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와 개표 현장 ‘이모저모’
투표와 개표 현장 ‘이모저모’
  • 총선 특별취재반
  • 승인 2016.04.13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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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0대 국회의원 선거 투표날인 13일 전주시 완산구 평화동 평화1동 제 2투표소인 전주남중학교를 방문한 한 어르신이 투표함에 소중한 한표를 넣고 있다./김얼기자
    20대 국회의원 선거가 진행된 13일.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 속에서도 오전 6시 투표장 문이 열림과 동시에 노구를 이끌고 투표장을 찾은 어르신, 처음으로 투표권을 가진 20대와 다문화 가정 등 참정권 행사를 위한 도민의 발길이 이어졌다.

 오전 9시 전주 동암재활원에서 생활하는 장애인 30여 명은 직원들의 부축을 받으며 전주시 효자4동 제6투표소를 찾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지체장애 2급인 정영화(63) 씨는 “빗길에 휠체어를 타고 다니기 불편하지만 선거에 참여할 수 있다는게 기쁘다”며 “전북을 발전시키고 장애인을 배려하는 사회를 위해 노력해주는 인물을 뽑으러 왔다”고 소감을 전했다.

    올해 만 19세로 이번 선거에서 투표권을 갖는 학생들과 다문화가정 시민들도 투표장을 찾았다. 전북대학교에 다니는 신도영(20·여) 씨는 “사회에 곧 진출할 우리 대학생에 대해서도 취업 걱정없이 우리가 하고 싶은 공부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줬으면 한다”는 바램을 전했다.

    전북 도민의 일원이 돼 투표소를 찾은 황티투이(황수진, 34) 씨는 “다문화가족에 대해 신경을 써주고 지역발전을 위해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오후 3시 25분께 전주시 완산동 제1투표소(곤지중)에 노구를 이끌고 찾은 허윤섭(105) 할아버지가 전주지역 최고령 유권자가 됐다.
 
 제20대 국회의원선거, 공천 파행, 왕의 귀환, 옥쇄투쟁, 공천반발 탈당, 국민의당 출현, 친노패권 심판, 정권교체, 야권분열, 읍소형 선거전략 등 수많은 이슈를 탄생시킨 4.13총선이 끝났다. 승자는 웃고, 패자는 고개를 떨궜다. 지지한 후보가 당선되자 캠프는 잔치분위기다. 아침부터 내리는 빗속에서 치러진 4.13총선 투표·개표 과정에서 벌어진 이모저모를 모았다.

 ▲ 장수군 100세 할머니 투표 마쳐 

 ○…올해 100세를 맞은 장수군 번암면 유정리 최계순 할머니(1917년생·사치마을)는 20대 국회의원 선거일인 13일 오전 9시 20분께 번암면 종합복지관 3층 다목적강당에 설치된 번암면 투표소에 나와,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이날 최계순 할머니는 투표 편의차량을 이용해 투표소까지 이동했으며, 투표를 마친 후 “이 한 표로 성실한 나라의 살림꾼이 뽑히길 바란다”고 말했다.

 ▲ 불의의 사고 뒤 첫 국회의원 투표

 ○…전주시 덕진구 송천동에 거주하는 지체장애인 하동일(66) 씨는 이날 오전 6시 투표소가 문을 열자마자 첫 번째로 투표했다.

 하 씨는 불의의 사고로 3년 전 팔꿈치 아래를 모두 잃고 나서 국회의원 선거로는 처음으로 투표에 참여했다. 하 씨는 자신의 처와 함께 투표소를 찾았다. 투표 전 신원 확인을 마친 하씨는 불편한 양 팔꿈치로 기표용지를 받아 들고 기표했다. 힘겹게 받아 든 기표용지를 투표함에 넣는 표정만은 진지했다.

 하 씨는 “비록 장애를 입었지만, 투표만을 꼭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투표소를 찾았다”며 “나의 소중한 한 표가 지역발전을 위한 일꾼을 뽑는 데 큰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투표 소감을 밝혔다. 하 씨는 “불의의 사고로 장애를 입은 지 3년이 지나고, 현재는 집에서 쉬고 있다”며 “내가 뽑은 국회의원이 저와 같은 장애인에게 용기와 힘을 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는 바램도 잊지 않았다.

 ▲ “엄마, 이거 쓰레기통이야?”

 ○…전주시 완산구 서신동의 한 투표소. 오후 2시 30분경 엄마 손을 잡고 초등학생 오빠와 투표소를 찾은 4~5세가량의 여자어린이가 투표를 마친 엄마의 용지를 투표함에 넣으며 “엄마 이거 쓰레기통이야”라고 말하자 투표를 위해 줄을 서 있던 한 노신사가 “ 쓰레기통은 맞지”라고 말하자 주변 모든 이들이 한바탕 폭소(?)를 짓기도. <김민수 기자>

 ▲ 비가 와도, 깜깜해도 괜찮아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일인 13일 오전 5시 50분, 첫 주자로 투표하고 싶은 마음에 한달음에 투표소를 찾았다는 홍모 씨. 투표를 하기 위해 대기중인 인원만 열 명이 넘는 것을 확인하고 놀라. 더욱이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이른 시간에 투표장으로 이어지는 투표열기에 서로 놀라기도.

 ▲ 아빠는 몇 번 찍었어?

 ○…13일 오전 서신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엄마를 따라 기표소에 들어간 6살 아이. 다른 기표소에서 투표를 마치고 나온 아빠를 향해 "아빠는 몇 번 찍었어?"하며 자꾸 물어보며, 투표용지를 열어 보려해 진행요원으로부터 저지 당해. 아이의 호기심을 채워주지 못한 비밀투표 원칙.

 ▲ 투표하러 섬으로 들어간 부부

 ○…쏟아지는 빗속을 뚫고 사선을 통해 투표하러 군산 비안도를 찾은 이선붕(49) 씨 부부. 이 씨 부부가 찾은 비안도(군산시 옥도면 제10투표구)는 수백 명이 거주하고 있으나 군산에서 유일하게 십수 년째 여객선 운항이 되지 않아 큰 불편 겪어.

 ▲ 투표 인증셀카 찍는 젊은이들

 ◇…전주 중화산동 지역 투표소가 마련된 전주 중산초등학교는 13일 오전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가운데 비교적 순탄하게 투표가 진행. 1학년 3반 교실에 마련된 투표소에는 형형색색의 우산을 든 행렬들이 오전에는 비교적 한가했지만 오후 1시를 넘어서면서 몰려들어.

대학생으로 보이는 20대 한 커플은 투표를 마친 후 투표 인증셀카를 찍느라 분주한 모습. 또한 이 곳은 투표소 옆 운동장 한 켠에 주차장이 확보돼어 있어 다른 곳과는 달리 큰 혼잡은 빚어지지 않았다.  이날 투표장에서 만난 한 어르신은 투표장을 헷갈려 중화산 2동사무소로 갔다가 다시 택시를 타고 중산초등학교로 되돌아왔다며 긴 한숨을 내쉬기도.

 ▲ 시시각각 가집계 결과 사무실로 알리느라 분주

 ○…전주시 덕진동 체련공원 내 배드민턴 장에 마련된 덕진구 개표소. 예정된 시간에 맞춰 사전투표 개표 시작. 7시 30분부터 일반 투표함 개함. 녹색조끼를 입고 개표참관을 하는 이들은 정식 집계가 이뤄지기 전부터 참관일들 심사·접수대 가집계 통계 보며 후보 사무실과 현장에 있는 사무실 직원에게 알리느라 분주.

 반면, 선관위 직원들은 일반투표함 개함 하기 전부터 개표장내 방송 통해 참관인들에게 투표 봉인 상태 계속 체크하는 등 개표에 신중 기하는 모습 역력해 대조.

 ▲ 전주시 완산구 개표장, 순조롭게 진행돼

 ○…제20대 총선 투표가 종료되자 개표소가 차려진 전주화산체육관에서는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에 개표가 진행.  투표 종료 시점인 13일 오후 6시부터 공개된 지상파 방송 3사의 출구 조사 결과에서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박빙의 싸움이 예상되고 있었지만 현장분위기는 큰 마찰없이 순조롭게 시작.

 개표 시작을 알리자 개표요원들의 빨라진 손길과 함께 참관인들도 현장의 득표상황을 주시하며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와 대조하는 모습. 개표 현장에서는 보다 원활한 진행과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찰 및 소방서 관계자 100여 명이 배치되기도. 

 전주시 완산구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개표작업이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개표된 투표용지들은 개함부와 투표지 분류기 운영부, 심사·집계부를 거쳐서 이루어지고 있다”고 전해.

 
    ◆ 신분증 ‘깜빡’, 빗길에 ‘꽈당’, 투표용지 ‘찰칵’

전주시 장동의 투표장에서는 신분증을 두고와 투표를 하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간 유권자도 있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A(58) 씨가 신분증을 놓고 온 부인 대신 신원확인을 하겠다고 주장했다. 선거사무원들이 “본인의 신분증이 없으면 투표를 할 수 없다”고 말했지만 A 씨 부부는 계속 투표를 하게 해달라며 소란을 피운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전주시 완산동 곤지중에 마련된 투표소에는 위치를 안내하는 알림판이 없어 찾아오기 어렵다는 불만도 제기됐다. 일부 유권자들은 큰 소리로 불만을 터뜨리며 잠시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빗길에 넘어지는 사고도 잇따랐다. 정읍 내장초등학교 투표소 입구 계단에서 장애인 전동차량을 타고 올라가던 유모(68) 씨 등 2명이 넘어졌고, 남원여자고등학교 강당에서도 투표를 마치고 나오던 김모(68) 씨가 경사로를 내려오던 중 이날 내린 비로 인해 미끄러지면서 부상을 당했다. 이들은 119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익산에서는 자신이 기표한 투표지를 촬영한 30대가 선관위에 적발됐다. 이날 오전 11시께 춘포면 고려온천아파트 관리사무소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투표한 김모(30) 씨는 기표 후 휴대전화로 이를 촬영했다. 투표 관리관은 즉시 휴대전화와 기표용지를 회수 조치했으며, 사진은 삭제하고 기표용지는 별도 봉인 기표함에 투입했다. 김 씨가 기표한 투표지는 개표소에서 익산선관위의 의결을 거쳐 유·무효 처리 여부가 결정된다.
 

    ◆ 불법 현수막과 형 확정된 재소자 투표권 박탈

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한 40대의 거소투표가 형이 확정되면서 무효 처리됐다. 군산시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군산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A(45) 씨가 10일 최종 실형 확정을 통보해 왔다며 개표시 A 씨가 보낸 거소투표 봉투를 확인해 무효 처리키로 했다. A 씨는 실형이 확정되기 전 거소투표 신청을 했고 지난 8일 투표를 했다.

 투표소와 100m 이내 특정 정당 선거 현수막이 게시돼 선관위와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다. 오전 10시19분께 전주시 서신동의 한 중학교 앞에 한 남성이 특정후보의 이름과 기호가 표시된 현수막을 걸고 있다는 시민의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은 해당 현수막을 철거토록 조치하고 현수막을 내건 이 남성을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총선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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