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페스토, 아름다운 선거문화의 밑거름
매니페스토, 아름다운 선거문화의 밑거름
  • 정덕수
  • 승인 2016.03.15 17: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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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13일 실시하는 제20대 국회의원선거의 선거일도 이제 한 달여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우리 사회의 정치·경제·사회 등 다방면에 걸쳐 나타나는 많은 어려움과 갈등의 소용돌이 속에서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백가쟁명식의 다양한 주장이 표출되는 만큼 유권자는 선택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표자 선출을 통해 국민주권을 실현하는 대의민주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우리의 정치체제에서 복잡다단한 선거상황일수록 국가의 발전과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유권자의 보다 신중하고 현명한 판단이 절실히 요구된다 할 것이다.

 그렇다면 신중하고 현명한 선택의 기준은 무엇인가? 유권자마다 정치적 선호도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후보자의 평소 정치적 신념 및 가치관, 공인으로서의 자질과 태도 등을 기초로 하여 과연 어느 후보가 우리 사회의 모순과 현안에 대한 올바른 의제를 설정하고 이의 해결을 위한 합리적이고 실현가능한 정책과 공약을 제시하는가가 진지하게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우리의 선거문화를 돌이켜볼 때 정책과 공약 중심의 건전한 경쟁보다는 금품제공이나 연고주의, 비방과 흑색선전 등 잘못된 관행이 여전히 남아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우리나라의 경우 정책·공약 중심의 선거가 되기 위해 2006년 지방선거에서 시민운동의 성격으로 정책선거 실천운동(매니페스토)이 처음 도입됐다. 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그동안 학계와 시민단체, 언론 등과 함께 정책선거 실천 협약, 정당과 후보자의 정책공약 공개 등 다양한 방법으로 유권자가 중심이 되는 K-매니페스토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였다.

  매니페스토는 정당과 후보자가 정책과 공약을 제시하고 이를 통해 평가받겠다는 유권자와의 계약을 의미하는 데 그 진행과정은 다음을 들 수 있다.

 첫째, 정당과 후보자는 구체적인 목표, 우선순위, 이행방법과 기간, 재원조달방안을 명시한 공약을 제시한다. (공직선거법 제66조에서는 대통령 및 지방자치단체장의 선거시 선거공약서를 별도로 작성·배부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매니페스토의 취지를 반영하고 있다.)

둘째, 유권자는 정당과 후보자가 제시한 공약을 꼼꼼히 비교 판단하여 투표한다. 유권자는 해당 공약이 구체적이며 실현가능성이 있는 것인지, 단순히 당선만을 위해 무책임하게 급조된 것은 아닌지 등을 살펴보아야 한다.

 셋째, 당선인은 자신이 제시한 공약을 실천하고 유권자는 공약의 이행 여부를 지켜보고 평가하며 그 결과를 가지고 다음 선거에서 지지여부를 결정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러한 매니페스토 과정을 거쳐 금품제공이나 흑색선전, 비방 등 후진적 선거행태를 극복하고 정책중심의 선거문화가 정착된다면 우리의 선거는 민주주의 꽃으로서 우리 사회의 통합과 발전의 핵심적 기능을 수행하게 될 것이다.

 선거관리위원회는 매니페스토 정책선거의 기반 조성을 위한 일환으로 유권자가 각 정당의 정책과 후보자의 공약(선거공보 등)을 손쉽게 비교하고 살펴볼 수 있도록 정책공약 알리 미 사이트(http://party.nec.go.kr 또는 http://policy.nec.go.kr)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공약은행을 별도로 운영하여 유권자가 직접 제안하는 다양한 정책과 아이디어 등을 널리 수집하고 정당과 후보자가 이를 참고하여 정책과 공약을 수립·개발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한편 선거기간중에는 사전투표일을 앞둔 1주일간(4.1~4.7)을 ‘후보자 바로알기 주간’으로 지정해 유권자가 후보자 및 정책·공약을 바로 알고 투표에 참여하도록 각종 언론매체, 캠페인 등을 통한 집중 홍보를 할 예정이다.

우리 모두 주권자로서 참다운 일꾼을 선출하기 위해서는 연고주의 등 불합리한 정서에 이끌리기 보다는 세대별로 배달되는 선거공보를 꼭 확인하고 후보자 토론회 등을 챙겨 보는 등 후보자의 정책·공약 등을 세심하게 살펴보고 누가 적임자인가를 스스로 검증해 보는 수고를 마다해서는 안 될 것이다.

 모쪼록 이번 제20대 국회의원선거에서는 각 정당과 후보자, 그리고 유권자 모두 정책선거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여 정책과 공약을 중심으로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 속에서 올바른 선택이 이루어지는 성숙하고 아름다운 선거문화가 펼쳐지기를 기대해 본다. 

 정덕수 / 완주군선거관리위원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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