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 지천 관리에 좀 더 신경써야
전주시 지천 관리에 좀 더 신경써야
  • 김현수
  • 승인 2016.04.05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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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가 국제통화기금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하던 1998년부터 10년 이상을 외국에 나가 있었던 필자가 현재 재직하고 있던 대학에 직장을 잡으며 귀국했을 때, 너무 오랜만에 바라본 고향인 전주의 모습은 기대와는 달리 그리 크게 발전한 모습은 아니었다. 새롭게 신시가지가 조성되기는 했지만, 침체하여가는 원도심의 모습은 전체적인 경제와 인구의 규모 등에 있어서 그다지 큰 발전이 있지는 않았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게 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나마 인상적으로 느꼈던 것은 전주시를 가로지르는 두 개의 하천인 전주천과 삼천 주변이 정비되어 시민들이 산책하는 휴식공간이 조성되었다는 것이며, 두 하천의 수질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는 사실이다. 후에 여러 경로를 통해 전주시가 두 하천의 수질과 주변환경 개선을 위해 삼천 자연형 하천 정비사업이나 전주천 고향의 강 사업 등 여러 가지 사업을 추진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들 사업의 성공적 수행 결과 만경강 제1지류인 전주천과 삼천은 전주천 하류를 제외하고는 양호한 수질을 유지하고 있다. 이 두 하천에 대한 사업은 자치단체가 국비와 지방비를 확보하여 도심하천의 수질을 개선하고 시민들에게 편안한 휴식공간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매우 모범적인 환경사업의 예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전주시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총 280억원을 투자하여 삼천에 대한 생태하천 복원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삼천 지역에서 발견된 반딧불이와 수달 등의 서식환경을 조성하고, 수중 생태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구조물 등을 정비하여 전체적인 하천생태계를 복원, 이를 생태 관광 등과 연계시키겠다는 것이다. 삼천이 이미 도심하천 중에서는 매우 양호한 수질을 보이고 있지만, 이를 좀 더 발전시켜 자연상태에 가까운 생태계를 건설하는 것은 나쁠 것이 없고, 이를 통해서 전주시민의 휴식처로서의 하천의 역할이 증대된다면 더없이 좋을 것이다.

 삼천과 전주천의 수질과 생태계를 관리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은 다시 강조할 필요가 없지만, 이와 더불어 두 하천에 유입되는 소규모 지류의 수질관리와 환경 정비에도 지속적으로 신경을 써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전주천과 삼천의 유역에 존재하는 여러 지류에 대한 정비사업이 이전에 수행되기는 했지만 잠시라도 관리를 소홀히 하면 수질 및 주변환경이 쉽게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보도된 바와 같이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노송천 복원사업이 수행되었던 지역은 쓰레기 더미로 덮여 있었다. 이 소식이 보도된 후 전주시의 대대적인 정비작업으로 인해 쓰레기는 깨끗이 제거되었지만, 지속적인 관리활동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또한, 이미 수행된 정비사업의 효과에 대한 면밀한 평가를 수행하고, 필요시 지천에 대한 추가적 정비 또는 정화사업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건산천의 경우에도 정비사업이 이루어진 것으로 알고 있으나, 복개되지 않은 건산천 하류, 즉, 시외버스 터미널 인근으로부터 전주천 유입부까지 하천의 상태는 매우 좋지 못하다. 필자가 학교까지 걸어서 출퇴근하며 건산천을 정비하는 모습을 본 것이 몇 년 전으로 기억한다. 이 정비사업의 과정에서 하천 주변과 바닥에 석재를 설치하였는데, 이로 인해 하천의 흐름이 일정하게 유지되지 않고 물이 고인 상태로 존재하는 지점이 많이 형성되었다. 이렇게 물이 고여 있는 지점에서는 봄철 온도 상승과 함께 조류의 성장이 매우 활발하게 일어나서 4대강의 녹조라떼 못지않은 조류의 과대성장을 쉽게 관찰할 수 있고, 돌무더기에 걸린 부유 쓰레기들로 인해 악취가 진동하는 상태이다.

 전주시의 젖줄 역할을 하는 전주천과 삼천을 깨끗하게 유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지만, 하천의 수질과 주변환경은 지천 상태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하천의 수질개선에 아무리 많은 인적, 물적 자원을 투입해도 지천에 대한 효과적인 관리가 없으면 그 효과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으므로 지천 수질과 주변환경의 개선에 지속적인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아야 한다. 전주시는 환경문제에 있어서만은 국내에서 모범이 될 수 있는 자치단체라는 생각이다. 그동안 환경개선을 위해 투자해온 많은 노력들이 좋은 결실을 보기 위해서는 작은 부분에 대한 관리를 지속적으로 해나가야만 할 것이다.

 김현수<전북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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