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격증 25개, 도전맨 양병준 주무관
자격증 25개, 도전맨 양병준 주무관
  • 박기홍 기자
  • 승인 2016.03.31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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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하면 기회는 옵니다.”

 “인생은 자전거, 페달을 굴리지 않으면 넘어집니다. 도전하면 반드시 기회는 옵니다.”

 17년 동안 전기와 설비 등 각종 분야에서 무려 25개의 자격증을 취득한 전북 출신의 도전 인생이 전북 혁신도시 기관 직원들 사이에 화제다. 주인공은 농촌진흥청 산하 국립축산과학원 운영지원과에서 소방과 가스, 시설안전관리를 담당하는 양병준 주무관(43). 평균 8개월에 1개씩 자격증을 딴 양 주무관은 직장에서 ‘도전맨’ 또는 ‘끈기맨’으로 통한다.

 그가 보유한 자격증은 전기기능장, 에너지관리기능장, 배관기능장 등 다양하며, 작년에만 ‘산업설비 2급’과 ‘전기 2급’, ‘전기부품제조 2급’ 등 직업훈련교사로 활동할 수 있는 자격증 3개를 추가로 취득했다. 국가기술자격은 기능사 취득 후 산업기사, 기사, 기능장 순으로 도전할 수 있는데, 그는 관련 분야에서 경력이 쌓여야 할 수 있는 기능장도 3개나 갖고 있다.

 자격증 도전은 가정 형편상 대학 진학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서글픈 현실에서 시작됐다. 전주가 고향인 그는 전주생명과학고를 졸업한 후 일반 기업에 취직했지만 배움의 한(恨)을 달래기 위해 자격증에 매달렸다.

 “20대 중반에 결혼한 후 자녀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빠가 돼야 하겠다는 각오를 다졌습니다. 자격증을 따서 맡은 분야에 최고가 되겠다는 꿈도 꾸었지요.”

 용암처럼 솟구치는 열정을 발휘한 그는 26세에 ‘에너지관리 기능사’의 첫 자격증 획득에 성공했다. 주경야독(晝耕夜讀), 1년 독학의 집념이 만들어낸 승리였다. 이때부터 용기를 얻은 그는 분야를 달리하며 각종 자격증에 매달렸고, 자격증을 토대로 지난 2003년 7월에는 농촌진흥청 공무원 시험에 합격했다.

 공직에 들어와 안정적인 직업을 얻고서도 자신의 전문 분야인 기계 외에 실제 업무에 필요한 전기와 자동 제어에 관해 자세히 배우려는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하나의 자격증을 손에 쥐기까지 엄청난 고통을 감내하고 집중하는 초인적 힘을 발휘해야 했다.

 ‘기능인의 꽃’이라 불리는 ‘전기기능장’은 관련 실무 경력을 7년 이상 쌓아야 응시할 수 있다. 양 주무관은 혼자 필기시험 공부를 했으며, 주말마다 전남 순천을 오가며 실기 시험을 준비했다. 2년간 4번의 고배를 마시며 도전한 끝에 ‘전기기능장’ 자격증을 손에 쥐었다.

 양 주무관은 “기술 개선이나 설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하나, 둘 욕심을 내다보니 남보다 많은 자격증을 갖게 됐다”며 환하게 웃었다. 그는 “인생은 페달을 굴리지 않으면 넘어지는 자전거와 같다”며 “앞으로도 자기계발을 위한 도전을 멈추지 않겠다. 취업난에 힘들어하는 청년들이 많은데 준비만 돼 있다면 시기만 다를 뿐, 기회는 반드시 온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절망과 좌절의 젊은이들에게 양 주무관의 도전은 희망과 용기의 화수분처럼 보였다.

 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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