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호 열차도 세워버린 ‘까치집’
무궁화호 열차도 세워버린 ‘까치집’
  • 설정욱 기자
  • 승인 2016.04.27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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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오전 7시 20분께 임실군 임실역에서 익산으로 향하던 무궁화호 열차가 전기공급 중단으로 멈춰 섰다.

 열차에는 출근과 등굣길에 나선 시민과 학생 40여 명이 탑승했으며 일시적으로 운행이 지연돼 승객 일부가 택시를 타거나 버스터미널로 향하는 등 불편을 겪었다. 열차는 전기 복구 작업이 완료된 오전 8시 10분이 넘어서야 운행이 재개됐다.

 코레일 관계자는 “급전(열차에 전기 공급) 문제로 열차를 멈췄고 승객들에게 안내방송을 통해 안심시켰다”며 “불편을 겪은 승객에게 환불 등의 조치를 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코레일 측은 이번 열차의 고장 원인이 까치집 때문으로 추정했다. 봄철 산란기를 맞은 까치가 기차역 고압선 등에 집을 지으면서 단전으로 사고가 발생했다는 입장이다.

 실제 까치집으로 인한 단전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4월 익산역과 공주역 사이 철로에 전기공급이 끊겨 목포에서 출발해 용산으로 가려던 호남선 KTX 산천 516열차가 뒤로 후진했던 사고 역시 까치집으로 단전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코레일과 한전 직원들이 수시로 장대를 이용해 둥지를 치우고 있지만 나뭇가지와 철사로 만들어진 둥지를 제거하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실제 코레일 직원들이 매일 남원서 익산까지 44km 거리를 다니며 안전요소 점검을 하고 있지만 까치집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까치집을 치우는 직원들과 이들을 피해 다시 같은 자리에 둥지를 트는 까치들의 숨바꼭질이 이어지는 셈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봄철에 집중되는 까치집은 열차 운행을 방해할 수 있다”며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사고 위험 요소를 수시로 확인하고 이를 제거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설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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