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이 의사 역할도 대체할 수 있을까?”
“인공지능이 의사 역할도 대체할 수 있을까?”
  • 강명재
  • 승인 2016.04.07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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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둑 챔피언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AlphaGo)’ 와의 대국 이후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각종 매체는 알파고가 인공지능 시대의 서막을 열었다고 의미를 부여하며 인공지능이 어디까지 진화할지 그리고 인간의 삶을 얼마나 변화시킬 것인지 미래를 전망하는 리포트를 연일 쏟아내고 있다.

 의료계에서도 인공지능의 진화가 의료계에 미치는 영향과 의사의 역할에 촉각이 모아지고 있는데 이는 인공지능 분야의 선두업체인 구글과 IBM이 주목하고 있는 분야 중의 하나가 의료부문인데다 이미 인공지능을 도입하고 있는 사례가 현실 속에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세기의 대결을 통해 알파고를 전 세계에 알린 구글은 알파고의 인공지능 딥러닝 기술을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분야로 의료를 꼽았으며, 이를 헬스케어 분야에 적용할 계획이라고 발표해 의료계에 미치는 파장이 적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미국 유명 퀴즈쇼에 출연해 인간을 제치고 우승해 관심을 모았던 IBM이 개발한 인공지능 프로그램인 ‘왓슨’은 이미 MD앤더슨 암센터 등에서 암 진단에 활용되고 있다. 왓슨은 환자에 대한 보고서와 의학문헌 등을 기초해 단 몇 분만에 종합적인 분석을 이끄는데 암진단 정확도가 90%를 넘고 있다고 한다. 미국 5개 대학병원에서 도입한 약사로봇은 35만건을 조제하는 동안 실수가 1건도 없었던 것으로 발표되기도 했다.

 지난 1월 발표된 ‘유엔 미래보고서 2045’에서는 30년 후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신할 직업군으로 의사, 변호사, 기자, 통·번역가, 세무사, 회계사, 감사, 재무설계사, 금융컨설턴트 등을 꼽았다. 알파고 승리 이후 이같은 내용이 새롭게 조명되면서 인공지능이 일자리뿐만 아니라 삶의 구조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미래 예측에 설득력을 더해주고 있다.

 그렇다면, 정말로 인공지능이 의사의 모든 역할을 대신할 수 있을까? 의료계에서는 인공지능이 현재 의사의 역할 중 많은 부분을 보조할 수는 있어도 진료 과정에서 온전히 의사의 역할을 대체하지는 못할 것이라는데 손을 들어주고 있다. 의료현장에서는 데이터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의사와 환자의 상호소통과 교감, 가치판단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데 이는 결코 인공지능이 대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과학의 발달은 양질의 의료서비스 향상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고 이번을 계기로 인공지능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는 시각도 우세하다. 인공지능 단계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우리 병원에서도 이미 7년 전부터 수술용 ‘다빈치 로봇S’를 도입해 각종 암과 심장병 수술 등에 활용하고 있다. 다비치 로봇은 인간의 손의 한계를 뛰어넘는 정교함과 세밀함으로 수술을 진행할 수 있어 수술 성공률이 높고 환자에게도 손상이 적어 매우 각광을 받고 있다.

 결국, 로봇은 인간의 한계를 극복해 더 좋은 의술을 수행하기 위한 수단이고, 그것을 선택하는 것은 인간의 몫이다. 우리가 인공지능에 대한 두려움을 얘기할 때 글로벌 기업들이 앞다퉈 미래 의료를 선점하기 위한 경쟁을 가속화하고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기도 하다. 인공지능이 어디까지 진화할지 예측하긴 어렵지만 성큼 다가온 인공지능 시대를 진지하게 준비해야할 때임은 분명한 것 같다.

 강명재<전북대학교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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