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카 바이러스 위협과 전라북도민의 건강
지카 바이러스 위협과 전라북도민의 건강
  • 김진태
  • 승인 2016.03.27 17: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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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생태계를 구성하는 모든 생물들은 먹이사슬(food chain) 또는 먹이망(food web) 구조로 연결되어 있다. 생태계내의 생산자, 소비자 그리고 분해자 지위를 결정하는 요인이기도 하다. 광합성을 통해 스스로 영양분을 합성하는 식물은 생산자이며 이를 먹이로 하는 초식동물, 그리고 육식동물과 잡식 동물은 소비자, 생산자와 소비자의 사체를 분해하는 분해자는 생태계 3대 요소로 알려져 있다. 대부분 생물들은 에너지를 주고받는, 달리 표현하면 먹고 먹히는 관계에 따라 긴밀한 공존을 유지해왔기 때문에 어느 생물종이 분포하느냐에 따른 생태적 기능과 양상이 다소 차이를 나타내기도 한다.

 자연생태계의 오랜 적응과 달리 최근 들어 기후변화에 의한 영향이 심각하고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온실효과에 의한 빙하면적 감소와 해수면 상승, 엘니뇨와 라니냐에 의한 해수온도 변화에 의한 강우량 변화와 가뭄발생 등 외형적 변화가 대표적이다. 그런데 작년에 전 국민을 공포로 떨게 했던 메르스 발생이 지나가나 싶더니 올해는 지카 바이러스가 등장해 위협하고 있다. 당장 올해 브라질에서 개최되는 올림픽의 정상적 진행이 우려될 정도로 현지에서의 공포는 심각한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까지 신종질병의 안전지대로 알려졌던 대한민국 역시 작년 메르스이후 더 이상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즉각적인 대처가 요구되는 시점에 최초의 지카바이러스에 의한 환자가 발생했다. 메르스사태의 경험을 바탕으로 효과적인 대응책을 마련했다는 질병관리본부의 자신감을 최초 진료기관 방문시 브라질 방문사실을 얘기했음에도 간과되었다는 허점을 노출시켰다. 역시나 이전의 경험치 못한 상황에 대한 적절한 대응이 이번에도 부족하다는 점을 확인시킨 것이다.

 지카 바이러스를 매개하는 흰줄숲모기에 의한 감염 이외에 다른 가능성도 존재한다는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지만, 여전히 모기로 인한 감염이 압도적으로 우세한 것이 현실이다. 예전에 모기는 메뚜기와 더불어 일년중 여름에만 극성을 부리는 것으로 인식되었다. 그런데 지구온난화와 주거환경의 변화에 적응하여 연중 모기활동 시기가 가능해졌다. 계절에 상관없이 실내에서 모기에 물리거나 수십층 높이의 아파트에서도 모기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성능이 우수한 냉난방시스템 가동으로 연중 거의 일정한 실내온도가 유지되는 탓에 연중 활동이 가능해 진 것이다.

 모기가 번식하기 위해서는 산란을 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암컷모기는 일정량의 흡혈이 필요하다. 알을 키우고 산란을 위해 목숨을 걸고 흡혈활동을 하는 암컷의 행동은 동물행동학분야에서는 모성애 사례로 소개되기도 하는데 자기 자식을 죄책감 없이 학대하거나 심지어 살해하는 끔찍한 부모들에 비하면 훨씬 숭고하기도 하다. 그러나 어둠 속에서 1초당 수천 번의 날갯짓 때문에 발생하는 공포스런 소리와 함께 질병분야에서는 해충의 오명에서 벗어날 길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모기를 박멸하기 위한 전국적인 청결운동 필요성이 해당부처에서 제기되었다. 물웅덩이나 고인 물 등 서식환경을 사전에 제거하여 모기번식을 예방하기 위한 방제활동을 펼치겠다는 것이다. 지카바이러스 확산을 예방하기 위해 대대적인 방제활동으로 미리 차단하겠다는 의지일 것이다. 그런데 모기를 포함한 곤충특성을 제대로 파악하고 효율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 곤충은 일반적으로 생활사가 짧고 대량번식하기 때문에 적절한 방제가 이뤄지지 않으면 오히려 내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 생태계 먹이피라미드관계에서 에너지 전달과 이동과정에서 상위소비자 지위로 갈수록 위해물질은 체내에 농축되는 생물농축처럼 심각성을 야기할 수도 있다.

 몇 년 사이에 연이어 출현하고 있는 SFTS, MERS, 지카바이러스 등 신종 질병에 대한 대책은 아름답고 청정한 전북환경과 건강한 전라북도를 위해서는 반드시 마련되어야 할 부분이다. 이를 위해 전라북도 보건환경연구원에서는 전문인력 확보와 분석여건 향상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다. 전라북도민 모두가 안심하고 쾌적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상호협력과 적절한 준비를 기반으로 도민에게 혜택을 줄 수 있다는 점이 매우 다행스럽다.

 김진태<전라북도보건환경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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