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정성
4월의 정성
  • 임보경
  • 승인 2016.04.21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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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의 4월도 역사적 기록에 큰 점을 찍고 간다. 벚꽃의 향연도 목 터져라 부르짖는 각 당의 입장과 여러 공약들을 휘날리며 국회의원선거일 4.13과 함‘께 막을 내린 후 조용해진 전주의 거리를 보았다.

 어제의 전주는 모두가 이 나라를 구할 듯한 외침의 장 속에 우리 유권자들은 갑의 입장에서 대우를 받았고 오늘의 우리는 달라진 시간과 결정에 갑의 대우받던 시간들도 자동으로 멈췄다.

 이들이 내놓은 공약 중에 우리 전주시민은 하나같이 공감하는 부분이 있었다. 경제와 관련된 공약들이다. 실현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기대를 걸어보았지만, 그 어느 날에도 지금의 날도 더 힘들어지는 빈곤의 경제 속에 작게나마 당선된 분들께 미심쩍게 기대를 걸어본다.

 그 여파를 몰아서 세월호 참사 2주기를 4월 16일 맞이했다. 벌써 2주기라니? 서로서로 바라보며 해결책 없는 시간 속에 마음 뒤편에 내려놓고 있다가 다시 기념일을 기리고자 부랴부랴 꺼내온 그 날 같은 느낌이 드는 가슴 아픈 역사의 대참사! 그 당시도 난세의 상황을 우왕좌왕했지만, 지금의 모습도 별반 다를 바 없는 듯하다. 단 그 참사를 바라본 국민과 피해가족분들의 울분과 분통함만 쪄든 상태에서 국가를 향한 목소리가 지칠까 두렵다.

 이러고보니 우리의 민주주의 실현은 아직도 1950~60년대의 수준인가? 그 당시는 다른 나라의 민주주의 과정의 시행착오와 많은 희생들로 다져진 국가들이 있었지만 우리는 과정없이 수용한 상태라 그래도 그때는 촌스럽고 남의 옷을 빌려 입은 상황이 현저하게 드러나 어색은 했지만 기대와 설렘을 가지고는 있었다.

 며칠전 4.19혁명의 그날이 지나갔다. 우리에게 참정권을 달라는 외침이 아니라 우리에게 자유와 민주 그리고 정의를 달라는 외침이었다./

 4.13 국회의원선거를 치루며 많은 생각들이 오고 갔을 것으로 본다.

 3.15부정선거에 대한 민주화운동의 부르짖음 앞에는 당연히 학생들이 앞장섰으며 그 뜻은 이승만 정부의 하야로 민주주의 실현의 첫 출발점의 대신호탄으로 후손들에게 기념화 되었다.

 4월의 역사의 흔적은 참으로 고단했고 힘겨웠다. 들판의 푸름이 우리의 눈을 반짝거리고 여유의 장을 마련해준다. 그 여유의 장에서 우리는 푸념도 늘어놓고 꿈도 꾸어본다.

 옛 조상들은 아이가 태어나면 나무 심기를 하였다 한다. 아들이 태어나면 선산에 소나무를 심었으며 딸이 태어나면 텃밭에 오동나무를 심었다 한다. 그리고 아이가 자라면서 아픈 치레를 하면 나무 앞에 정갈하게 몸가짐 하고서 정성을 빌었다 한다. 그리고 과거길에 나가는 날에도 지극정성 자식의 앞날을 빌어주었다 한다.

 그리고 나무가 아이와 함께 동행하는 삶 속에 아들이 죽게 되면 소나무를 베어 관을 짜서 묻었다 하며 딸이 성장하여 시집갈 무렵이면 텃밭의 오동나무를 베어 장롱을 만들어 결혼 혼수품으로 보냈다 한다.

 그리고 현대사회는 내나무 가꾸기가 있다. 현대판 장례문화 수목장이 그러한 예라고 볼 수 있다. 내 나무를 구입해서 사람이 죽고나면 화장을 하여 바다나 강가 등에 대책없이 뿌리는 것보다 내나무를 분양받아 그곳에 수목장 하는 것이다. 내 가족이 뿌려진 곳이라 지극정성 내 나무를 돌보지 않겠는가? 후손의 도리와 정성으로 그 나무는 우리에게 푸름과 지구의 건강함에 일조하게 된다.

 정성을 제대로 쏟지도 사랑과 관심도 듬성듬성 한다면 어찌 소나무와 오동나무 그리고 수목장의 제 역할을 하겠는가?

 4월의 푸름 속에 오곡의 씨앗들이 새 기운을 머금고 돋듯이 4.13 국회의원선거에 당선된 분들의 바른 정치의 길에 정성을 쏟아주시길 바라며 4.16 세월호 참사에 국가와 국민의 바른 심판의 판단력으로 마음을 담아 또다른 참사가 반복되지 않기를 집중해주었으면 한다. 그리고 4.19혁명의 자유와 민주 그리고 정의의 실현 메시지가 잘 정돈되어 열매를 맺는다면 소나무와 오동나무의 정성의 가치를 제대로 우리의 경제에 영향을 주리라 본다.

 임보경<역사문화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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