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 아래에서 편지를 써보세요
봄꽃 아래에서 편지를 써보세요
  • 이길남
  • 승인 2016.04.07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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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내 마음을 전하는 가장 좋은 방법

개나리 쭉쭉 가지 뻗고 목련화가 활짝 피어오르더니 벚꽃이 만발하여 온 세상이 화사해졌다. 봄꽃들이 피어나니 사람들은 더 바빠지고 만나는 사람들이 반갑게 느껴진다.

따뜻한 봄바람이 불어오고 봄비도 촉촉이 내리니 메마른 나뭇가지에서 쏙쏙 새잎이 올라오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올해 입학한 1학년 아이들이 선생님과 함께 운동장 가를 돌며 노란 민들레를 보고 앉아있는 모습이 무척이나 정겹다.

학교 연못에는 겨울에 얼음장 밑에서 어떻게들 지내나 걱정했던 물고기들이 신나게 돌아다녀 봄이 왔음을 실감하게 한다.

벚꽃 아래 한가롭게 거니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을 보면 함께 거닐고 싶은 보고 싶은 얼굴이 떠올라 목련꽃 그늘 아래서 편지를 쓰고 싶은 요즘이다.

어릴 적에는 편지를 보내고 답장을 기다리기느라 우편함을 여러 번 내다보기도 하고 집배원 아저씨를 기다렸던 기억이 난다. 요즘에는 내가 편지를 써서 보내는 일이 없으니 늘 아파트 관리비 고지서를 비롯해서 수도요금, 전기요금 고지서들과 각종 홍보물들만 들어있다. 당연한 일이고 마음 아플 일이다.

한참 학교에서는 타임캡슐이 유행하여 6학년 졸업식을 앞둔 아이들이 담임선생님과 함께 학교에 있는 커다란 나무 밑을 파고 친구들이나 자신에게 쓴 편지들을 모아 상자나 항아리에 담아 파묻는 일이 잦았다. 20년 후나 30년 후에 동창끼리 만나서 파보자는 것이었는데 실제로 잊지 않고 잘 파내서 보게 된다면 얼마나 감회가 새로울 것인가.

요즘 여행지를 돌다보면 6개월이나 1년 후에 배달해주는 “느린 우체통”이 있다. 전주에서는 한옥마을 안에 오목대 관광안내소 앞과 최명희 문학관에 설치되어 있어 이용할 수가 있다.

라디오에서 들은 사연인데 어떤 사람이 우연히 서랍 속을 뒤지다가 오래 전에 편지봉투 안에 용돈과 함께 미래의 나에게 힘을 내라는 메시지가 담긴 편지를 발견했다고 한다. 마침 용돈이 궁했던 주인은 그 편지에 힘을 얻고 그 돈도 요긴하게 썼다는 내용이었다.

교실에서 아이들에게 예쁜 편지지를 나누어 주고 보고 싶은 누군가에게 편지를 써보도록 해보자. 대상이 생각나지 않는다고 하면 나에게 써보라고 하는 것이다.

편지 쓰는 방법과 편지봉투 쓰는 법도 알려주고 우표도 붙여 편지를 보내 자신의 마음을 전하는 방법도 익히고 손편지를 받아보는 즐거움도 알게 해주는 것이다.

스마트폰이 익숙한 아이들이라 짧은 문자를 주로 사용하고 더구나 축약어를 많이 쓰게 되어 일상이 편해진 것은 사실이나 자신의 깊은 속마음을 표현하기에는 편지만큼 좋은 것이 없다.

어느새 벚꽃이 바람에 떨어지고 있다. 봄꽃이 다 지기 전에 오랜만에 사랑하는 사람에게 내 마음을 편지로 전해보는 것은 어떨까.

 

  이길남 격포초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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