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는 좋은 정치의 선택, 정치참여
투표는 좋은 정치의 선택, 정치참여
  • 임성진
  • 승인 2016.04.12 17: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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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선택을 위한 제언

 20대 국회의 동량을 선택할 운명의 아침이 밝았다. 이번 선거의 결과는 내년에 있을 대선과 이를 둘러싼 정치권의 재편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기에 오늘 유권자가 던지는 한 표 한 표는 더욱 중요한 의미가 있다.

 찍을 후보자와 정당을 일찌감치 정해놓은 사람이야 가벼운 걸음으로 투표장으로 향하겠지만, 아직도 마음을 정하지 못한 이들에겐 마지막까지도 선택이 큰 고민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이번 선거는 그 어느 때보다 부동층이 많아 선거기간 내내 판세 여론조사 결과가 계속 엎치락뒤치락하며 혼전양상을 보였다.

 많은 유권자들이 이처럼 어느 당의 후보에게도 쉽게 마음을 열지 못하는 것은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감이 그만큼 크다는 방증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미 지난 19대 총선 당시 정당정치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해 선거를 통한 정치쇄신의 기대가 컸지만, 정작 19대 국회는 구태정치를 벗어나지 못하고 당리당략과 기득권에만 안주하며 국민에게 더 큰 실망만을 안겨주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선거를 통해 대표자를 선출하고 권한을 위임함으로써 그들이 국민을 대신해 정치적 결정을 내리게 되는 대의민주주의 체제에서 살고 있다. 이들 위정자들이 행한 정치적 결정으로 우리 삶은 구석구석까지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 선거를 통한 권한의 위임이 매우 소중하게 행사되어야 할 유권자의 권리인 이유이다.

 대의민주주의는 또한 선출된 대표자가 국민의 요구에 충실해야 한다는 정치적 책임성을 기본으로 한다. 그런데 문제는 정치적 정보의 부족, 그리고 정치권에 대한 감시 기회와 비용 문제 등으로 인해 우리는 그들의 잘못된 선택에 대한 책임을 오직 선거를 통해서만 물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결국, 오늘 행해지는 투표는 단순히 어느 당의 누가 운 좋게 국회의원으로 뽑히느냐가 결정되는 한판승부가 아니다. 누가 되어도 별 상관없다며 관망할 구경거리도 아니다. 바로 무한경쟁 속에서 갈수록 위협받는 서민의 미래에 대한 좋은 정치의 선택이며, 그동안 국정을 맡아왔던 이들에게 엄격한 책임을 묻고 또 결과에 따라 새로운 권한과 의무를 부여하는 정치적 참여의 과정이다.

 ‘바보’를 뜻하는 영어단어 ‘idiot’의 어원인 ‘ideotes’는 공익엔 무관심하고 순전히 개인사에만 매달리는 인간을 지칭하던 고대 그리스어로, 현재는 정치에 무관심해 자신의 한 표가 선거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하는 사람을 이르는 말이기도 하다. 오늘 선거일을 맞은 우리가 특별히 되새겨 봄 직한 단어이다.

 - 임성진(전주대 행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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