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수산대학, 전북은 안중에도 없나
한국농수산대학, 전북은 안중에도 없나
  • 박기홍 기자
  • 승인 2016.04.20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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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북 혁신도시에 있는 한국농수산대학이 수백여 명의 학생 단기해외연수를 추진하면서 지역 여행업계를 외면한 용역 공고를 내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농수산대학은 올해 현장실습 단기해외연수를 추진키로 하고 국내 여행업체를 대상으로 오는 29일까지 입찰서 접수를 받아 곧바로 낙찰사를 선정할 예정이다. 유럽 등 세계 각국을 대상으로 통상 10일 안팎의 기간을 계획한 이번 연수에는 학생만 350여 명이 참여할 것으로 보이며, 11개 학과 중 1개 학과의 입찰도 가능하다고 대학 측은 밝혔다.

 하지만 입찰 참가자격을 ‘일반여행업이나 국외여행업 등록을 필한 업체’로 대폭 확대, 국내 수도권 대형 여행사들이 모두 참여할 수 있도록 자격을 완전히 풀어 지역업체의 기회를 박탈하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증폭되고 있다.

 제안서 평가항목 중 30점이 안배된 ‘사업수행 능력’의 경우 최근 3년간 농어업 해외연수 실적을 포함, “농어업 연수가 많지 않았던 전북 업체들을 배제하기 위한 장치가 아니냐”는 전북업계의 반발이 일고 있다. 

 대학 측은 또 연수용역 대행사와 관련해 ‘해외송출 실적이 우수하고 건실한 업체’로 애매모호하게 제시했고, 현지여행사에 대해선 ‘대행여행사는 해당국의 일류 여행사로서 해당연수 지역에 지점망을 갖춘 여행사와 계약한 업체’로 압축해, 사실상 국내 대형업체의 잔치로 전락할 것이란 비판이다.

실제로 농수산대학은 작년에도 단기해외연수 용역을 전국적으로 풀어 수도권 업체가 낙찰된 바 있고, 지역업체는 손가락만 빨아야 했다는 푸념이다. 도내 여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북도 차원에서 글로벌 해외연수를 많이 해온 지역에도 10억원 안팎의 실적을 자랑하는 실력 있는 업체들이 많다”며 “농어업 연수 실적 등을 강조한 것은 수도권 업체를 위한 것 아닌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농수산대학의 안중에 전북은 아예 없는 것 아니냐는 거친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농수산대학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지역제한 규정이 없어 해외연수 용역을 전국적으로 풀게 됐다”며 “지역업체들도 응찰할 수 있는 만큼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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