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기업 하이트진로에탄올, 경상도에 넘길 수 없다”
“향토기업 하이트진로에탄올, 경상도에 넘길 수 없다”
  • 박기홍 기자
  • 승인 2016.04.25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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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향토기업인 하이트진로에탄올의 노동조합이 “고용승계가 불투명한 타지역 업체에 매각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며 강력 반발하는 등 파장이 커가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익산시 마동에 있는 자회사 하이트진로에탄올 매각 협상과 관련, “매각을 위해 (전주시에 본사를 둔) 창해에탄올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였지만, 견해 차이로 협상이 종결됐다”며 “(하지만) 매각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지난 20일 답변 공시했다.

 하이트진로에탄올 노동조합은 이와 관련, “매각해야 한다면 50여 명 직원의 고용보장과 함께 독립법인을 반드시 보장해야 할 것”이라고 전제, “특히 50년 된 전북의 향토기업이 타지 업체의 손에 넘어가기보다 전북업체에 매각돼야 할 것”이라며 3개 항을 촉구하고 나섰다.

 노조 측은 “하이트진로홀딩스가 경상도 지역 3개 회사 컨소시엄에 자회사를 매각하려 한다는 소문이 구체적으로 떠돌아 최근 하이트그룹 전략기획실과 하이트진로홀딩스 측에 확인했다”며 “하지만 돌아온 것은 ‘모른다’거나 ‘확인된 것이 없다’는 식의 무책임한 답변이었다”고 강력 반발했다.

 노조 측은 “지난 97년 부도 이후 작년까지 어려운 상황에서도 50여 명의 임직원이 결연한 의지로 250억원대의 부채를 상환하고 2012년에 법정관리를 극복, 매년 30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정도로 환골탈태했다”며 “이 상황에서 모기업이 경영난을 이유로 직원들의 주장을 뒤로 한 채 경상도 업체에 매각을 추진한다면 끝까지 강력 투쟁해 나갈 수밖에 없다”는 강경 입장이다.

 노조 측은 “타지역 업체가 컨소시엄으로 전북 향토기업을 인수하게 된다면 고용승계부터 불투명할 뿐만 아니라 독립법인 인정도 어려울 것이란 직원들의 우려와 반발이 거세다”며 “매각할 수밖에 없다면 고용과 법인 문제를 명확히 하고, 반드시 전북업체에 매각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하고 있다. 노조의 한 관계자는 “지금은 준법투쟁에 국한하고 있지만 만약 소문이 사실로 굳어진다면 3개 항 요구의 투쟁 강도를 키워나갈 수밖에 없다”고 주장, 향토기업 매각 문제가 지역 쟁점으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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