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발전 궁극적 대상은 ‘사람’, 내생적 지역발전에 집중을
지역발전 궁극적 대상은 ‘사람’, 내생적 지역발전에 집중을
  • 양시영
  • 승인 2016.04.04 19: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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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경제의 글로벌화, 산업의 수도권 집중화 및 지역의 고령화로 자본과 인력이 수도권 지역 편중으로 산업기반이 열악하고 투자효율이 낮은 지역은 산업공동화와 고용악화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전북의 경우 농촌지역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시군을 중심으로 급격한 인구감소와 지역 공동화로 지역공동체의 활력이 급속히 저하되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 새로운 지역발전의 전환점을 가질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결국 지역 스스로 그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며 그 누구도 지역발전에 대한 명쾌한 정답을 제시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지난날 지역발전을 위한 해법을 찾고자 많은 노력과 고민을 하면서 지역발전의 동인(動因)을 지역 내부가 아닌, 지역 외부에서 찾으려고 많은 비용과 시간을 소비해 왔다.

 특히, 전북의 경우 외생적(外生的) 지역발전 전략을 추구하면서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복합소재연구소 등 9개의 정부출연연구원 분원 및 센터, 농진청 산하 4개 국립과학원 및 전자부품연구원 등 5개의 전문생산기술연구소 등 과학기술 관련 전문기관 유치 및 설립에 집중하여 지방에서 가장 많은 연구기관 유치로 타지역의 부러움의 대상이 되기도 하였다.

 지역의 발전기반이 부족한 전북의 입장에서 외생적 지역발전 전략을 포기할 수는 없겠지만 이러한 연구기관을 중심으로 지역의 새로운 성장동력창출과 지역발전을 견인해 줄 것으로 많은 기대와 일방적인 사랑을 키워왔으나, 새로운 지역발전의 모델 찾기는 한계를 드러내는 상황으로 지역발전에 대한 발전전략을 외생적 발전전략에서 내생적 발전전략으로 전환하는 정책지향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를 위해 우선, 지역발전의 궁극적인 대상인 ‘사람(people)’을 키우는데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사람’에 의해 기업이든 연구기관이든 ‘장소’가 선택되는 것을 수도권 집중화와 기업 및 연구기관의 수도권 이전 등을 통해 우리는 이미 잘 알고 있다.

 전북도 내에서도 사람을 키우기 위한 많은 사업들이 지원되고 있으나 이러한 인력양성사업들이 지역발전과 청년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는지? 단순한 숫자놀음에 매몰되지 않았는지? 대학의 하향평준화를 가속하고 있지는 않은지? 세심한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당장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편으로는 강에서 태어난 연어가 넓은 바다를 헤치고 다니다가 큰 연어가 되어 고향으로 돌아오듯 지역인재가 넓은 세상에서 성공하여 지역에 돌아오거나 기여할 수 있는 지역 큰사람 키우기 전략이 필요하다.

 둘째, 지역 대학중심의 창업생태계 조성이다. 세계적인 명문대학인 스탠포드 대학교도 지금부터 120년 전 설립 당시에는 자그마한 지방 사립대학에 불과했다. 그러나 50여 년 전 동부보다 상대적으로 침체한 서부지역 산업을 부흥시키기 위한 노력에서 시작해 ‘작지만 강한 지방대학이 됨으로써 결국에는 세계 최고의 대학으로 도약할 수 있었다.

 지역 내 대학이 역할은 교육 및 연구를 넘어 산학협력, 기술사업화, 창업 및 학교기업 등으로 확대되고 지역발전에의 핵심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대학의 경우 지역 내 가장 많은 인력과 연구성과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이를 활용하기 위한 체계적 지원 및 협력시스템이 부족한 현실이다.

 대학이 보유하고 있는 실험실 장비, 테스트계기, 자료정보 및 연구인력 등을 활용한 전문 인큐베이터를 설립 등을 통해 지역 내 중소기업을 지원하고 지역 대학을 중심으로 지역 클러스터를 형성함으로써 지역 대학의 발전은 물론, 지역발전의 토대를 갖출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셋째, 지역발전 전략은 지역 고유의 특성과 자원이 무엇인지를 스스로 고민하고 이러한 자원을 어떻게 연계하고 발전시킬 것 인지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동안 많은 연구기관 유치와 사업을 위해 돈은 많이 쏟아 부었는데 실제 지역발전에 얼마나 도움이 되었는지 알 수 없는 사업이 난무하고 있다. 지역발전이 목적이고 개별 사업은 이를 위한 수단임에도 불구하고, 어느새 개별 사업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버린 셈이다.

 지역 내 대학 및 연구기관 등이 지역사회와 유리(琉璃)되지 않고 연계협력하며 잘 뿌리를 내릴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문화적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굴러들어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내는 경우라면, 과연 누구를 위한 지역발전이냐는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결국, 지역발전은 지역 스스로 그 방법을 고민하고 해결해 가야 한다. 지역의 전통자원과 인프라를 끌어내고 잘 활용하는 내생적 지역발전 전략을 확대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

 양시영<전북대 산학연구처 R&BD전략센터 유연인쇄전자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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