요? 주말이면 경기도로 올라가야 하거든요.”(지방행정연수원 연수 과정의 50대 A씨)

 “가족과 함께 이주하다 보니 외식비용이 점차 늘고 있습니다. 혼자 내려온 다른 직원에 비해 여행비용도 약간 많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만족합니다.”(한국전기안전공사의 40대 B차장)

 두 사람의 사례는 “전북 혁신도시에 가족과 함께 이전한 공공기관 직원의 지역 내 소비가 많을 것”이란 추정을 뒷받침하고 있다. 전북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전북으로 이전한 공공기관 직원의 소비성향을 분석한 자료를 보면 전체소득 대비 전북 소비 비중이 49% 수준이란 통계가 있다”며 “이는 10개 전국 혁신도시 중에서 중간 수준”이라고 말했다. 전북의 가족동반 이주 비율은 작년 말 기준으로 36.3%로, 부산(38.2%)에 이어 2위에 랭크됐다. 이전 기관의 한 관계자는 “동반이주 비율이 상위권인데, 총소득 대비 지역소비율이 중위권이라는 말은 전북에서 직원들이 돈을 쓰지 않거나 쓸 곳이 마땅치 않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2: 완주군 이서면의 지방행정연수원(원장 주낙영)이 최근 5급 승진자과정에 참여한 공직자 62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도 눈길을 끈다. 교육 기간은 통상 6주이지만 교육자들이 전북에서 보내는 시간은 5주 정도인데, 이 기간에 1인당 평균 외식비용이 40만6천원으로 집계됐다. 주당 5일 근무를 기준으로 할 때 하루에 1만6천240원을 외식비용으로 소비하는 셈이다.

 교육자들은 승진자과정을 끝낸 후 각 지자체로 복귀하기 때문에 원룸을 얻어놓고 나 홀로 생활을 한다. 대표적인 ‘혁신 기러기’인데, 3천명으로 추산되는 전체 ‘나 홀로 족(族)’으로 다시 곱하면 하루 소비액은 4천872만원이란 산술적 계산이 가능하다. 일각에서는 “승진한 교육자원은 돈을 조금 더 쓰는 경향이 있어, 전북 혁신도시 전체의 하루 외식소비 금액은 더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 혁신도시 상권이 살고 자족도시로 육성돼, 당초 취지인 균형발전을 완성하려면 가족 동반이주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전북 혁신도시 기관 중 가장 많은 직원을 껴안은 농촌진흥청의 가족동반 이주율은 41% 정도(올해 초)에 불과하다. 지난 2014년 하반기에 30%였던 점을 고려할 때 10%포인트 이상 오른 수치이지만 아직도 전체 직원의 60%가량은 원룸 등에서 혼자 생활하다고 주말엔 ‘고향 앞으로’를 향하는 셈이다.

 이양호 농진청 청장은 최근 전북지역 출입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시간이 지나야 나무도 크듯 세월이 흘러야 (전북에 직원들이) 정착할 것”이라며 “갈수록 동반이주 비율은 높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공공기관 내부에서 동반이주를 독려할 다양한 인센티브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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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인 2016-05-02 08:19:56
동반이전 늘려야 한다
돈을 쓸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
전북인 2016-05-02 08:19:53
동반이전 늘려야 한다
돈을 쓸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