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서 키우는 꿈 이야기
숲에서 키우는 꿈 이야기
  • 박성욱
  • 승인 2016.03.24 17: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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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쌤&진쌤이 전하는 生生한 교육이야기(1)

추억의 책장을 넘기며

우리나라에는 푸른 숲을 가꾸기 위해 해마다 나무를 심도록 정한 날이 있다. 4월 5일 식목일이다. 전쟁으로 인해 온 국토가 상처를 입었다. 벌거숭이 산에 온 국민이 한 그루 한 그루 묘목을 심었다. 나무 한 그루를 심고 그 나무를 가꾸면서 숲이 울창해지고 그 숲이 수많은 생명을 품는 행복한 상상을 했다. 봄에 산이 분홍빛으로 물들 때면 진달래 꽃잎을 따다가 화전을 부쳐 먹었다. 여름에는 산이 흘려 보내주는 시원한 계곡물에 더위를 식혔다. 가을에는 으름, 머루, 도토리, 밤, 개암 등 달콤하고 고소한 열매들이 주는 풍요로움에 고마워했다. 겨울에는 얼어붙는 추위 속에서 산의 생명들이 또 다른 생명을 탄생시킬 따뜻한 봄을 준비하듯이 사람들도 새 해 살이 준비를 했다. 숲에서 놀면서 아이들 몸에 힘 생기고 다른 생명들과 어울리고 사랑하는 마음을 키웠다. 작은 막대기 한 개만 있어도 산에서 주인공이고 왕이었다. 나무 타기를 하면서 타잔도 되어봤고 도란도란 나누는 이야기 속에서 동화 같은 어린 시절 추억이 영글어 갔다.

잃어버린 꿈

그리고 반세기의 시간이 흘렀다. 어느덧 대한민국의 산들은 울창한 숲을 이루었다. 유명한 산에는 주말 마다 등산하는 사람들로 넘쳐 난다. 케이블카, 콘도 등 각종 레저 시설들이 날로 늘어나고 있다. 그런데 자그마한 동네에 있는 동산에는 아이들이 사라졌다. 도토리 구슬치기, 나무 집짓기, 타잔놀이를 하면서 놀던 아이들은 보이지 않고 운동기구나 작은 산책로가 만들어 지고 주로 나이 드신 어르신들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다. 그저 추억만이 감도는 장소가 되었다. 아이들은 어디로 갔을까? 우리들의 어린 시절을 그토록 풍요롭게 해 주었던 숲은 지금 어린이들에게 어떤 의미일까? 지금 아이들 마음과 머릿속은 무엇으로 채워져 있을까? 아이들은 대부분 학원이나 공부방으로 갔다. 아이들에게 숲은 거기 그냥 있는 곳이고 좀 위험한 곳이다. 아이들 마음에는 숲 속에서 친구들과 함께 놀면서 많은 생명을 품어본 경험과 그것들을 사랑하는 마음은 많이 없고 머릿속에는 책에서 배운 숲에 대한 지식만이 가득하다. 차가운 샘물에 손을 넣어 올챙이를 만지면서 매끈한 감촉을 느끼면서 재빨리 손을 때었다가 신기해서 다시 손을 넣어보는 경험을 지금의 아이들은 몇 명이나 하고 있을까? 참나무 위를 느릿느릿 기어가는 사슴벌레를 숲 속 커다란 나무에서가 아닌 작은 플라스틱 통에서 관찰하는 아이들은 무엇을 느끼고 있을까? 우리는 아이들에게 아름다운 유산을 제대로 물려주지 못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숲에서 일어났던 꿈들을 다시 찾아 줄 수 있을까? 숲 교육에 대한 우리의 관심과 애정은 바로 여기에서 출발하지 않을까?
 

학교 숲을 품다.

숲 체험 활동을 위주로 하는 자연친화 교육이 유럽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21세기 교육을 이끌어 나갈 대안교육으로 대두되고 있다. 아이들은 감각과 운동조작을 통해 전인적으로 성장 발달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감각을 자극하고 운동적 조작이 가장 활발하게 일어날 수 있는 숲 환경은 매우 중요한 교육장소라고 할 수 있다.

아이들은 자연에서 마음껏 뛰놀며 몸과 마음이 전인적으로 성장 한다. 그러나 아이들이 어른들처럼 성과 중심, 결과 위주의 사회풍조에 휘말리면서 인지교육 중심으로 학교의 일과가 채워졌던 것이 현실이다. 이런 현실을 극복하기 위하여 자연, 숲에 의미를 부여하고 가치 있게 바라보고 아이들에게 생태감성을 키울 수 있도록 ‘자연을 닮은 행복한 교육과정’을 계획하고 운영하는 학교들이 늘어나고 있다. ‘자연을 닮은 행복한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학교들은 학교를 둘러싼 형편과 사정, 주어진 환경을 살펴보고 교육과정을 분석하여 각 학교 특성에 맞는 숲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적용하고 있다. 또한 그 결과를 서로 공유하면서 함께 성장하고 있다. 이렇게 학교가 숲을 품었다. 그리고 아이들은 숲이 주는 풍요로움 속에서 행복을 꿈꾸기 시작했다.
 

숲에서 꿈을 키우는 학교, 숲꿈학교

숲에서 꿈을 키우는 학교들이 있다. 그런 학교들을 전북지역에서는 ‘숲꿈학교’라고 부른다. ‘숲꿈학교’는 학교교육과정을 학생들이 스스로 숲과 더불어 배워가는 활동 중심의 통합교육과정으로 재구성하고, 프로젝트 학습 및 자연친화적 수업을 통해 경쟁위주, 성적위주의 교육에서 자연에서 배움과 치유, 꿈을 키워나가는 교육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여 운영하는 학교다. 따라서 ‘숲꿈학교’에서는 국어, 수학, 미술, 음악 등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교육활동들을 숲을 활용한 활동중심 통합교육과정으로 재구성하고 자연친화적 수업방법을 연구하고 적용한다. 숲꿈학교에서 운영한 결과들은 평가, 환류의 과정을 거쳐 다른 학교들과 공유하고 있고 함께 성장하고 있다.

앞으로 필자들은 (구이초 교사 박성욱, 장승초 교사 진영란) 학생들이 스스로 숲과 더불어 배워가는 활동중심의 자연친화적 교육활동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우리들이 그동안 잊고 살었던 추억을 살려내고 아이들과 함께 아름다운 꿈을 키워가고 싶다.

  

 박성욱 구이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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