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혁신도시 리포트] <44>지역 차별론 인식
[전북혁신도시 리포트] <44>지역 차별론 인식
  • 박기홍 기자
  • 승인 2016.03.21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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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전북은 차별받고 있다는 전제를 깔고 모든 것을 생각하는가?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

 “발전이 더디다 보니 소외감이 심한 것 같다. 충분히 이해가 된다. 하지만 전북의 미래는 다른 지역보다 밝은 것 같다.”

 전북 혁신도시에서 근무 중인 타지역 출신이 바라보는 ‘전북 차별론’에 대한 두 개의 시각이다. 전자는 전북 혁신도시에서 근무 중인 대구 출신의 40대 중반 A씨의 발언이고, 후자는 서울 출신의 50대 초반 B씨의 말이다. 긍·부정적 시선이 정면충돌하는 현실, 정말 그럴까?

 #1: 전북도민일보는 전북 혁신도시에 입주한 농촌진흥청과 지방행정연수원, 한국전기안전공사, 국민연금공단, 국토정보공사 등 5개 기관 직원 71명을 대상으로 올해 초 간단한 설문조사에 나섰다. 우선 질문은 “전북이 타지역에 비해 차별을 받고 있다는 말이 있다. 여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내용이었다. 그 결과 타지역 출신 3명 중 1명 꼴(36.6%)로 “어느 정도 차별을 받고 있다”는 항목에 체크했고, “차별을 많이 받고 있다”는 답변도 7.0%에 육박했다.

 전북 차별론에 수긍하는 응답 비율이 43.6%에 달한 셈이다. 반대의 답변도 적지 않았는데, “별로 차별을 받고 있지 않다(23.9%)”거나 “전혀 차별을 받고 있지 않다(5.6%)”고 바라본 비율이 29.5%를 기록했다. 나머지 26.9%의 응답자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묘한 것은 2년여 전인 지난 2013년 10월 전북애향운동본부가 전북대 사회과학연구소에 의뢰, 호남과 제주·강원을 제외한 전국 19세 이상 성인남녀 1천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와 거의 똑같았다는 점이다. 당시 전북애향운동본부 조사에서도 “어느 정도 차별받고 있다”는 응답이 36.6%로, 올해 초 혁신도시 입주기관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와 정확히 일치했다. 별로 차별을 받고 있지 않다(26.4%)거나 전혀 차별을 받고 있지 않다(5.1%)는 답변도 비슷했다.

 #2: 10년 후 전북에 대해선 ‘우울한 미래’가 점쳐졌다. 본보는 같은 조사에서 “10년 후에 전북이 어느 정도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하느냐”고 다시 물었다. 그랬더니 응답자의 절반 이상(53.5%)이 “지금보다 발전할 것이지만 여전히 타 시·도보다는 뒤떨어질 것이다”는 암울한 시각을 표출했다.

 80, 90년대 개발연대기에 산업화·정보화에 뒤진 전북이 향후 10년의 지식기반 사회에서도 상대적 낙후를 거듭, 다른 시·도와의 개발 격차는 더욱 심하게 벌어질 것이란 부정적 입장이 담겨 있다. 반면에 “다른 시·도를 앞설 것(5.6%)”이란 긍정론은 극히 미미했다.

 전북애향운동본부의 2013년 조사에서는 약간 다른 답변이 나왔다. 여전히 타 시·도보다 뒤떨어질 것이란 답변(32.1%)이 낮았고, 대신에 다른 시·도와 비슷한 정도로 발전할 것이다(40.2%)는 응답이 1위를 차지한 것. 전국적인 답변에 비해 전북 혁신도시에 입주해 있는 타지역 출신의 시각이 훨씬 더 비관적인 셈이다.

 수도권 출신의 C 과장은 “전국 각지에서 온 직원들 사이에 전북의 푸대접이나 차별론에 대해 이해와 오해의 시각이 교차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양자 간의 괴리감을 없애기 위해 전북사람이나 타지역 출신 모두 공감대의 영역을 넓혀 가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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