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대전환’을 위한 도전·창업·시너지
전북 ‘대전환’을 위한 도전·창업·시너지
  • 이헌승
  • 승인 2016.03.29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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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이다. 연푸른 새싹이 튼다. 꽃봉오리도 터진다. 마침내 봄이 온 것이다. 겨울의 뒷맛이 아직은 남아있다. 하지만, 계절은 분명히 바뀌고 있다. 살을 에던 겨울바람은 벌써 사라졌다. 이젠 봄바람이 버드나무를 푸르게 물들인다. 천변 길은 이미 푸른 옷으로 바꿔 입었다. 겨울은 봄에 도전하는가? 아니다. 우주의 구조와 질서 안에서 반복되는 변화일 뿐이다. 봄이 스스로 자기를 기획하는가? 그렇지 않다. 봄의 도래는 ‘자연스러운’ 반복적인 현상이다. 다만, 자연의 질서가 깨지면, 이변은 생긴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상이변이 대표적이다.

 정원의 풀·꽃·나무는 도전하지 않는다. 기후에 순응할 뿐이다. 그들은 기획하지 않는다. 겨울을 이겨내면, 생존의 푸름으로 찬양한다. 이어서 존속의 꽃으로 환희 한다. 도전하고 기획하는 것은 인간의 몫이다. 정원에 심어진 자연은 그럴 수 없다. 그러나 우리는 정원의 크기·구조·구성을 기획할 수 있다. 심지어 온실 정원도 만들 수도 있다. 여기에 도전이 있다. 비전과 전략을 기획해야 한다. 실현 가능한 새 정원은 비전이고, 그 판의 전환은 곧 전략이다.

 우리 전북의 정원엔 아직도 농경시대의 안주의식, 산업화시대의 소외의식 그리고 정보화시대의 패배의식이 자연스레 짙게 깔려있다. 조선시대 곡창지대로서 지녔던 빛바랜 자긍심이 봄으로의 변화를 가로막는다. 독재적인 정치사회에서 쌓인 사회적 좌절감이 소나무의 푸름을 변색시킨다. 또한, 정보화시대에 뒤떨어진 열패감은 매화 꽃봉오리의 터짐을 억지한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새 정원을 구상·기획하였다. 새만금 개발, 연구개발특구 조성, 농·생명산업 활성화, 탄소산업 육성 및 관광산업기반 조성 등으로 새 정원의 구조와 구성이 담긴 비전을 볼 수 있다. 각 비전에 따른 전략을 활발하게 논의하며, 공감대도 확산 중이다. 여기서 새 정원으로의 ‘대전환’을 위한 근본은 무엇일까? 도전정신을 일깨우는 교육, 창업을 돋우며 생활화하는 사회문화 그리고 시너지를 창출하는 ‘사회적 가치시스템’이 바로 그것이다.

 공무원이 되려는 청년의 쏠림행동(herd behaviour)을 보라. 이런 사회에서 도전은 ‘돈키호테’로 폄하된다. 소국가 이스라엘에선 정반대이다. 왜 정부가 판교 스타트업 캠퍼스로 이스라엘의 세계적 엑셀러레이터 ‘요즈마’를 모셔왔겠는가? 우리 청년의 창업의식을 살펴보라. 이스라엘과 중국에선 청년의 60∼70%가 창업에 긍정적이다. 하지만, 우리 경우엔 10% 수준에 불과하다. 우리의 사회적 갈등실태를 보라.(매경 2016.2.26) “경쟁을 넘어선 고투”를 그냥 자연스러움으로 여기지 말자. ‘협력을 통한 시너지’ 창출을 기획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전북의 ‘대전환’은 봄이 오듯, 그저 ‘자연’이 아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농경사회의 수구(守舊)에 젖어, 일자리 부족으로 후손마저 떠나는 땅만 물려줄 뿐이다. 우리 지역의 전략산업인 농·생명산업과 탄소산업에서조차, 실패가 두렵고 창업이 어려우며, 청년의 도전과 중장년의 창업을 가로막는 사회문화가 그득하면, 새 정원엔 푸름보다 갈색이 지배한다. 소모적이고 불공정한 경쟁이 판치면, 협업과 시너지의 꽃봉오리는 시들시들하다 떨어져 버린다.

 초등학생 때부터 도전정신·창업의식·협업을 고취시킬 수는 없을까? 판교 스타트업 캠퍼스보다 더 획기적으로 연구개발·창업·엑셀러레이터·시제품제작소·투자·디자인 등이 복합된 ‘시너지센터’는 어떨까? 전주엔 탄소 융·복합, 정읍엔 농·생명 융·복합 시너지 센터를 기획하면 좋겠다. 전북의 ‘대전환’을 위해선, 무엇보다 선제적이고 과감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이헌승<전라북도 경제분석자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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